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여성의 삶

<연애> 카테고리의 인기 기사

개념녀 잔혹사: 돈'도' 쓰지 않은 남자들을 추억하며

김쿠크

“대전역 포장마차 우동이 그리 맛이 좋아”라는 희대의 명문장을 만들어 낸 ‘개념녀’가 있었다. 지금은 김치녀 또는 된장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 때 개념의 절정을 달렸던 과거의 나도 있었다. 나는 적지 않은 연애를 했고, 적지 않은 남자를 만났고, 결국 나에겐 다양한 ‘쓰레기 전남친’이 남았다. 쓰레기라는 표현도 아까운 그들이 각축을 다투는 가운데 굳이 최악을 뽑자면, ‘돈 없는 찌질남’ 을 꼽을 수 있겠다. 나 같은 개념녀와 그런 남자들의 연애는 눈 뜨고는 못 봐줄 정도로 개념찼고, 또 찌질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내 얼굴에 침 뱉기지만, 도시전설처럼 암암리에만 공유되는 최악의 구남친 이야기는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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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여성으로 외국에서 살아가기: 난이도 ★★★★★

드류

지난 달, 친구가 영국에서 스페인으로 놀러 왔다. 나는 2인실 기숙사에 살지만 방에 룸메이트가 아예 들어오질 않아 많은 친구들을 재워주곤 했는데, 영국에서 건너온 친구 역시 우리 집에서 며칠 묵고 가기로 되어 있었다. 역에서 집으로 가는 길, 교환학생들로 추정되는 무리가 저 멀리서 시끌벅적하게 다가왔다. 또 어딘가 다같이 놀러가는구나, 생각하며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무리 중 한 남자애가 크게 ' 곤니찌와!!!' 하고 소리치고 몇 명이 그에 와르르 웃으며 우리 곁을 지나가는 것이다. 워낙 사람이 많았기에 바로 뒤돌아 봤는데도 누가 소리를 질렀는진 알 방법이 없었다. 곧바로 한국어로 크게 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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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여성으로 연애하기: 1. ‘갓양남'이라니요

파도

서울에서 잠시 지내던 어느 날, 한 행사 뒤풀이에서 누가 내게 물었다. “XX씨는 외국인들이랑 데이트 많이 하겠네요?” “음, 해외에 있다 보면 아무래도... 그렇죠?" 그 사람은 가부장적인 한국 남성이 싫다며, 나는 항상 ‘갓양남’들만 만날 테니 참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첫째로, 난 내 일과 생활방식의 특성 상 다양한 도시에서 살기 때문에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의 수가 많지 ‘양남’을 만난다고 한 적이 없다(페이스북에 올라온 내 친구의 사진을 가리키며 ‘미국인이다!’ 하던 친구의 어린 아들에게 왜 이 세상의 모든 백인이 미국인이 아닌건지, 경우의 수가 얼마나 수도 없이 많은지를 알려줄 때와 흡사한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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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는 부치, 일반 스타일

유의미

[서울/25] 신촌에서 맥주 한잔해요. 머짧 두 명, 일스 한 명 있어요. 맥주 마시기 부담스러운 외모는 아님. 그대들도 그랬으면. [경기/17] 키 150대 마르고 애교 많은 긴머리 일스 데려갈 예쁜 언니 없나? 빠른 오프, 사심 환영. 내적 외적 괜찮으면 동갑, 연하도 ok [부산/31] 주말 쉬는 직장인. 부담스럽지 않게 천천히 알아가고 싶어요. 영화, 여행, 운동 좋아해요. 꾸밀 줄 아는 한글자 분들 연락 주세요. 레즈비언 전용 메신저에 등장할 법한 쪽지들이다. 내가 지금 가상으로 구성해본 것이지만, 이 메신저를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쪽지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애인이나 친구를 찾는 레즈비언들은 구구절절 외모와 성격을 명시한다. 이 메신저는 글자수의 제한이 있는 짧은 쪽지 위주의 공간이라 이 정도에서 끝나지만, 이전에 웹사이트를 이용하던 시절엔 더욱 세세하게 원하는 이상형의 조건을 한 페이지씩 늘어놓는 경우도 많이 봤다. 자기소개와 선호하는 상대에 관한 예시에는 ‘숏컷’, ‘긴 머리’, ‘단발’과 같은 머리 길이에 관한 언급이 빈번하게 들어간다. 그 외에도 화장을 하는지, 하이힐을 신는지, 옷을 캐주얼 하게 입는지 등 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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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애인과 살고 있습니다 1. 내 사랑이 불편한가요?

승은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핸드폰에 낯선 번호가 떴다. 평소에 각종 연체를 달고 사는 나는 습관적으로 모르는 전화번호를 피하는 편이다. 잠시 망설였지만 적어도 밤 11시에 독촉 전화가 오진 않겠지 싶어서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퐁~ 나야. 잘 지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누군지 알았다. 이십대 초반에 인권캠프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너구리. 내가 번호가 바뀌었냐고 묻자 너구리는 어떻게 번호도 모르냐고 서운한 내색을 보였다. 몇 년 만에 걸려온 야밤 전화가 반가워서 끊임없이 그간의 근황을 나눴다. “나 두 달 뒤에 결혼해 퐁. 결혼식은 가족들과 조촐하게 할 거야. 혹시라도 축의금 걷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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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여성으로 연애하기: 2. 페미니즘이 망치지 않은 여성

파도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는 별개의 복수 사례를 하나의 사례로 통합하고, 등장인물의 국적 같은 상세 정보를 바꾸는 등의 수정을 가했음을 미리 밝힌다. 아래 이야기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선진국 출신 백인 남성이며, 나의 이야기인 것도 있고, 내 지인이 겪은 이야기도 있다. 손을 잡을 수가 없네 한국에서는 연인인 A와 거리를 걸을 때 손을 잡지 않거나 포옹을 피할 때가 있다. 지금껏 자신이 남의 시선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온·오프라인에서 목격한 외국인 남성과 교제하는 한국 여성들에 대한 각종 참신하고 저열하기 짝이 없는 비아냥과 욕설, 편견이 섞인 시선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랄지, 이건 연인인 A도 그랬다.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A는 거리에서 손을 잡기를 피할 때가 있었는데 후에 A는 자신이 해당 국가를 찾은 하늘의 별처럼 많은 백인 섹스 관광객 중 하나로 보이기가 싫었다고 고백했다. 어쩌다 성매매 업소나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는 곳 근처의 지하철 역만 가도 그랬다고. 그러면서도 거기서 오는 자괴감 때문에 힘이 들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인종 간 연애에서 아시안 여성이라는 정체성은 지속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여기에 관련된 좀 더 내밀한 예시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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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으로 레즈비언 되기

유의미

‘동성애 과연 타고나는 것일까?’ 표지에 예쁜 무지개가 그려진, 유명한 호모포비아 교수의 책 제목이다. 물론 저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 질문의 의도가 불순하다. 타고나는 것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질병도 아니고 고칠 것도 아닌데 선천인지 후천인지 따져서 뭐할까 싶지만, 나 또한 스스로 참 많이도 던졌던 질문이다. 나는 무언가 잘못되기라도 한 것처럼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아홉 살에 걸그룹 핑클을 좋아하면서 그랬나? 일곱 살 때 유치원의 여자 반장이었던 나리를 좋아했는데, 더 이전에 여섯 살 때는 짝꿍이었던 혜미를 좋아했고, 아니 혜미를 알기도 전에 TV 애니메이션 뾰로롱 꼬마 마녀의 민트를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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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으로 올바르게, 그리고 로맨틱하게

유의미

결국, 왕자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어릴 때 읽은 동화는 모두 그렇게 끝났다. 나중에는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아도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다. 주인공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산다.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던 신데렐라는 파티에서 왕자님을 만나 팔자를 폈고, 독이 든 사과를 먹은 백설공주도 왕자의 키스로 목숨을 구한다. 아, 인어공주는 이웃 나라 왕자님을 사랑하다 물거품이 됐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녀들에게는 모두 왕자님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교롭게도 다들 이성애자였나보다. 동화뿐만이 아니다. 영화 속 여주인공은 모두 남자를 사랑했다. 노래 가사에서도 애니메이션에서도 소설에서도 심지어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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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프로불편러 1. 좆의 신화

[웹진 쪽] 화랑관장

<웹진 쪽> 의 콘텐츠, <핀치>에서도 편히 만나보세요!  <기꺼이 프로불편러>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그래서 정치적인 일상속 가부장제의 허세를 가볍게 비트는 이야기.   막 성에 눈을 뜬 사람 마냥 지나가는 바지춤만 봐도 침을 꼴깍 삼킬 만큼 성적 에너지가 활활 타오르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그 화력을 키운 마른 장작 같은 한 사내가 있었다. 실제로 그는 길쭉하고 말라서 흡사 마른 장작 같았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나는 속으로 그의 물건을 추앙해 마지않았다. 그것은 단연코 그의 신체 중 가장 덜 마른 장작스러운 것이었다.  그 역시 경험적으로 자신의 물건이 값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앞으로 결코 다른 사람과의 잠자리를 만족하기 어려울 거라며 저주에 가까운 허풍을 떨었다. 나는 피식 웃어주었다. 그도 별 수 없는 ‘한국 남자’였다. 마른 장작의 좆부심은 나름 일리가 있었다는 게 뒤이어 만난 한 사람을 통해 드러났다. 피넛 일러스트 이민 막 성에 눈을 뜬 사람 마냥 지나가는 바지춤만 봐도 침을 꼴깍 삼킬 만큼 성적 에너지가 활활 타오르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그 화력을 키운 마른 장작 같은 한 사내가 있었다. 실제로 그는 길쭉하고 말라서 흡사 마른 장작 같았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나는 속으로 그의 물건을 추앙해 마지않았다. 그것은 단연코 그의 신체 중 가장 덜 마른 장작스러운 것이었다. 그 역시 경험적으로 자신의 물건이 값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앞으로 결코 다른 사람과의 잠자리를 만족하기 어려울 거라며 저주에 가까운 허풍을 떨었다. 나는 피식 웃어주었다. 그도 별 수 없는 ‘한국 남자’였다. 마른 장작의 좆부심은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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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여성으로 연애하기: 4. 하나만 해라 하나만

파도

2017년 4월 11일 자 핀치 클립 에도 나왔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사건을 아마 많은 사람이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연인 A와의 관계에도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피를 흘리며 경찰에 의해 기내에서 끌려나가는 아시안 피해자의 이미지는 너무나 강하게 내 뇌리에 박혔다. 내가 이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에서는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형편없는 시스템과 대응에 대한 분노가, 그리고 아시아 현지 사람들과 각국의 아시안 지인들의 절망 어리고 충격을 받은 반응들이 혼재했다. 승무원을 태우기 위해 강제로 끌어내려진(해당 사건은 오버부킹이 아니라 자사나 타사의 운송수단을 이용해 승무원을 배치, 이동시키는 데드헤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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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연애할 수 있을까

유의미

한 사람과 지속해서 깊은 교류를 하는 것이 좋다. 누군가와 함께 재즈 페스티벌에 가고 싶을 때 고민 없이 제안할 사람이 있는 게 좋다. 뜬금없이 어제 읽은 책의 감상을 말하고 싶고, 상대가 내가 오래전부터 그 작가를 좋아했다는 걸 아는 채로 들어주면 좋겠다. 일터에서 영혼을 갉아 먹힌 일을 얘기하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아듣는, 어제도 그저께도 나랑 얘기했던 사람과 연속성 있는 대화를 하고 싶다. 새로 산 니트가 내게 잘 어울리는지 봐주고, 갑자기 시간이 맞으면 같이 밥을 먹고, 예쁜 핸드폰 케이스를 발견하면 사다 주고, 오늘따라 유난히 고양이가 귀여우면 사진 찍어서 보내는 사람이 있으면 사는 게 조금 덜 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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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여성으로 연애하기: 3. 아시아도 이제는 글렀네

파도

앞서 등장한 연인 A의 형 D와 관련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일을 통해 나와 친분이 생긴 친구 F가 알고 보니 D와도 아는 사이였다. 세 명이서 커피나 한잔 하자며 만난 자리. 어쩌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야기가 나오고, 한국 내에서 여성혐오 및 성평등이라는 의제가 각종 미디어의 조명을 받고 대중적으로도 다양한 차원에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갑자기 D가 한마디 한다. “내가 아직 한국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네. 물론 아시아 국가에서 그렇게 성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거야 좋지. 대부분 상황이 많이 안 좋았고 지금도 여전히 안 좋을 테니까. 그런데 그게 너무 극단으로 치닫지 않게 조심해야 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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