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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몸> 카테고리의 최신 기사

무거운 여자가 되면 13. 살로 된 갑옷

김현진

그리고 나는 살인자가 될 뻔 했다. 내 소중한 친구를 죽이고, 부부강간까지 일삼은 남편이라는 작자가 이 세상에 살아 있을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피는 피로 갚아야 할 것 같았다. 결국 나는 날카로운 칼을 하나 쥐었고, 친구 만나러 나가는 일도 없이 집돌이로 집에 있는 남편을 해하기 위해 오래 전에 뛰쳐나온 신혼집으로 돌아갔다. 합의 이혼을 위해 법원에 출석할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때였다. 칼자루를 꽉 쥐고 현관문을 열었다. 치가 떨리도록 죽이고 싶었다. 이 인간의 생명 같은 것은 이 세상에서 소멸되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이 인간이 쓰는 산소도 아까웠다. 그런데 일 년에 한번 친구를...

암삵의 삶 1. 구분되지 않는 삶

[웹진 쪽] 위단비

여성주의 웹진 <쪽>의 콘텐츠, 이제 <핀치>에서도 편히 만나세요!   고양이처럼 사랑받고 있지도, 사랑받고 싶지도 않지만 고양이처럼 ‘나’의 공간에서 ‘나’라는 개인으로 살아남고 싶은 암컷 삵이 살아가며 보고 경험하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 나는 개인주의자다. 그리고 여성이다. 개인주의자들을 대표하는 동물, 고양이. 나는 여성이며 개인주의자이지만 ‘고양이 같은 여자’는 될 수 없고, 되고 싶지 않다. 고양이라는 단어로 수식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스테레오 타입으로 그려지는 만큼 도무지 실제의 나랑 닿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는 독립생활을 하는 고양잇과 동물 중 ‘삵’과 공통점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 단독, 또는 한 쌍으로 생활하며 2. 야행성으로 낮에는 주로 외진 곳에서 서식하고 3. 고양이보다 몸집이 크다. 4. 머리가 둥글며 5. (생물학적 동족 기준으로) 입을 크게 벌릴 수 있고 턱의 힘이 세며 5. (정신적 동족 기준으로) 멸종...

FREE

무거운 여자가 되면 12. 망혼의 끝

김현진

나는 전남편을 피해 회사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전남편은 회계 담당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예산을 집행한다 해도 최종 검수를 위해서 늘 그를 마주쳐야 했다. 그 때마다 그를 죽이고 싶다는 욕망이 뾰족하게 튀어나와 그걸 진정시킬 때까지 손이 덜덜 떨렸다.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고는 잠을 잘 수가 없었고 마지막 개의 모습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TV 언박싱 10. 나를 위협하는 시간, 30초

이자연

일러스트 이민 여기 배스킨라빈스의 철저히 실패한 광고가 있다. 진한 화장을 한 열한 살 배기 여자 아이의 얼굴과 섹스 어필을 드러내는 카메라 구도가 꽤 노골적이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다음날, 회사는 아주 전형적이고 익숙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어린이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개성 넘치는 엘라 그로스의 모습과 핑크스타의 이미지를 연계하기 위해 기획됐고, 해당 어린이모델의 부모님과 소속사를 통해 충분한 사전 논의 후 제작했다. 해당 모델의 당당하고 개성 넘치는 모습이 좋아 보일 수는 있겠다. 다만 이름부터 ‘핑크스타’에 여자 아이를 연결시킨 것부터가 지루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말 없이 카메라를 물끄러...

무거운 여자가 되면 8. 번쩍이는 레드라이트

김현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시부모는 평생 결혼을 안 하겠다고 완강하게 주장하던 외동 아들이 생각을 바꾼 것이 너무나 기뻤던 데다 며느리감이라고 데려온 내가 목사의 딸이라는 것에 점수를 많이 주어서, 식을 내 마음대로 하는 것에 조금도 터치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웨딩 촬영도 회사 옥상에서 삼각대를 세워놓고 했고, 면사포도 쓰지 않았다. 몸에 꼭 맞는 드레스만 입었다. 머리를 올리지도 않고 길게 빗어내려 꽃장식만 하나 꽂았다. 풍성하게 퍼지거나 질질 끄는 트레인이 달린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들이 결혼식날 도우미의 손길 없이 혼자서 화장실에 가거나 생리대를 갈거나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간편한 드레스를 골랐다....

칼럼 내에서 검색 1. 아 맞다, 브라

BOSHU

교실안에 브래지어를 하는 친구가 한두 명씩 늘던 때, 엄마가 사온 스포츠 브라를 기억한다. 가슴 때문에 옷 입을 때 태가 변하는 게 싫었다. 몸에 굴곡이 생기는 거, 그래서 ‘여자애’로 보이는 게 싫었다. 엎드려 자는 습관이 생겼다. 엎드려 있으면 눌려서(?) 안 나올 줄 알았지. 2차 성징은 나에게 기다리던 일이 아니어서 어색하고 낯부끄럽기만 했다. 나중엔 패드에 와이어까지 장착된 브라도 종일 입을 수 있게 숙련됐지만, 브라를 처음 하던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통을 조이던 밴드와 어깨를 눌러 조이던 끈이 떠오른다. 일러스트 이민 엎드려 자는 게 효과가 있었는지 가슴은 많이 안 자랐다. 브라 사이즈는 항상 작은...

FREE

무거운 여자가 되면 7.망혼

김현진

그러면 도대체 그렇게 철저히 자기관리를 하다가 어떻게 내가 멧돼지가 되었는지 궁금하실 것이다. 그건 한 마디로 ‘망혼’ 때문이었다. 30대가 되자마자 아버지가 간암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어차피 개척교회 목사이셨던 아버지는 가계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대학을 갓 졸업했을 때 전공을 살려 시나리오를 계속 쓰고 싶었지만 순진한 부모님이 말 잘 하는 사람들에게 속아 피라미드, 즉 다단계 판매에 끌려 들어가는 바람에 몇천 단위의 빚을 져 그것을 상환하기 위해 원치 않던 회사에 입사해 삼 년이나 일한 적이 있었다. 부모님에게 돈을 보태 주고도 워낙 열심히 일을 해서 자취방 전세금 정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부모님...

무거운 여자가 되면 6. 누구나 달리는 생물

김현진

원래 하던 이야기를 이어 가야 하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니는 무거운 여자의 여정에 잠시 약간의 성취가 있어 보고하고자 한다. 내과의사, 외과의사 모두 살을 빼야 한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했고 이대로 무게를 좀 덜어 내려는 과정에서 아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아름다움을 위한 다이어트인지, 건강을 위한 관리인지 회색 지대에 부딪히겠지만, 아직 나는 여전히 아주 무거운 여자고 그 무게가 힘겹다. 그러나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듯 약 두 달 간의 노력 후 정신상태가 몰라보게 개선되었다....

무거운 여자가 되면 5. 지는 게임

김현진

그렇게 2000년대 중반에는 모두가 ‘된장녀’를 찾아 돌을 던질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돌을 맞지 않기 위해 ‘개념녀’를 자처했던 여성 역시 많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여성의 개인적인 취향들마저 그것이 남성들의 마음에 흡족하게 여겨질 때 ‘개념녀’라는 호칭을 하사 받았는데, 나는 그것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성애자 여성인 나는 한창 파토스가 끓어 넘치던 시절이라 조금만 마음에 들면 아무하고나 데이트를 했다. 오토바이를 좋아해서 오토바이를 배우고 싶어하는 남성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을 만큼 오래 타 왔고, 반주와 낮술을 좋아했으며, 순댓국과 선지해장국을 사랑했고 겉으로는 초라해도 싸고...

무거운 여자가 되면 4. 촛불 다이어트

김현진

’메갈리아’의 전신인 ‘메르스 갤러리’가 생겨났던 2015년경,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를 비롯해 보배드림, 이종카페 등 남초 커뮤니티가 여성 전용 커뮤니티 “여성시대”이하 (여시)를 힘을 합쳐 ;공격;한 일이 있었다. 이와 동시에 여성 비율이 그나마 높은 ‘오늘의 유머’에서 ‘개념녀 인증’이 잇따라 일어났다. 삑, 개념녀입니다 일러스트 이민 포스트잇 등으로 주민등록증에서 다른 숫자는 모두 가리고 여성을 뜻하는 ‘2’라는 숫자로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을 밝히며 ‘나는 여시에 반대합니다’라고 여성스러운 글씨로 적은 사진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남성들이 이 여성은 개념녀라고 판정을 내리고 열렬히 치하했다. 댓글에...

무거운 여자가 되면 3. '쿨한 개념녀'가 되지 못해서 미안해

김현진

내가 외모를, 특히 몸매를 가부장적 사회의 기준을 아예 뺨을 후려칠 수 있도록 이를 악물고 관리했던 행위는 많은 여성들이 그렇듯 20대 시절에 절정에 달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의 모먼트가 그때도 있었다면 조금은 그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000년대에 20대가 된 여성들은 그 당시 등장해 마치 역병처럼 창궐하며 어떤 남성들이 요즘도 혐오의 대상을 찾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된장녀’라는 단어와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3040 여성들은 ‘된장녀’ ‘김치녀’로 찍히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렇다고 남성들이 선심 쓰듯 하사하는 ‘개념녀’라는 인증이 반갑지도 않아 이중으로 괴로웠다....

무거운 여자가 되면 2. 자기모순

김현진

이후 십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나는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아름다움의 테두리 안에 속하기 위해 애썼고,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욱 채찍질을 했다. 이 문장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곧 이유를 말씀드리겠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치료받았을 정도로 술에 의지하고 있었으니 간혹 술을 마시는 건 어쩔 수 없어서 종종 폭음을 했고, 그랬던 다음날이면 철저히 3끼 다 금식을 했고 죽도록 운동을 했다. 물과 아메리카노 , 허브티 이외에는 칼로리를 지닌 어떤 음료도 마시지 않았으며 백미밥도 먹지 않았고 수제비나 칼국수 혹은 짜장면이나 짬뽕 또는 만두나 떡볶이, 전 같은 밀가루 음식과 일체의 과자나 빵,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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