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 용어가 유행하면서, 나는 입을 다물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오글거린다는 단어가 그렇다. 나는 단순한 사람이기에 별 것이 아니어도 쉽게 감동을 받고는 하는데, 그걸 사람들이
갑자기 오글거리는 말을 하네!
라고 하니까 말도 안 하고 생각도 안 하게 되었다.
TMI(Too much information, 필요없는 정보까지 알았을 때 쓰는 용어)가 요즘 날 괴롭힌다.
말도 많고, 할 말이 없으면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나는 너무나도 쉽게 투머치 토커, 티엠아이 남발하는 사람이 된다.
이렇게 살다 간 정말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아서 내 나름대로 나만을 위한 규칙을 세웠다.
물론, 남에게 적용하지는 않고, 내가 남에게 들었을 때, 이 정도는 tmi가 아니다! 나도 그 정도는 말해도 되겠다!혹은 저건 말하면 안되겠다!를 결정지어주는 규칙이다.
들었을 때, 그 이후에도 계속 생각나서 그 사람이랑 이야기하기 힘든 정보를 나 혼자 tmi라고 정의한다.나 혼자.
예를 들면 이렇다.
나는 a라는 꽃이 싫어. 그냥 말고, a 꽃 중 꽃잎은 7개 이하의 홀수개인 꽃이 싫어. 그리고 rgb가 이런 색이면 가장 싫어.
그러면 예를 들어 나는 그에게 꽃을 줄 때, 고를 때 a라는 꽃을 못 줄 것이다. 그러나 a를 어쩔 수 없이 줄 때도, 꽃잎의 개수를 세어보고, rgb가 신경 쓰이겠지. 그 꽃을 그에게 줘서 그가 아무리 고맙고 기뻐해도, "아, 저 꽃 홀수 꽃잎인데 사실 싫은데 좋아하는 척하는 건가...? 속으로 욕하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정보를 tmi라고 두기로 했다.
내가 그를 다시 회상했을 때, 신경이 쓰여서 괜히 거북해지는 정보라고 혼자 정의한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조금 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