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병원과 취업상담이 한시간 간격으로 있다.
구직활동지원금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머리가 아파서 잠시 쉬고, 자기 전에 먹을 약봉투를 본다.
내 안의 갈등과 밖의 갈등을 번갈아가면서 (마치 여러개의 일을 시키면 '동시'가 아닌, 빠르게 번갈아가면서 해내는 컴퓨터처럼) 마주하다보니 머리가 아프다.
나는 왜이리 무력하지. 취업도 졸업 전에 못 했고, 그렇다고 돈을 벌 정도로 정신이 온전해진것도 아니고, 겨우 붙잡으려고 해도 밖은 모든 걸 연기하고 취소한 상태이다.
이럴 때일수록 꾸역꾸역 머리와 마음에 집어넣기보다는 어떻게든 토해내는 게 맞다. 그래서 글을 쓰고 있다. 토해내고 있다. 쿠웨에엑.
미디어에서 보이던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은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어보였다. 아무도 그를 위한 치료비, 치열한 병원 예약, 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기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우리는, 나는 병이 있어서 하루하루 일분일초 자살사고와 자해사고(예전엔 했지만 요즘은 하지 않아서 사고라고 적음) 안에 살면서도 돈을 벌고, 학교에 나가거나 직장을 구하거나 가족을 책임져야한다.
안타깝게도 정말 휴식이 필요한 사람일수록 휴식할 기회는 없다. 학생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때 아득바득 취직을 하려고 했으나... 결국 나는 붕 뜨는 상태로 졸업을 하게 되었다. 이 시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상태는 더 심각해진다. 집 안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쓰고 문 밖을 나가면 다시 겉가죽을 쓰고 남들과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받은 약봉투와 취업 컨설팅을 위한 이력서를 한 가방에 넣는다. 모두 내가 내 어깨로 짊어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