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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몸> 카테고리의 최신 기사

무거운 여자가 되면 6. 누구나 달리는 생물

김현진

원래 하던 이야기를 이어 가야 하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니는 무거운 여자의 여정에 잠시 약간의 성취가 있어 보고하고자 한다. 내과의사, 외과의사 모두 살을 빼야 한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했고 이대로 무게를 좀 덜어 내려는 과정에서 아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아름다움을 위한 다이어트인지, 건강을 위한 관리인지 회색 지대에 부딪히겠지만, 아직 나는 여전히 아주 무거운 여자고 그 무게가 힘겹다. 그러나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듯 약 두 달 간의 노력 후 정신상태가 몰라보게 개선되었다....

무거운 여자가 되면 5. 지는 게임

김현진

그렇게 2000년대 중반에는 모두가 ‘된장녀’를 찾아 돌을 던질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돌을 맞지 않기 위해 ‘개념녀’를 자처했던 여성 역시 많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여성의 개인적인 취향들마저 그것이 남성들의 마음에 흡족하게 여겨질 때 ‘개념녀’라는 호칭을 하사 받았는데, 나는 그것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성애자 여성인 나는 한창 파토스가 끓어 넘치던 시절이라 조금만 마음에 들면 아무하고나 데이트를 했다. 오토바이를 좋아해서 오토바이를 배우고 싶어하는 남성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을 만큼 오래 타 왔고, 반주와 낮술을 좋아했으며, 순댓국과 선지해장국을 사랑했고 겉으로는 초라해도 싸고...

무거운 여자가 되면 4. 촛불 다이어트

김현진

’메갈리아’의 전신인 ‘메르스 갤러리’가 생겨났던 2015년경,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를 비롯해 보배드림, 이종카페 등 남초 커뮤니티가 여성 전용 커뮤니티 “여성시대”이하 (여시)를 힘을 합쳐 ;공격;한 일이 있었다. 이와 동시에 여성 비율이 그나마 높은 ‘오늘의 유머’에서 ‘개념녀 인증’이 잇따라 일어났다. 삑, 개념녀입니다 일러스트 이민 포스트잇 등으로 주민등록증에서 다른 숫자는 모두 가리고 여성을 뜻하는 ‘2’라는 숫자로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밝히며 ‘나는 여시에 반대합니다’라고 여성스러운 글씨로 적은 사진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남성들이 이 여성은 개념녀라고 판정을 내리고 열렬히 치하했다. 댓글에...

무거운 여자가 되면 3. '쿨한 개념녀'가 되지 못해서 미안해

김현진

내가 외모를, 특히 몸매를 가부장적 사회의 기준을 아예 뺨을 후려칠 수 있도록 이를 악물고 관리했던 행위는 많은 여성들이 그렇듯 20대 시절에 절정에 달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의 모먼트가 그때도 있었다면 조금은 그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000년대에 20대가 된 여성들은 그 당시 등장해 마치 역병처럼 창궐하며 어떤 남성들이 요즘도 혐오의 대상을 찾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된장녀’라는 단어와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3040 여성들은 ‘된장녀’ ‘김치녀’로 찍히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렇다고 남성들이 선심 쓰듯 하사하는 ‘개념녀’라는 인증이 반갑지도 않아 이중으로 괴로웠다....

무거운 여자가 되면 2. 자기모순

김현진

이후 십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나는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아름다움의 테두리 안에 속하기 위해 애썼고,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욱 채찍질을 했다. 이 문장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곧 이유를 말씀드리겠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치료받았을 정도로 술에 의지하고 있었으니 간혹 술을 마시는 건 어쩔 수 없어서 종종 폭음을 했고, 그랬던 다음날이면 철저히 3끼 다 금식을 했고 죽도록 운동을 했다. 물과 아메리카노 , 허브티 이외에는 칼로리를 지닌 어떤 음료도 마시지 않았으며 백미밥도 먹지 않았고 수제비나 칼국수 혹은 짜장면이나 짬뽕 또는 만두나 떡볶이, 전 같은 밀가루 음식과 일체의 과자나 빵, 라면...

임신일기 36주차. 왜 자꾸 눈치를 보래

ND

2018년 8월25일 분만방법에 대해 오래 고민해왔다. 비교적 산후 회복이 빠르다는 질식분만을 하고 싶은데, 침대에 무력하게 누워 분만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모르게 정신 없이 동의서에 서명을 휘갈기고, 회음부 절개를 당하고, 피를 줄줄 흘리며 아기를 내뱉듯 낳는 건 하고 싶지 않다. 내 분만의 주체는 언제나 '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출산의 목표는 아기를 낳고 건강히 살아남는 것이다. 진통의 고통이 적었으면 하고, 분만과정을 남편과 함께 하고 싶다. 진통을 혼자서 겪고 혼자서 호흡에 맞춰 힘주는 나를 남편이 그저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분만 중에 남편의 실제적인 도움으로 끝내 함께 이루는 분만을 원한다. 진통과 분만의 순간...

머리 길이의 정치학

루인

며칠 전 서울인권영화제와 한국퀴어영화제가 함께 하는 네 번째 공동상영회 <퀴어, 인권> 행사가 열렸다. 그 자리에는 트랜스와 관련한 영화, 향정신질환 의약품과 제약회사, 그리고 유럽과 미국 정치권과의 카르텔을 다룬 영화, 팔레스타인의 상황과 난민 의제를 다룬 영화, 아일랜드의 동성결혼 법제화 과정을 다룬 영화 등이 상영되었다. 모든 영화가 중요한 의제를 다루고 있지만 나는 트랜스를 다룬 영화 중 단편 영화 <첫 외출>(김혁 감독, 2018)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임신일기 - 21주차

ND

2018년 5월14일 임신을 했다고 하니 아기를 낳은 경험이 있는 지인들은 하나같이 임신 기간 중 입원할 만한 일이 절대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빌어줬다. 임신을 이유로 아프게 되면 네 몸도 몸이지만 보험이 안돼 경제적으로도 힘들어질 거라고. 그 때까지만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공공보험은 적용되지 않더라도 나는 개인보험을 골고루 아주 많이 들어놨으니까. 요 며칠 배가 뭉치는 것이 심상치 않다. 이게 조기진통인 건 아닐까. 혹시 조산의 위험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은 되지만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아 약물을 투여 받고 필요한 처치를 하면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내가 들어놓은 보험의 약관들을 살펴봤다. 태아보험까지 매달...

발레는 왜? 10. 키(cm)-120이라는 기준

진영

발레는 탐미적인 예술이고, 무용수는 어떤 정해진 기준대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관객들은 그 특정한 기준을 보기 위해서 돈을 내는 거니까요. (The audience is paying to see a certain standard.) - 캐서린 모건(Kathryn Morgan) 남들은 발레를 몇 년 배우고 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발끝으로 서서 한두 바퀴 도는데 나는 스튜디오 한가운데 두 발로 똑바로 서 있는 것도 잘 못했다. 정보의 바다를 뒤져보면 원장님이 알려주지 않은 어떤 팁이라도 있을까봐, 한때는 땀에 젖은 레오타드를 갈아입지도 않고 노트북 앞에 앉아서 이것저것 검색해 보곤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캐서린 모건을...

팔리니까 아름답고, 예쁘니까 사랑하며

유의미

나는 보여지는 것에 신경 쓴다. 그러나 예쁘면 다 되는 사회, 못 생기면 안 되는 사회에 반대한다. 여성의 몸을 함부로 판단해 등급을 나누는 것에 반대하지만, 아름다운 외모가 곧 자원과 권력인 시대에, 부지런히 몸을 가꾸고 관리하라는 요구를 외면할 만큼 용감하지는 않다. 사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이 남성의 시선인 것도 알고 있다. 일하거나 싸우기에 좋은 활동적인 몸이 아니라 공주처럼 얌전히 있기에만 적합한 몸이 유행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남자와 여자가 뒤바뀐 이갈리아에서 힘센 남자보다 키 작은 남자를 예쁘다고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나도 이 절망적인 사회의 일원이기에 내 눈에도 그게 더 예쁘다는 게 문제다....

나는 임신할 일 없어.

오래

동성애 반대하세요? 대선 투표 얼마 전, 친구와 술을 먹다가 대선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자 친구는 혹시 그 토론회 때문이냐고 물었다.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은 홍준표가 동성애에 반대하냐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대답한 일을 묻는 거였다. 맞다고,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더니 친구는 정치적인 판단으로 그렇게 대답할 수 있지 않냐고 내게 다시 물었다. 친구는 짧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말이 길어졌다. 나는 그게 정치적 판단으로 가능한 발언의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해. 성적 지향을 근거로 어떤 차별도 받아서는 안 된다던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이 몇 년 전의 입장과 다르게 동성애를 ‘반...

어느 페미니스트의 육아 일기: 6. 분만에서 단유까지, 내 몸에는 무슨 일들이 벌어졌나 (下)

Ah

어릴 때 목욕탕에 가면 엄마나 이모 또래 사람을 보며 ‘아, 저게 어른 여자의 몸이구나.’ 했었다. 커다란 유륜과 두툼한 유두, 그리고 윗 부분은 편평하고 아래만 살짝 볼록한 유방까지. 나의 것과는 정말로 많이 달랐다. 그리고 출산을 하고 모유수유를 하고 단유를 한 후 알게 되었다. 그것이 단순히 어른 여자의 몸이 아니라 아이를 낳고 기르고 젖을 먹인 여자의 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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