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진 것만 같은 삶은 무슨, 여전해. 여전히 표출 대상은 팔 위. 그래, 여전해. 내 육신 상태에 대한 타인의 시선, 무엇보다 신경 쓰는 태도는 여전해. 내 육신 상태에 대한 나의 시선, 무엇보다 신경 쓰지 않는 태도는 여전해. 노력도 하지 않고 보상만 얻으려는 심리가 여전해. 누가 그래. 내가 나를 제일 사랑해야 한다고? 웃기고 있네. 自己嫌惡 여전해.
어제의 나를 죽이고 싶어. 내일의 나를 죽이고 싶어. 힘들면 노력을 좀 해. 노력도 하기 싫음 괴로워나 말아. 괴로운 노력을 했는데, 토할 것 같고 여전히 현실이 뭣같으면? 시도해 보기는 하고 뱉는 소리인가. 해 보고나 말해, 게으른 미친x아. 여전히 웅크리고만 있으면 어떡하자고? 세상은 곧 입춘이라는데 나는 여전히 동면 중이면 어떡하냐고.
올해에도 나는 이 세상에서 봄을 맞이하기에는 글렀고. 매일 반복되는 삶이 지겨움에 그저 스쳐서만 지나가고. 아침이 고통스러움에 나는 뻑뻑한 눈을 겨우 뜨고, 한 줄, 두 줄. 그렇게 아홉 줄.
그래, 뭐가 두려워. 뭣같은 새끼들을 눈앞에 두고 오늘도 내 손목에 뭣같은 선물을 선사하는 뭣같은 나에게 선사하는 박수. 나한테 도대체 뭐가 더 두렵냐고.
두부(豆腐) 같은 정신머리라고 과거의 내가 그랬던가. 몇 년이 지나 보니 정확히 알겠구나. 정신머리라고는 하나도 없는 게 내 두부(頭部)였던 거지. 심장박동이 빨라. 아픔이 당연해. 아파야 마땅해.
여전히 울고 여전히 일을 그르치는 여전한 나를 위하여.
우울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니, 벗어나지 않은 나에 관하여.
녹슨 날로 그어 시뻘겋고 흥건한 손목을 만드는 나에 의하여.
오늘도 여전한 내 자신에게, 여전한 혐오의 익숙함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