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신한슬

전 <시사IN> 기자. 현 <핀치> 에디터. 비겁한 기자는 되지 말자. 질문을 찾습니다.
서포트

'신한슬'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8월 째주
알다

좀 다른 연극 시즌 투 5. 남의 연애

6월20일, 제 2회 페미니즘 연극제가 개막했다. 지난 해에 이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질문을 던지는 연극들을 소개한다. 인터파크에서 모든 연극을 예매할 수 있으며 핀치클럽은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전진아 페미니즘은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언어를 주는 학문이다. 예를 들면 페미니즘 덕분에 우리는 그건 ‘몹쓸 짓’이 아니라 ‘성폭력’이라고, 그 말은 단순한 ‘막말’이 아니라 ‘성차별’이라고, 그런 행동은 ‘호기심’이 아니라 ‘2차 가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언어는 엄밀하게 사용해야 한다. 페미니즘이 정립한 언어를 오용하거나 남용하면, 자칫하면 여성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성폭력 피해자에게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묻는 것을 어떤 경우에라도 ‘2차 가해’라고 해버리면, 결국 사건은 가해자 입장에서만 서술된다. 피해자에게 불필요하게 여러 번 상황 설명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면, 피해자에게 일어난 일...

7월 째주
알다

버티는 여자가 이긴다, 뜨거웠던 현장

일주일 중 가장 놀고 싶다는 수요일, 평일 저녁 여덟 시. 하필이면 비가 내렸다.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에 모인 <핀치> 스태프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모든 행사 주최자들이 당일 한 번쯤 생각하는 불안한 예감일 것이다.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지?’ 걱정이 무색했다. <핀치>가 지난 6월 처음 런칭한 ‘나서다’ 첫 번째 콘텐츠 <버티는 여자가 이긴다> 토크쇼 신청자들은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행사 시작 약 1시간 전부터 하나 둘씩 자리를 채웠다. 출석률도 기대 이상이었지만 가장 놀라운 건 참석자들의 집중력이었다. 애초 예정됐던 90분을 15분 정도 초과했지...

FREE
4월 째주
알다

레베카 곰퍼츠 "낙태할 권리, 앞으로 2년이 중요하다"

편집자 주 : 전세계 여성들의 안전한 임신 중단을 위한 시민단체 위민온웹 의 레베카 곰퍼츠 대표가 2019년 4월11일, 한국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에 부쳐 <핀치>에 성명문을 보내왔다. 레베카 곰퍼츠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면서도, "한국 정부는 위민온웹 웹사이트를 검열하여 차단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판결과 일치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즉시 중단하길 촉구한다"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성명문 전문.   ⓒPinch 위민온웹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들은 오늘 한국에서 여성의 인권은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또한 여성의 결정은 존중받아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여성은 합법적이고 안전한 낙태를 할 수 있어야 하며, 따라서 많은 한국 여성 역시 앞으로 안전한 낙태 수단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위민온웹 웹사이트는 한국 정부에 의해 검열을 당해 차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 여성들의 인권, 즉 과학적인 정보를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위민온웹 웹사이트에 대한 검열을 즉시 중단하길 촉구합니다. 오늘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일치하기 위해서라도, 안전하게 낙태를 할 여...

FREE
3월 째주
알다

마블무식자의 <캡틴 마블> 리뷰

대한민국을 점령한 대유행 트렌드가 내 취향에는 영 아니라 ‘홀아비’가 된 기분을 느껴본 적 있는가? 옷장에 스키니진이 없다든지, 롱패딩을 입느니 ‘얼어 죽어도 코트파’가 된다든지, 허니버터칩을 한 번도 맛있다고 생각한 적 없다든지. 최근 나는 전세계적 유행에 발맞추기 힘들다고 느낀 적이 있으니, 바로 히어로 영화 때문이다.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계보는 곧 히어로 영화와 일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앤트맨 등 디씨코믹스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를 기반으로 하는 온갖 ‘맨’들과 ‘우먼’의 이야기가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지배하고 있다. 나...

2월 째주
알다

그 애는 새벽에 죽었습니다

1월30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이름 없는 추모제 - 죽음에 이른 불법촬영 및 비동의유포 피해자를 기리며>가 열렸다. 주최측 추산 100~150명이 참석했다. 추모하는 시민들 대다수는 20대 여성이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할 요구안을 함께 낭독했다. 요구안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지난 10년 간 웹하드 관리감독 방식을 정리하여 공개하고 분석해 반성적으로 성찰할 것, 웹하드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 온라인 성폭력을 관리감독할 전문적인 별도 기구를 설치할 것 등이 포함됐다. 이 날 추모제에서는 익명의 한국사이버성폭력센터 회원이 불법촬영과 동의하지 않은 유포로 친구를 잃었던 경험을 공개했다. 다음은 그 전문이다.   사진 조아현 그 애는 2017년 8월 1X일 새벽에 죽었습니다. 나는 그 애가 웹하드에서 자신의 동영상을 발견한 후부터 자살하기까지 3개월간, 그 애가 거의 유일하게 만났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날 새벽에 더는 안 되겠다는 연락을 받고 경찰과 동행해 그 애 자취방의 문을 따고 들어갔던 사람입니다. 구급차 안에서 그 애 핸드폰으로 부모를 부르고 그 애가 숨이 끊어진 순간 병원에 있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 애 장례식에 가지 않았습니다. 고백하건대, 나는 아직도 제대로...

FREE
1월 째주
알다

그건 여성의 일이니까요 - 전시 <여성의 일(Matters of Women)>

문득 돌이켜보니, 여성 작가의 작품으로만 구성된 전시회를 본 적이 없다. 여성 작가 1인의 개인전을 제외하고, 10명 이상이 참여한 현대 미술 작품 전시회 중, 여성 작가의 작품만 다룬 전시회를 본 적이 없다. 한 편 남성 작가의 작품으로만 구성된 전시회는 몇 차례 본 적이 있다. 나의 짧고 일천한 미술관 방문에서 여성은 주로 모델로만 등장했다. 어쩐지 나는 지금껏 이 사실을 그다지 의식하지 못했기에 애통해 하지도 못했다. 다른 데는 몰라도 여기서는 여성 작가만이 유일하게 ‘적법한’ 작가다.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린 <여성의 일(Matters of Women)> 전시(2018년 12월27일~2019년 2월2...

FREE
18.11월 째주
알다

여기컨에서 만난 여자들 2. 여성 기획자, 업계 성차별을 말하다

지난 11월3일 열린 제2회 여성기획자컨퍼런스( 아래 여기컨)는 ‘기획자’보다 ‘여성’이 돋보이는 행사였다. 반드시 기획자가 아니더라도 IT 업계를 필두로 다양한 업계에서 일하는 페미니스트 여성으로서 참가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여성을 위한 일, 일하는 여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았다. 궁금했다. 여기컨에 참가하는 여성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을까? 일하면서 만나는 가장 흔한 성차별은 무엇일까? 직장에 페미니스트 동료가 있다는 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래서 직접 물어봤다. 행사 전 1주일 간 온라인 설문, 여기컨 행사 당일 참가자 현장 설문, 행사 종료 후 추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총 79명에게 여성 기획자가 일하는...

18.10월 째주
알다

의자, 플라멩코, 시선으로 읽는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거대한 문. 불길하게도 나무판자 13개가 늘어서 있다. 두꺼운 쇠경첩과 이중 잠금 장치가 달려 있다. 작은 창문을 열면 쇠창살이 막고 있다. 손이 겨우 들어가는 틈새로만 바깥과 이어져 있다. 천장에는 쇠사슬에 매달린 샹들리에 같은 철제 사각형이 매달려 있고 그 위에 장례식이나 미사에 쓰는 굵은 양초들이 타다 만 채로 늘어서 있다. 샹들리에를 고정하는 쇠사슬이 거대한 엑스자 그림자를 무대 한 가운데에 드리운다. 문 뒤에서 숨막히는 붉은 조명이 쏟아진다. 10월24일 저녁 8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첫 공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라이선스 극으로, 오프...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