내 가방 안에는 이력서 그리고 약이 있다.

핀치 타래우울증정신건강에세이

내 가방 안에는 이력서 그리고 약이 있다.

이럴때일수록 글을 써야한다고 들어서요.

철컹철경



내일은 병원과 취업상담이 한시간 간격으로 있다. 

구직활동지원금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머리가 아파서 잠시 쉬고, 자기 전에 먹을 약봉투를 본다.

내 안의 갈등과 밖의 갈등을 번갈아가면서 (마치 여러개의 일을 시키면 '동시'가 아닌, 빠르게 번갈아가면서 해내는 컴퓨터처럼) 마주하다보니 머리가 아프다. 

나는 왜이리 무력하지. 취업도 졸업 전에 못 했고, 그렇다고 돈을 벌 정도로 정신이 온전해진것도 아니고, 겨우 붙잡으려고 해도 밖은 모든 걸 연기하고 취소한 상태이다. 

이럴 때일수록 꾸역꾸역 머리와 마음에 집어넣기보다는 어떻게든 토해내는 게 맞다. 그래서 글을 쓰고 있다. 토해내고 있다. 쿠웨에엑.

미디어에서 보이던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은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어보였다. 아무도 그를 위한 치료비, 치열한 병원 예약, 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기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우리는, 나는 병이 있어서 하루하루 일분일초 자살사고와 자해사고(예전엔 했지만 요즘은 하지 않아서 사고라고 적음) 안에 살면서도 돈을 벌고, 학교에 나가거나 직장을 구하거나 가족을 책임져야한다. 

안타깝게도 정말 휴식이 필요한 사람일수록 휴식할 기회는 없다. 학생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때 아득바득 취직을 하려고 했으나... 결국 나는 붕 뜨는 상태로 졸업을 하게 되었다. 이 시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상태는 더 심각해진다. 집 안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쓰고 문 밖을 나가면 다시 겉가죽을 쓰고 남들과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받은 약봉투와 취업 컨설팅을 위한 이력서를 한 가방에 넣는다. 모두 내가 내 어깨로 짊어져야한다. 

SERIES

우울'한 것'이 아니라 우울증이라고

철컹철경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병원이 다녀왔다

..

낙타

정신병원과 한의원에 다녀왔다 이번엔 둘다 끝까지 치료하고 싶다.....

13. 대화하는 검도..?

상대의 반응을 보며 움직이라는 말

이소리소

#검도 #운동
스스로를 돌이켜보기에, 다수의 취향을 좋아하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들이 아이돌이나 예능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체온이 2~3도는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대화에 섞일 적당한 말이 뭐 있지?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 뭐라도 이야깃거리를 던져보지만 진심이 없어서인지 어정쩡한 말만 튀어나온다. 결국 혼자 속으로 “난 만화가 더 좋아.."라며 돌아서는 식이다. 맛집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어째 운동 취향도 마이너한 듯하고.....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오늘도 결국 살아냈다 1

매일매일 사라지고 싶은 사람의 기록

차오름

#심리 #우울
하필 이 시기에 고3으로 태어난 나는 , 우울증과 공황발작으로 많이 불안해진 나는, 대견하게도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다. 우울증과 공황발작이 시작된 건 중3. 하지만 부모는 어떤 말을 해도 정신과는 데려가주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20살이 되고 알바를 하면 첫 번째로 갈 장소를 정신과로 정한 이유이다. 부디 그때가 되면 우울증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가지면서. 부모는 우울증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나는 땡땡이다. 아마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팟캐스트는 쓰잘데기 없는 고민에 시간을 올인하고 있는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을 위한 해결 상담소로,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여 해결해 준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방송이다. 그리고 ‘땡땡이’는 이 취지에 맞게, 사연자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다 만들어진 애칭이다. 비밀보장 73회에서..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