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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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줍는 시 28. 여성의 고통은 어떻게 시가 되는가1 : 박서원과 고통으로 세계와 자신을 파멸시키기

신나리

시인 박서원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9년 그는 잡지 『문학정신』에 「학대증」 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장한다. 이후 총 5권의 시집, 『아무도 없어요』(1990), 『난간위의 고양이』(1995), 『이 완벽한 세계』(1997), 『내 기억속의 빈 마음으로 사랑하는 당신』(1998), 『모두 깨어있는 밤』(2002)을 차례로 출간한다. 그런데 다섯 번째 시집의 출간 이후 그는 문단에서 자취를 감춘다. 긴 시간이 흐른 뒤인 2016년, 문단에는 그가 이미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그리고 신문 기사를 통하여, 박서원이 2012년 5월 16일 5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음이 알려진다. 이후 2018년,...

여자가 만든 여자 10. 더딘 나와 우리가 되어줘 : 프랜시스 앤더슨

꽈리

카슨 매컬러스의 <결혼식 멤버>는 정교하고 구체적인 내면 묘사로 인물의 당위와 감정을 설득력있게 호소하는 작품이다. 흔히 ‘남부가 낳은 가장 위대한 산문작가’로 칭해지는 탁월한 작가인 카슨은 15세에 심각한 열병을 앓은 이래로 많은 병을 안고서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고, 서른 살 이후에는 제대로 걷지조차 못할 만큼 끔찍한 고통을 안고 살면서도 창작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1940년대 미국 남부 고딕문학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카슨 매컬러스의 반쯤 자전적인 이 소설은 한국에는 2019년 창심소에서 출간되었다. 줄거리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외롭기만 한 열두 살 프랭키는 자신이 자신이라는 사실에 진심으로 넌...

여자가 만든 여자 9. 즐거움의 화신: 루

꽈리

젤다 피츠제럴드는 슬프게도 아직은 자신의 이름보다 남편의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작가다. 필경 젤다의 재능을 살리기는 커녕 묻어버리고 그 재능의 과실을 독차지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행동은 당시로서는 유별날 것이 없는 흔한 쪼잔함이었지만 현대에 와서 돌아보면 치졸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1970년 전기 작가 낸시 밀퍼드가 젤다의 평전으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을 계기로 젤다는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재능 있는 여자>는 2019년 에이치비 프레스에서 출간된 작품집 <젤다>에 세번째 단편소설로 수록되어 있다. 줄거리 아직 아마추어 티를 벗지 못한 루는 춤도 노래도...

여자가 만든 여자 7. 충실한 삶의 뿌리 : 메리 대칫

꽈리

<밤과 낮>은 다른 버지니아 울프의 저작들과는 다소 궤를 달리하는 소설이다. 구혼소설의 성격을 갖고 있는 이 소설은 제인 오스틴의 아류라며 혹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주의 깊게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러한 평가가 적절하지 않을 뿐더러 태작이라는 비난과는 달리 전통적인 기존 체제와 맞닥뜨리는 여성 주인공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여성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깊이 탐구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2017년 아카넷에서 출간되었다. 줄거리 캐서린 힐버리는 문장으로 이름난 명문가의 외동딸로 열렬히 구혼하는 사실상의 약혼자가 있지만 본인의 마음은 심드렁할 따름이다. 어느 날 메리 대칫의 집에서 열린 모...

여자가 만든 여자 6. 허공조차 일으킨 여자 : 빙허각

꽈리

빙허각은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조선 여성 중 후대에 그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는 드문 경우이다. 저자 곽미경은 역사책 <조선셰프 서유구>에 이어 그의 스승이자 형수인 빙허각의 일생을 이번에는 소설로 펴냈다. <규합총서>, <청규박물지>, <빙허각시선집>의 저자이자 자동약탕기의 발명가이기도 한 빙허각은 한중일 3국 실학자 99인 중 유일한 여성 실학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은 2019년 자연경실에서 출간되었다. 줄거리 어린 나이에도 명석함과 뚜렷한 주관으로 소문이 자자한 이선정은 수어사 이창수의 막내딸로 여자이기 때문에 관직에 나서지 못하는...

여자가 만든 여자 4. 이기심으로 연 미래: 마링카

꽈리

<닭다리가 달린 집>은 고대 슬라브족 신앙과 슬라브족의 동화가 곳곳에 녹아 있는 다정한 소설이다. 작가 소피 앤더슨이 어린 시절 할머니가 지어내 들려준 바바 야가라는 민담의 주인공을 소재로 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되었다고 한다. 서정적인 흑백의 일러스트레이션과 어우러진 동화적인 감성에 푹 빠질 수 있는 이 책은 야가의 자리가 바바 할머니에게서 여자아이 마링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모계 계승 서사의 한 종류로 더욱 흥미를 갖게 한다. 한국에는 2018년 B612 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여자가 만든 여자 3. 혼자가 무서운 거짓말쟁이, 주산호

꽈리

2000년대 초반 순정만화를 읽던 독자라면 누구나 만화가 윤지운을 알고 있을 것이다. 윤지운은 <HUSH>로 시작해 내놓는 작품마다 탁월한 심리 묘사와 예리한 통찰을 보여주며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문장과 유려한 그림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시대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작품 세계는 어느 하나 엉성한 곳을 찾을 수 없다. 현재는 이슈에서 <무명기>를 연재하고 있으며 오늘 소개할 <달이 움직이는 소리> 는 윙크에서 연재되어 2016년 서울문화사에서 총 7권으로 완결, 출간되었다....

여자가 만든 여자 2. 사라진 여자의 여자 : 아파르나

꽈리

반다나 싱은 현세대 가장 주목받는 SF작가이자 한국에서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인도 여성 작가이다. 이론물리학자이기도 한 반다나 싱은 작품활동과 함께 물리학 및 지구과학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일찍이 인도에서 시작된 여성주의 환경운동인 칩코 운동을 통해 페미니즘에 눈을 떴다. <다락방>은 2002년 잡지 <폴리포니>에 실려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오르게 한 작품이다. 한국에는 2018년 아작에서 출간된 단편집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에 마지막 작품으로 담겨 있다....

2018, 올해 내가 열렬히 사랑한 페미니스트 서사

오혜진

바야흐로 ‘올해의 ○○’ 계절이다. 유수의 명망인과 기관들이 올해 발표된 문화예술 콘텐츠 ‘BEST ××’을 발표한다. 당연히 불만은 있다. 어떤 텍스트가 감동을 만들어내는 순간은 온전히 텍스트 그 자체의 힘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그 힘의 절반은 그것을 접하는 향유자의 상황과 맥락에 기대 있다.&nb...

서바이벌 생활경제 7. 다섯 권의 경제 선생님들 비교하기

신한슬

<서바이벌 생활경제> 연재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의무교육을 다 받고 4년제 대학까지 나오는 동안 아무도 나에게 기본적인 생활 경제 상식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도, 부모님도, 매체도. 아무래도 이런 사람이 나 하나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1인 가구, 특히 여성을 청자로 한 경제 관련 서적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서적이 너무 많은 나머지 뭘 사서 읽어야 될 지 몰라 각종 도서 구매 사이트의 리뷰를 꼼꼼히 살펴보던 내 친구 L은 이렇게 감상평을 말했다. “완전 양극화된 시장이야. 어떤 건 완전 자린고비 생활을 추천하고, 어떤 건 상당히 여유로운 입장에서 쓴 거 같아.” 저축, 재테크...

자신의 이름으로: 테나

꽈리

얼마 전 타계한 어슐러 K. 르귄은 방대한 저작을 남긴 SF, 판타지 문학의 거장이다. <아투안의 무덤>은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3대 판타지 문학으로 꼽히는 어스시 시리즈의 두번째 권으로 시리즈의 주무대인 ‘마법사들의 땅’이 아닌 그 동쪽의 카르그 제국을 배경으로 한다. 한국에서는 2001년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공정의 꽃은 불복종: 오온

꽈리

사소한 칼, 사소한 자비로 이어지는 라드츠 시리즈의 문을 연 앤 레키의 <사소한 정의>는 작품의 재미나 작품성도 작품성이지만 형식 면에서 크게 주목받은 소설이다. 성별을 구분하여 인칭대명사를 사용하지 않고 모두 ‘she'로 통일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단순히 모든 인물을 여성형 대명사로 지칭하는 것만으로 기존의 독서 경험이 얼마나 읽는 이의 상상을 제한하는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재미가 있다. 한국에서는 2016년 아작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줄거리 거듭되는 행성 병합을 통해 성장한 라드츠 제국의 마지막 병합지인 쉬스우르나 행성 올스에 파견된 저스티스 토렌 호의 대위 오온은 우연히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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