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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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카테고리의 인기 기사

언론계 내 성폭력을 말한다

Jane Doe

제목을 이렇게 시작하려고 써 놓고는 깜빡이는 커서만 한 30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지난해 SNS를 중심으로 '#XX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졌고, 이를 통해 생존자들은 각종 업계에서 만연하게 벌어졌던 성폭력을 집단의 목소리로 끄집어냈다. 그러나 유독 '언론사'에 대한 이야기는 공론화되지 않았다고 느껴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쉽게 글이 이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새로운 집단에서의 고발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먹잇감을 찾은 양 달려들고 해시태그가 붙어 올라오는 글들을 열심히 엮어 기사로 송출하기에 바빴다. 이런 기사를 미친듯이 써댄 각종 언론사와 기자들은 줄곧 각종 성범죄에 짐짓 엄중한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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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하는 여자 1. 이래서 여자는 뽑으면 안 돼

효규

나는 결혼한 워킹맘이다. 그냥 사업도 아니고 스타트업을 운영한다. 이 모든 것을 온전히 영위하기 위해 남편과 많은 조율을 하고, 스스로 만족할만한 균형을 이룬 가정 시스템을 장착했다(고 생각한다). 돈을 엄청 많이 번 것도 아니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낸 것도 아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하면 이 사람의 삶이 행복보단, 불행에 더 가까울 것이라 짐작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지금 나의 삶에 만족한다. 지금 나는 행복에 가까워졌다고 확신한다. 진짜로 행복한데 굳이 불행한 척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다행히 나는 행복하다. 지금부터 하게 될 이야기는 나의 행복에 대한 증거 혹은 근거를 찾아가게 될 여정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눈 딱 감고 애 3년만 키워봐’ 같은 이야기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 지난 3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결혼도 하고, 애도 있는데, 사업까지 하는 내가 겪었던 고통을 페미니즘이 어떻게 감싸 안아주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이것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음에도 세상이 외면해온, 당신 주변에도 있을, 수많은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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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 10년 후를 상상하는 일을 관두다

김평범

얼마 전 회사에서 내년 한 해 동안 자신의 계획을 써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모든 기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이었다. 그 중에는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보라는 질문도 있었는데 여기에 선뜻 답하기가 어려웠다. 여자이자 기자인 내가 현재 회사에서의 미래를 그리는 일은 뜬구름을 잡는 것처럼 느껴지기만 했다. 요즘에야 일하는 여성이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 여자들은 직장에서의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여성 기자의 경우는 어떻냐고?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이들의 이야기를 좀 풀어 보고자 한다. 여성 기자에 대한 복지가 좋거나 정년이 보장되는 일부 '좋은 언론사'의 이야기는 빼겠다. 이 글을 읽게 되는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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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야 사는 여자들 3. 백래시의 한복판에서

탱알

여성 일반의 역량미달과 부적격성이라는 핑계는 여성의 생애 주기마다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을 세운다. 직장 내 성폭력은 그 수없는 허들 가운데 하나였다. ‘미투’ 운동에 용기를 얻은 여성들이 저마다 성폭력 경험을 고백하고 나섰을 때, "그런 '더러운 꼴'을 보고도 왜 일터에 남아있었냐"고 묻는 사람들을 보았다. 성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그렇게 크다면, 다음날 또다시 일터에 나가 가해자와 얼굴을 맞대고 일할 생각이 들었겠냐는 것이다. "왜 사라지지 않았냐"는 질문은 이상하다. 위계에 의한 각종 학대와 수모를 버텨낸 역사를 훈장으로 여기며 공감을 요구하는 남자들이 여성에게는 자리를 지킨 이유를 추궁한다. 경제적으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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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야 사는 여자들 1. 사건의 재구성

탱알

연애하며 작아지기 남자들이 잘난 여자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나는 연애라는 친밀한 관계를 통해 본심을 엿보기 전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당시 나에겐 서울 소재의 대학생이라는 것 외에는 별다른 타이틀도 없었는데, 나와의 학력 차이가 큰 남자들은 나의 존재를 도저히 못견뎌하는 듯 했다. 세상에는 (비꼬는 의미로) “가방끈 길어서 좋겠다”, “너는 네가 잘난 줄 알지”, “네가 하는 공부는 쓰레기고 네 동기들도 전부 쓰레기다”라는 말을 애인에게 하는 남자들이 정말로 있다고, 게다가 한둘이 아니라고 배우기 위해 치른 대가는 너무도 컸다. 그들은 내가 유식한 티를 낼 때, 나에게서 주관을 발견할 때, 마침내는 예측할 수 없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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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고발 5. 내 직업은 임시직? (상)

사월날씨

시부모는 나의 커리어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내가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계실지도 의문이다. 기본적으로 나라는 사람보다 내가 행하는 역할이 그분들의 주 관심사라는 걸 알지만, 커리어는 나의 개인적 영역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못 받는 축에 속한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만나는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는 남편의 일과 직장에 관한 주제가 주를 이룬다. 무슨 업무를 하고, 동료들은 어떤지, 수입은 얼마나 되고, 회사의 발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장단기적인 진로 계획까지 시부모는 남편의 일에 관한 많은 것들을 궁금해한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되면, 돌아오는 질문은 단 하나다.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만남이 반복되어도 변함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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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하는 여자 3. 내 연봉, 240만원

효규

아이를 낳았다. 틈틈히 페미니즘 책을 읽었다. 출산 후 조리원에 있는 동안에는 특히 더 읽었다. 아이를 낳으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텍스트를 많이 보면 좋지 않다. 진짜 출산 후에는 별게 다 나빠진다. 그래도 조금씩 꾸준히 읽어갔다. 조리원 2주, 산후도우미 4주, 그리고 친정으로 내려가 100일 정도까지 혼자서 아이를 봤다. 남편은 서울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주말에만 친정으로 오고 가면서 나와 아이를 돌보았다. 친정에 더 오래 있을까 했지만, 시골에 처박힌 신세도 처량하고 친정 엄마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 나는 아이를 데리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이 글을 쓰며 다시 돌이켜 봐도 그 때는 너무나도 우울했다. 아침부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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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야 사는 여자들 2.여자라서 그래

탱알

퇴사한 여성 동료의 험담을 늘어놓던 어떤 남자가 있었다. 그는 퇴사자가 "여자치고는 잘하시네요"라는 본인의 발언에 항의했던 일화를 좌중에 털어놓으며, 칭찬을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여자에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날의 나는 그 발언이 성차별임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고, 여자를 업무적으로 평가할 때 "여자치고는"이라는 사족을 붙여야만 속이 시원한 사람들의 아집에 질려 버렸다. 그들은 자신이 여성의 비교대상을 여성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한다. 나는 여성 개개인이 여성이라는 무리를 규정하는 표본으로 존재하며, 여성과 얽힌 부정적 경험이 또다른 여성을 추방할 근거로 활용되는 이상한 세계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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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우리 이민갈까? 8. 내향인의 워킹 홀리데이

유의미

애인과 함께 뉴질랜드에 살기로 했다. 결정은 했지만 둘 다 외국에 살아본 적이 없어 그게 가능할지 짐작이 잘 안 됐다. 거처를 옮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신중하게 결정하고 싶었다. 우리가 하면 할 수 있을지, 거기서 과연 살 수 있을지 탐색해볼 단계가 필요했다. 그 첫 단계가 바로 나의 워킹 홀리데이였다....

여자 밀레니얼의 직장일기 2. "내가 2년 전에 이혼을 했는데"

은순

취준을 할 때 점심시간에 나온 회사원들 테이블을 훔쳐보고 엿들으며 생각했던 게 있어요. 회사의 점심시간은 스몰토크 대잔치라는 거였죠. 엄청 쓸데없고 무용하고 아무 의미 없는 말들을 주고받는 거 있잖아요. 주로 등장하는 소재는 연예인, 점심 메뉴, 미세먼지, 그 밖에 짧게 소비되는 사회 이슈들 등등등. 그때는 정말 이해가 안 됐거든요? 왜 좀 더 유용하고 좋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거야, 싶었어요. 근데 회사에 들어와보니 알겠더라고요. 언니들이 진짜 똑똑했던 거란 걸요. 회사 사람들과 스몰토크 이상의 대화는 나누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회사를 다니다 보니 저도 어느 순간부터는 점심시간에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이거 너무 맛있...

창업하는 여자 6. 육아를 놓으라고요?

효규

둘 다 잘 할 순 없어요. 일이든 육아든 하나만 선택하세요. 창업을 하면서 들었던 조언들 중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특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조언은 ‘주 양육자의 자리를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육아 대신 일을 선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창업 교육을 들으러 갈 때마다 선배들은 이렇게 말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함께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잔인하다 생각하면서도,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기에 나도 나란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과연 육아를 ‘진짜로’ 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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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밀레니얼의 직장일기 3. "오늘 어디 가?"

은순

드디어 이 주제를 쓰게 됐네요. 회사를 다니며 가장 열이 받았던 외모 평가요. 회사를 세 곳 정도 다녔고 일한 기간이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회사 사람이 시시콜콜 떠들어대던 주제 중 하나죠. 저는 많은 회사의 문제점 중 하나가 시답잖게 외모 얘기로 대화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게 어디든 그 사람이 누구든 평가받고 싶지 않거든요. 저는 친구들과도 외양 얘기를 하지 않아요. 으레 할 수 있는 그 가방 샀네? 예쁘다, 너 살찐 것 같다, 빠진 것 같다, 화장이 잘됐다, 그 신발 별로다 등등 모든 평가를 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칭찬이든 욕이든 어쨌든 평가고 저는 누군가한테 평가를 받으려고 화장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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