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2017년, 겨드랑이 털에 임하는 여성들의 태도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여성에게도 겨털이 존재한다! 없었던 것처럼 숨길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점점 큰 힘을 얻고, 겨드랑이 털과 다리 털을 부러 밀지 않고 레드카펫에 등장하는 헐리우드 여배우들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여성이 겨드랑이 털을 내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노브라 이상으로 심리적인 난이도가 있는 행위인 듯 하다. 이왕 드러내지 않을 거라면, 겨드랑이 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방법 정도는 알아두면 좋지 않을까.
제모크림 : 비추천
크림을 바르고 15분 후 스패츌러로 쓱 닦아내는 것만으로 제모가 가능하다. 왁싱과 같은 고통이 없고 면도처럼 색소침착을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법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겨드랑이 제모법 중 가장 권하지 않는 방법이다.
제모크림은 피부 표면의 털(케라틴) 을 녹여 제거하는 것이지 털을 완전히 뽑아내지 않기 때문에, 두꺼운 겨드랑이 털의 경우 피부표면에 지저분한 털의 잔재가 남는 경우가 많다. 표면의 털이 모두 제거된 경우에도 털 색이 진한 경우 피부 속에 남은 거뭇거뭇한 털이 비쳐보이는 경우도 빈번하다.
제모크림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피부자극. 다른 부위에 비해 피부가 약한 겨드랑이에 트러블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면도 : 장기적으로는 비추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이 방법을 주 제모법 또는 인생 제모법으로 선택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동양인은 겨드랑이 털이 굵고 색이 짙어서 면도 후 하루 이틀만 지나도 겨드랑이에 뿌리 부분이 비쳐보이기 때문에 비교적 자주 면도를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반복적인 면도에 의한 부작용으로는 레이저 번(Razor burn - 피부손상으로 인한 세균침입으로 생기는 여드름과 같은 피부 트러블), 인그로운 헤어 (털이 피부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현상)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면도를 추천하지 않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반복적인 면도로 인한 색소침착.
면도가 잦을 경우 빠르면 20대 중후반만 되어도 색소 침착 이슈가 발생하며, 심한 경우 딱딱한 각질로 뒤덮힌 겨드랑이가 될 수 있다. 시중에 겨드랑이 전문 미백크림이 있기는 하지만 효과는 거의 없다시피 하므로 돈 낭비는 말자. 굳이 관리를 하고자 한다면 병원에서 하이드로퀴논을 처방받아 바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겨드랑이의 색소침착은 잦은 면도로 인한 피부자극이 각질과 멜라닌 생성의 가장 큰 원인이므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싶지만 면도를 완전히 중단하기 어렵다면 왁싱과 병행하며 면도의 횟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왁싱 : 추천
팔, 다리 왁싱은 제품이 잘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홈왁싱도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겨드랑이의 경우는 전문가에게 왁싱 받는 것을 추천한다.
겨드랑이 왁싱은 비키니 왁싱 다음으로 까다롭고 어렵다. 털이 난 방향이 일정하지 않고 나사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털이 난 방향에 따라 여러 섹션으로 나눠 제거를 해야 한다. 더불어, 털이 굵고 곱슬기가 있으며 숱도 왕성하기 때문에 한번에 잘 뽑히지 않고 털이 뽑히면서 피가 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한번 제모를 하면 4주 정도는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면도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좀 더 추천하는 방법이다.
6주에 한번씩 겨드랑이를 왁싱하면 제법 깔끔한 겨드랑이를 유지할 수 있다.
레이저 영구 제모 : 추천
일단 한가지는 짚고 넘어가자. 영구 제모는 정말 영구적일까?
레이저 “영구제모” 를 하게 되면 정말 '영구히' 털을 제거할 수 있다고 믿었다가 몇 년 후 다시 나는 털을 만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통상적으로 영구제모는 약 2년 간 털이 자라지 않는 것을 의미하며 시술 후 약 20% 정도는 털이 다시 자라나게 된다.
“한 번 레이저 제모하면 몇 년은 겨털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라고 말도 엄밀히는 사실이 아니다. 몸의 털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의 주기를 띄는데 레이저 제모는 성장기의 털만 제거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단 한 번의 시술로 원하는 부위의 털을 모두 제거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레이저 제모를 시술받을 시, 1달 간격으로 5~10회 정도의 시술을 받게 되는데 제모 시술을 완료하기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가 걸린다. 그 후 2~3년에 한번씩 필요에 따라 재시술을 받으면 된다.
물론, 다시 털이 자라난다 할지라도 예전의 무성한 상태로 되돌아 가는 것은 아니므로 다른 제모방법을 선택한다 할지라도 부작용은 훨씬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