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단권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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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일기 - 22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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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는 보통 임신 3개월이 되면 아기의 성별을 넌지시 일러준다. 임신한 지 6개월이나 되어버리니 더 이상 아기 성별을 모르는 척 할 수가 없어 누군가 성별을 물어오면 여자아기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럼 항상 듣는 소리가 있다. 딸이라 아빠가 좋아하겠네. 열댓 번을 들었지만 나는 도대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아기의 성별이 모부에게 어떤 기쁨을 준다는 건지,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기뻐해야 하는지. 그 성별 자체가 기쁨이 될 수 있긴 한가? 성별에 따라 양육에 대한 고민 지점이 다를 순 있는데, 모부 중 “부”만 특정 지어 “아빠가 좋아하겠네” 하는 말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임신일기 3. 임신 6~7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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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임신한 여성을 어떻게 대하는지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장소는 지하철이다. 임신 이후 지하철에서 내가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비참함이다. 제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가고 싶다고 트위터에 넋두리를 올리면서, 나는 비참함을 느낀다. 내 가방에 예쁘게 매달려 있는 이 핑크색 임산부 배지가 너무 부끄럽다. 이미 누군가가 앉아 있는 임산부 배려석 앞에서 임산부 배지를 달고 한두시간씩 서서 가는 내 모습에 가끔은 웃음도 난다. 블랙코미디 프로그램을 굳이 찾아볼 필요가 없다. 임산부가 앞에 왔을 때 자리를 양보해주면 된다면서 언제 탈지도 모르는 임산부를 위해 지하철의 자리를 남겨두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낙태의 기록

Jane Doe

안녕하세요, 저는 ‘자의에 의한 성교’를 했던, ‘임신에 대한 미필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여성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합법적이지 않은 낙태를 함으로써 ‘낙태율 급증,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훼손, 생명 경시 풍조 확산’에 일조한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애인과의 섹스였고, 피임을 제대로 했건 말건 임신을 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생명’을 자의적으로 없애버린 범죄자입니다. 강간에 의해 생긴 아이는 없애도 되고, 사랑하는 사이에서 만들어진 아이는 없애면 안 된다며, 살아도 되는 아이와 죽어도 되는 아이를 나누던 분들, 모두모두 안녕하십니까?...

저는 천주교인입니다. 저는 서명운동을 반대합니다.

Jane Doe

저는 뼛속부터 천주교인입니다. 부모님 두 분도 성당에서 만나시고 결혼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가지자 마자 아버지는 매일 아침 새벽 미사를 나가셨습니다. 당시에는 성당이 많지 않았어요. 먼 길을 버스로 움직였어야 했기 때문에, 몸이 무거운 엄마는 집에서 매일 기도를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아직도 저를 포함한 동생들을 위해 기도하러 조용히 매일 아침 새벽 미사를 나가시고요. 제 세례명도 부모님이 다니시던 성당 수녀님 세례명을 본땄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절 잉태하고 계셨을 때부터 많은 기도를 받기도 했어요. 어렸을 적 병을 앓는 바람에 조금 걱정스러운 상황도 있었지만 많은 분이 기도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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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임신할 일 없어.

오래

동성애 반대하세요? 대선 투표 얼마 전, 친구와 술을 먹다가 대선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자 친구는 혹시 그 토론회 때문이냐고 물었다.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은 홍준표가 동성애에 반대하냐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대답한 일을 묻는 거였다. 맞다고,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더니 친구는 정치적인 판단으로 그렇게 대답할 수 있지 않냐고 내게 다시 물었다. 친구는 짧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말이 길어졌다. 나는 그게 정치적 판단으로 가능한 발언의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해. 성적 지향을 근거로 어떤 차별도 받아서는 안 된다던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이 몇 년 전의 입장과 다르게 동성애를 ‘반...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해?

오래

친구A : ㅇㅇ 연략 가능하면.칼답 부타쾌요 나 : 워오 나 : 칼답 친구A : ㄱㅅ 친구A : 연락 가능한 상황이니? 나 : 응 전화할까? 친구A : ㄴㄴ. 나 사무실 ㅠㅠㅠ 나 : 아하 친구A : 응급상황이발생했거든 나 : 무슨 일이에요 친구A : 임신함 친구A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 4일 간의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오전 열시 반이었다. 친구A는 오전 일곱시 반에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았고, 개인 사정 상 당일에 임신중절 수술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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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집에 없어요

김돌

한 때 주 90시간을 일한 적이 있었다. 간혹 새벽에 술 한 잔을 하고 퇴근하기도 했는데, 와이프가 기다려서 먼저 들어가겠다는 과장님에게 상무님은 "네가 이 직업을 선택한 이상 가족들은 희생하는 게 맞는 거야!" 라며 호통을 쳤다. 그렇게 일하다가 하루는 침대에 쓰러져 자면서 이대로 난 결혼도 할 수 없고 아기도 가질 수 없겠지 , 생각했다. 그 회사에 아기 엄마들은 극히 드물었다. 한 줌도 안 되는 아기 엄마들더러 다들 독하다고 했다. 그 드문 아기 엄마 중 한 분 밑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이사님은 회의실에서 아이와 통화를 하고 돌아오면서 "난 정말 나쁜 엄마야" 라고 한숨을 쉬었고 나는 아니라고, 나는 밤 10시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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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으면 되지

문여일

처음 사후 피임약을 복용한 것은 스물 한살 때의 일이다. "콘돔 빼고 몇 번 왔다갔다 하기만 하면 안 돼?"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말을 했던 당시의 남자친구는 나의 첫 성관계 상대였고, 나는 그가 요구하는 것을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콘돔 없이 삽입했고 얼마 안 있어 덜컥 겁이 난 나는 얼른 빼라고 말했다. 어디선가 쿠퍼액으로도 임신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남자친구는 정말 몇 번 왔다갔다 하기만 했기 때문에 임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설득했지만 나의 불안함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결국 다음 날 아침, 산부인과로 향했다. 마치 벌을 주듯이 남자친구도 끌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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