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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몸> 카테고리의 최신 기사

무거운 여자가 되면 18. 남자는 뚱뚱해도 괜찮다니

김현진

뚱뚱한 사람에 대한 혐오(펫 셰이밍)는 여남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인 것 같지만, 사실 세상의 시선은 뚱뚱한 남성에게 훨씬 너그럽다. 44, 55, 66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다 내 돈 내고 내 옷 사러 갔는데도 마치 그쪽에서 내게 옷을 팔아 준 듯한 고마움을 느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여성복과 달리 좀더 유동적이라 모욕을 느낄 일이 보다 적은 남성복 시장이 그렇고, 풍성한 몸집을 가진 남자는 있어도 날씬하다 못해 말라깽이가 아닌 여자는 후덕한 어머니나 할머니 역할이 아니면 찾아보기 힘든 연예계가 그렇다. 무거운 남자들은 여전히 섹시하다고 여겨지며,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헐리우드 배우 중에도 비교적 뚱뚱한 편인 폴...

무거운 여자가 되면 17. Do / Don't

김현진

무거운 여자는 집에 한 사람만으로 족한데, 내가 요즘 정신과 약을 바꾸면서 그에 잘 적응하지 못해 매일 하던 아침 공복시간에 30분간 달리기, 50분간의 근력 운동, 50분간 필라테스, 2만보 걷기라는 엄격한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면서 살이 도로 조금 찌고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우리 집에 무거운 여자가 한 사람 더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 두 마리, 친한 언니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내가 18평 정도의 집에 살고 있는데 개 1마리가 비만, 나 역시 과체중, 언니 역시 고도비만이다. 무거운 존재가 집에 너무 많다. 나는 요즘 그나마 나아진 상태라 침대에만 들러붙어 있는 시기는 지났지만, 키도 170센티미터가 훨씬 넘는...

무거운 여자가 되면 16. 살만큼 붙은 편견에 대해

김현진

‘무거운 여자로 살기’에는 비용도 많이 들지만, 많은 것들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테면 모욕 같은 것들. 그런데 모욕감처럼 ‘KIBUN'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무거운 여성이라는 이유로 실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왕왕 있다. 물론 ‘무거운 남성’도 있겠지만, 그들이 받는 피해는 무거운 여성보다 훨씬 경미하다. 무거운 남성은 불룩 나온 배도 ‘인격이 훌륭하다’며 올려쳐주는 농담을 받고, 곰돌이같다. 듬직하다, 풍채가 좋다 등 사회에서 온통 ‘뚱뚱하다’를 돌려 말해 주느라 바쁘다. 물론 무거운 여성은 그런 배려를 받지 못한다. 미국 웨스턴미시건 마크 로흘링 교수의 연구 결과, 직장에서 무거운 여성이 남성보다 심한 차별을 받는다고 한...

무거운 여자가 되면 15. 황금돼지

김현진

무거운 여자로 살면서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는 ‘무겁게 살아가는 것’에는 꽤나 돈이 든다는 것이다. 그나마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운영하는 66100같은 사이트가 있어 다행이지만, 보통 체격의 여성은 온라인 마켓에서 ‘프리사이즈’ (전혀 프리하지 않은 주제에 왜 이 옷들을 그렇게 부르는지! ‘프리사이즈’란 44-66의 보통 체격 여성이 무리 없이 입을 수 있는 옷 사이즈를 원하지만 프리의 의미가 심하게 왜곡되었다) 옷을 그보다 훨씬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 체격이 큰 여성들을 위한 옷은 일단 비용을 더 들여야 한다. 온라인 마켓에서도 플러스 사이즈를 구비한 곳이 점점 늘어나고는 있지만, XL, XXL 사이즈는 당연...

무거운 여자가 되면 14. 후려치기 전문가들

김현진

살이 찌고 나서야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약간 깨달았다. 가장 많이 나갈 때가 거의 90kg였니 성인이 되고 최저 몸무게였던 38kg의 두 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한 셈이다. 날씬하고 나름 예쁘장할 편일 때도 남자들의 가스라이팅이 계속되었다. 희한하게도 몸이 날씬할 때나 뚱뚱할 때나 가슴은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고 항상 참 한결같은 aa컵이었는데, 가슴이 크지 않을 것이 서운할 때도 있었지만 이리저리 활동하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가슴이 육중하게 움직이면 좀 불편할 것 같았고 너무나 풍만하고 아름다운 가슴을 지닌 친구가 어깨와 허리가 아프다며 괴로워하는 것을 보았으므로 그렇게까지 아쉽지는 않았다. 혹시...

무거운 여자가 되면 13. 살로 된 갑옷

김현진

그리고 나는 살인자가 될 뻔 했다. 내 소중한 친구를 죽이고, 부부강간까지 일삼은 남편이라는 작자가 이 세상에 살아 있을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피는 피로 갚아야 할 것 같았다. 결국 나는 날카로운 칼을 하나 쥐었고, 친구 만나러 나가는 일도 없이 집돌이로 집에 있는 남편을 해하기 위해 오래 전에 뛰쳐나온 신혼집으로 돌아갔다. 합의 이혼을 위해 법원에 출석할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때였다. 칼자루를 꽉 쥐고 현관문을 열었다. 치가 떨리도록 죽이고 싶었다. 이 인간의 생명 같은 것은 이 세상에서 소멸되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이 인간이 쓰는 산소도 아까웠다. 그런데 일 년에 한번 친구를...

암삵의 삶 1. 구분되지 않는 삶

[웹진 쪽] 위단비

여성주의 웹진 <쪽>의 콘텐츠, 이제 <핀치>에서도 편히 만나세요!   고양이처럼 사랑받고 있지도, 사랑받고 싶지도 않지만 고양이처럼 ‘나’의 공간에서 ‘나’라는 개인으로 살아남고 싶은 암컷 삵이 살아가며 보고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 나는 개인주의자다. 그리고 여성이다. 개인주의자들을 대표하는 동물, 고양이. 나는 여성이며 개인주의자이지만 ‘고양이 같은 여자’는 될 수 없고, 되고 싶지 않다. 고양이라는 단어로 수식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스테레오 타입으로 그려지는 만큼 도무지 실제의 나랑 닿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는 독립생활을 하는 고양잇과 동물 중 ‘삵’과 공통점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 단독, 또는 한 쌍으로 생활하며 2. 야행성으로 낮에는 주로 외진 곳에서 서식하고 3. 고양이보다 몸집이 크다. 4. 머리가 둥글며 5. (생물학적 동족 기준으로) 입을 크게 벌릴 수 있고 턱의 힘이 세며 5. (정신적 동족 기준으로) 멸종...

FREE

무거운 여자가 되면 12. 망혼의 끝

김현진

나는 전남편을 피해 회사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전남편은 회계 담당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예산을 집행한다 해도 최종 검수를 위해서 늘 그를 마주쳐야 했다. 그 때마다 그를 죽이고 싶다는 욕망이 뾰족하게 튀어나와 그걸 진정시킬 때까지 손이 덜덜 떨렸다.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고는 잠을 잘 수가 없었고 마지막 개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TV 언박싱 10. 나를 위협하는 시간, 30초

이자연

일러스트 이민 여기 배스킨라빈스의 철저히 실패한 광고가 있다. 진한 화장을 한 열한 살 배기 여자 아이의 얼굴과 섹스 어필을 드러내는 카메라 구도가 꽤 노골적이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다음날, 회사는 아주 전형적이고 익숙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어린이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개성 넘치는 엘라 그로스의 모습과 핑크스타의 이미지를 연계하기 위해 기획됐고, 해당 어린이모델의 부모님과 소속사를 통해 충분한 사전 논의 후 제작했다. 해당 모델의 당당하고 개성 넘치는 모습이 좋아 보일 수는 있겠다. 다만 이름부터 ‘핑크스타’에 여자 아이를 연결시킨 것부터가 지루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말 없이 카메라를 물끄러...

무거운 여자가 되면 8. 번쩍이는 레드라이트

김현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시부모는 평생 결혼을 안 하겠다고 완강하게 주장하던 외동 아들이 생각을 바꾼 것이 너무나 기뻤던 데다 며느리감이라고 데려온 내가 목사의 딸이라는 것에 점수를 많이 주어서, 식을 내 마음대로 하는 것에 조금도 터치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웨딩 촬영도 회사 옥상에서 삼각대를 세워놓고 했고, 면사포도 쓰지 않았다. 몸에 꼭 맞는 드레스만 입었다. 머리를 올리지도 않고 길게 빗어내려 꽃장식만 하나 꽂았다. 풍성하게 퍼지거나 질질 끄는 트레인이 달린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들이 결혼식날 도우미의 손길 없이 혼자서 화장실에 가거나 생리대를 갈거나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간편한 드레스를 골랐다....

칼럼 내에서 검색 1. 아 맞다, 브라

BOSHU

교실안에 브래지어를 하는 친구가 한두 명씩 늘던 때, 엄마가 사온 스포츠 브라를 기억한다. 가슴 때문에 옷 입을 때 태가 변하는 게 싫었다. 몸에 굴곡이 생기는 거, 그래서 ‘여자애’로 보이는 게 싫었다. 엎드려 자는 습관이 생겼다. 엎드려 있으면 눌려서(?) 안 나올 줄 알았지. 2차 성징은 나에게 기다리던 일이 아니어서 어색하고 낯부끄럽기만 했다. 나중엔 패드에 와이어까지 장착된 브라도 종일 입을 수 있게 숙련됐지만, 브라를 처음 하던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통을 조이던 밴드와 어깨를 눌러 조이던 끈이 떠오른다. 일러스트 이민 엎드려 자는 게 효과가 있었는지 가슴은 많이 안 자랐다. 브라 사이즈는 항상 작은...

FREE

무거운 여자가 되면 7.망혼

김현진

그러면 도대체 그렇게 철저히 자기관리를 하다가 어떻게 내가 멧돼지가 되었는지 궁금하실 것이다. 그건 한 마디로 ‘망혼’ 때문이었다. 30대가 되자마자 아버지가 간암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어차피 개척교회 목사이셨던 아버지는 가계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대학을 갓 졸업했을 때 전공을 살려 시나리오를 계속 쓰고 싶었지만 순진한 부모님이 말 잘 하는 사람들에게 속아 피라미드, 즉 다단계 판매에 끌려 들어가는 바람에 몇천 단위의 빚을 져 그것을 상환하기 위해 원치 않던 회사에 입사해 삼 년이나 일한 적이 있었다. 부모님에게 돈을 보태 주고도 워낙 열심히 일을 해서 자취방 전세금 정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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