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속에서 LGBT는 어떤 식으로 소비되는가? 아니, 일단 등장하기는 하는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그려지거나, 혹은 극의 흐름을 위해 단순히 이용되고 버려지는 캐릭터는 아닌가? LGBT 캐릭터가 한국의 지상파 연속극에 '이름'을 가지고 등장한 경우만 모아, 첫 등장, 극 중 비중, 그리고 결말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천희란 작가가 쓴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는 <<현대문학>> 2016년 11월호에 수록됐던 작품이다. <<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2017, 문학동네)>>에도 수록되었다. 주인공 ‘효주’는 ‘선생님’이라 불리우는 자신의 후견인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말하지 못 하고, 듣지 못 했던 지난날의 진실에 다가간다. 10대 때는 지금보다 더 사람의 감정에 관심이 많았다. 추상적이고, 언어화할 수 없는 것을 활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런 책을 보면 더 열심히 읽었다. 몇 번씩 읽었다. 그 중에서 아직도 기억나는 건 노희경 작가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이다. 내가 좋아하던 부분은 노희경이 첫사랑에게 바치는 20년 후의 편지였다. 제목은 “버려줘서 고맙다”였다. 사랑에 배신은 없다. 사랑이 거래가 아닌 이상, 둘 중 한 사람이 변하면 자연 그 관계는 깨어져야 옳다. 미안해할 일이 아니다. (중략) 마흔에도 힘든 일을 비리디 비린 스무살에, 가당치 않은 일이다. 가당해서도 안 될 일이다...
보통 사람들보다 자극을 더 많이, 더 강하게 받아들이는 예민한 사람들은 인생의 좋은 면, 나쁜 면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의 고통과 불의와 어려움에 더 민감하게 얽혀들어 갈 수 있다. 얼마 전 읽은 책 <예민함이라는 무기>에 등장한 구절이다. 책을 읽으며 나는 확실히 예민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붐비는 장소에서 유난히 스트레스를 받고, 소음에 민감하고 여행을 힘들어하고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잘 알아차리고, 폭력적인 장면에 영향을 많이 받고 사람을 만난 뒤 진이 빠지는 특성으로 묘사된 예민한 사람이 빠짐없이 나를 닮아 있었다. 특히 아름다운 풍경조차 과도한 자극이 될 수도 있다는 부분을 읽...
'여성'에서 ‘트랜스젠더'나 ‘바이섹슈얼’로 위치만 바뀌었지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나는구나, 되풀이되는구나 하는 걸 느꼈죠. I는 ‘바이섹슈얼 혐오'와 관련해 최근 게이가 바이에 대한 혐오 발언을 한 것을 발단으로 트위터에서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헤테로(이성애자)에 의해 존재를 삭제 당하는 일에 맞서왔던 게이가, 똑같은 방식으로 바이의 위치성을 삭제하는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며 놀랐다고 했다. 다른 참여자들 또한 ‘여성’에게 있어 온 일들이 대상과 표현만 조금씩 변할 뿐 거의 똑같이 일어난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이야기했다. 게이나 레즈비언들은 바이 여성이 남성을 만나는 걸 보면, ‘너는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