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 Your Pussy

생각하다

Draw Your Pussy

해일

남성들이 '똘똘이'나 '존슨' 등으로 자신의 성기를 친근하고 거리낌없이 부르는 것에 비해, 여성들은 자신의 보지와 친해질 기회가 많지 않다. 다른 사람의 것을 볼 기회도 적다. 그래서 자기 보지의 생김새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혼자 전전긍긍하기 일쑤다. 

여성들이 자기 보지를 그려 보고 처음 자신의 보지를 봤을 때를 돌아보았다. 정면으로 본 자신의 보지는 상상하던 것과 많이 달랐을까? 

오리너구리(21)

Q. 그림을 그리기 이전에 자신의 보지를 정면에서 본 적 있나?

없다. 이거 그리려고 처음 거울을 대 봤다. 그전에는 그냥 혼자 갖고 놀기만 했지 제대로 본 적은 없었다.

Q. 제대로 보기 전이랑 생각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보기 전에는 소음순이 좀 컴플렉스라고 생각했다. 소음순 한쪽이 많이 늘어져 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왠지 보기 흉할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

커서 성생활을 하게 되면 이걸 누군가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게 어릴 때부터 고민이었다. 몰래 이쁜이 수술 같은 거 검색해 본 적도 있다. 좀 억울하기도 했다.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게 왜 이렇게 늘어진 거야. 자위를 좀 많이 하긴 했지만.

사실 거울을 대 보기 전까지도 어떤 걸 보게 될지 몰라서 보기가 망설여졌다. 생각보다 더 흉하면 어쩌지? 하고.

막상 거울을 대고 직접 보니 늘어진 부분이 나름 커버(?)같이 생겼고 보기 괜찮았다. 전보다 마음이 좀 편해진 것 같다. 털은 좀 정리해야겠다. 이제 내 보지가 이렇게 생겼고 이런 게 여기에 있다는 걸 알았으니 좀 더 디테일하게 (자위를) 즐길 수 있을지도.

Q. 나의 보지에 이름을 지어준다면?

블리자드 케이프. 망토가 있어서. 

카멜레온 (24)

Q. 그림을 굉장히 막힘없이 그린다. 혹시 본인의 보지를 자주 보는 편인가?

아침에 샤워할 때마다 정면 거울로 본다. 성기에 염증이 자주 생기는 편이라 항상 상태를 체크한다.

Q. 보지를 처음 봤을 때가 언제였나?

중학교 때.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봤다.

Q. 상상하던 모습과 달랐나?

내 보지의 모양이 포르노에서 보던 언니들과 달랐다. 그분들은 뭔가 성기 주변에 털도 별로 없고, 성기도 엄청 깨끗하고 정말...작았다. 분홍빛이고. 하지만 내 것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보고 든 생각은 '못생겼다'? 

나중에 내가 스킨십을 하거나 섹스를 하게 되면 파트너에게 이걸 보여 줄텐데, 보여주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랬다.

Q. 지금은?

여전히 다른 사람에게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다. 사실 소음순 수술도 검색해본 적 있다. 지금은 그래도 자주 보다 보니 내 보지의 모양에 익숙해진 것 같다. 어차피 얘는 있는 거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Q. 나의 보지에 이름을 지어준다면?

(한참 고민한 후) 정말 모르겠다. 더 생각해 보고 나중에 알려주겠다. 

여우원숭이 (24)

Q. 정면으로 보지를 처음 봤을 때가 언제였나?

정면으로 처음 봤을 때는 첫 생리를 시작하고 나서. 어디서 생리혈이 흘러나오는 건지 궁금했던 것 같다. 

그리고는 생리통이 심해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산부인과를 갔다. 그랬더니 내시경 같은 것을 항문으로 넣어 내 성기의 내부 모습을 진료 화면으로 보여 줬다. 치과에서 입 안에 카메라를 넣어서 화면에 보여 주는 것과 비슷하다. 지나치게 생생한 실시간 화면으로 크고 아름답게 봤다.

Q. 그때 느낌은? 

특히 내부 모습을 봐서 그런가 인상이 강렬했다. '어떻게 저런 게 내 몸 속에 겹겹이 쌓여 있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포르노나  야한 소설 같은 데서 보고 상상한 것보다 나의 보지에는 레이어가 많았다. 

살 아래 또 살이 있고 또 살이 있고... 털도 너무 많았다. 나는 가장 겉의 음순이 다른 사람보다 큰 편인데, 어떻게 이게 이렇게 축 늘어져 있는지 엄청 신기했다.

Q. 나의 보지에 이름을 지어 준다면?

대식가. 잘 먹으니까. 잘 먹고 있습니다. 

투명드래곤 (25)

Q. 자신의 보지를 처음 본 게 언제인가?

중학교 때 포르노를 보면서. 그 땐 어렸으니까 (내 건) 포르노 속 보지와 다르게 생겼었다. 자라고 나서 다시 포르노를 보면서 내 보지를 봤는데, 그때는 비슷하게 생겼더라.  결국 사람 몸인데 다 똑같지 뭐.

Q. 상상하던 모습이랑 비슷하게 생긴 건가?

포르노를 보면서 상상했던 모습과 비슷했다. 그냥 다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 어쩌면 보지는 사람의 신체 부위 중에서도 가장 닮은 부분이 아닐까? 다듬을 수 있는 부위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겼지 않나. 예를 들어 손톱은 칠하거나 다듬거나 하면서 모습을 바꾸는 거지. 하지만 거기는 '예쁘게' 만들 수 있는 부위가 아니니까 세세하게 다르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

단지 털은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포르노를 보면 털이 없거나, 있긴 있는데 위에만 조금 나지 않나. 그런데 내 보지를 보니 털이 위에만 나는 게 아니라 상당히 많은 곳에 나더라. 안쪽에도 막 나고. 나중에야 털이 여기까지 난다는 걸 보고 성기 근처의 털을 제모하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존경심을 갖게 됐다.

Q. 다른 사람 걸 정면으로 봤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나?

그때도 '내 거랑 비슷하네' 정도. 만지는 느낌도 비슷했고. 보지는 가장 은밀한 부분이고 가장 꾸미지 않은 부위니까, 끝까지 그 사람을 다 본 느낌이 들었다.

Q. 자신의 보지에 이름을 붙인다면?

보지는 바람 잘 날이 없잖아. 만지면 만지는 대로 고생이고, 안 만지면 안 만지는 대로 고생이지. 생리하면 또 답답하기도 하고. 고생이 많은 노비 같은 느낌의 이름이 좋겠다. 말숙이로 하자. 

해일님의 글은 어땠나요?
1점2점3점4점5점

이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몸에 관한 다른 콘텐츠

콘텐츠 더 보기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