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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카테고리의 최신 기사

무거운 여자가 되면 3. '쿨한 개념녀'가 되지 못해서 미안해

김현진

내가 외모를, 특히 몸매를 가부장적 사회의 기준을 아예 뺨을 후려칠 수 있도록 이를 악물고 관리했던 행위는 많은 여성들이 그렇듯 20대 시절에 절정에 달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의 모먼트가 그때도 있었다면 조금은 그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000년대에 20대가 된 여성들은 그 당시 등장해 마치 역병처럼 창궐하며 어떤 남성들이 요즘도 혐오의 대상을 찾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된장녀’라는 단어와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3040 여성들은 ‘된장녀’ ‘김치녀’로 찍히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렇다고 남성들이 선심 쓰듯 하사하는 ‘개념녀’라는 인증이 반갑지도 않아 이중으로 괴로웠다....

TV 언박싱 3. 우리는 곽정은이 필요하다

이자연

시작은 칠포였다. 젊은이들이 경제적으로 빠듯해서 연애나 결혼을 포함한 일곱 가지 사항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해서 포기한다기 보다는, 포기 ‘된다’고 표현하는 편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페미니즘의 부상 이후, 많은 여성들이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타의에 의한 포기가 아닌, 가부장제에서 벗어나려는 주체적인 선택의 결과였다. 연애와 결혼에 회의적인 사회적 분위기에, 연애에 관한 프로그램도 딱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성 앞에서 자연스럽게 성적 어필을 하는 법이라던가, 유연하게 내 민낯을 가리는 법, 남녀의 본심을 해석하는 법 등 일명 연애학 개론이 영 지루하기만 했다. 주 시청층인 2030 세대가 이제...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그리고 로맨틱하게

유의미

결국, 왕자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어릴 때 읽은 동화는 모두 그렇게 끝났다. 나중에는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아도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다. 주인공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산다.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던 신데렐라는 파티에서 왕자님을 만나 팔자를 폈고, 독이 든 사과를 먹은 백설공주도 왕자의 키스로 목숨을 구한다. 아, 인어공주는 이웃 나라 왕자님을 사랑하다 물거품이 됐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녀들에게는 모두 왕자님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교롭게도 다들 이성애자였나보다. 동화뿐만이 아니다. 영화 속 여주인공은 모두 남자를 사랑했다. 노래 가사에서도 애니메이션에서도 소설에서도 심지어 학교...

상대는 결국 바뀌지 않을 지 모른다

이민경

여성들은 친밀한 이와의 관계 안에서 끊임없이 노력한다. 특히 남성과 연인 관계를 맺은 이들이 보이는 인내는 경이롭다. 상대가 아무리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약속한 것을 자꾸만 잊어도 이들은 불굴의 의지를 발휘한다. 상대에게서 잘못을 인정하게 하고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아내는 데 혼신을 다했지만 돌아서면 본질적으로는 똑같은 문제의 발생과 똑같은 문제제기와 쉽지 않은 인정과 더 쉽지 않은 사과라는 절차가 예비되어 있음을 상대도 알고 자신도 알면서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 잘 결혼할 수 있을까

유의미

결혼은 안 할거에요? 직장 동료가 묻는다. 어디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더 복잡한 거짓말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런 거 관심 없다고 해야 할 것만 같다. 나이를 몇 살 더 먹자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을 한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꿈꾸는 표정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알콩달콩 예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너는 그런 거 관심 없잖아. 친구들은 내가 결혼을 별로 안 하고 싶은 줄 안다. 젊은 날의 내가 ‘사랑은 이데올로기고 연애는 성역할 수행’이라고 바락바락 우기던 게 기억에 남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예전엔 정말 결혼을 꿈꾸지는 않았다. 자유로운 삶이 좋았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보는 게 즐거웠다. 우리 엄마도, 엄마...

우리가 잘 연애할 수 있을까

유의미

한 사람과 지속해서 깊은 교류를 하는 것이 좋다. 누군가와 함께 재즈 페스티벌에 가고 싶을 때 고민 없이 제안할 사람이 있는 게 좋다. 뜬금없이 어제 읽은 책의 감상을 말하고 싶고, 상대가 내가 오래전부터 그 작가를 좋아했다는 걸 아는 채로 들어주면 좋겠다. 일터에서 영혼을 갉아 먹힌 일을 얘기하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아듣는, 어제도 그저께도 나랑 얘기했던 사람과 연속성 있는 대화를 하고 싶다. 새로 산 니트가 내게 잘 어울리는지 봐주고, 갑자기 시간이 맞으면 같이 밥을 먹고, 예쁜 핸드폰 케이스를 발견하면 사다 주고, 오늘따라 유난히 고양이가 귀여우면 사진 찍어서 보내는 사람이 있으면 사는 게 조금 덜 외로울 것 같다....

아시안 여성으로 연애하기: 5.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법

파도

앞서 이야기했던 여러 판에 박은 듯한 아시안 여성에 대한 전형화에 대해, ‘어차피 인간의 공감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니 다소 기분이 상해도 굳이 예민하게 하나하나 반응하는 것보다는 그냥 웃고 넘기는 게 낫지 않느냐’고만 할 수가 없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자기 주장이 없으며, ‘여성스럽고', 갈등을 최대한 피한다는 등의 폭력적인 전형화가 아시안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실제 범죄의 증가에 일조한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아시안 여성은 상대적으로 뒷탈 날 일이 적은 ‘만만한' 대상으로 보여진다는 얘기다. 미국 내 41-61%의 아시안 여성과 태평양 섬 출신 여성들이 신체적, 성적인 폭력을 경험한 바 있으며 아시...

불안한 연애의 한복판에서

유의미

나는 겁이 많다. 그래도 이제 어른이 되어서 바이킹도 탈 수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나는 겁이 너무 많아서 바이킹을 보면 얼른 타버린다. 해버리면 별로 무섭지 않은데, 하기 전까지 떨고 있는 게 가장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식으로 번지점프도 했다. 한 번도 주춤하지 않고 하나 둘 셋 하자마자 뛰어내렸다. 한번 망설이면 그때부터는 정말 무서워져서 울면서 도로 내려올 것 같았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얼른 해버려야 한다. 가장 무서운 건 무서워하면서 떨고 있는 순간이고, 막상 해버리면 하나도 무섭지 않다. 그렇다고 인생도 그렇게 용감하고 바람직하게 살진 않는다. 삶에서도 무서운 게 있으면 빨리 해치워버리긴 하는데, 문제...

아시안 여성으로 연애하기: 4. 하나만 해라 하나만

파도

2017년 4월 11일 자 핀치 클립 에도 나왔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사건을 아마 많은 사람이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연인 A와의 관계에도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피를 흘리며 경찰에 의해 기내에서 끌려나가는 아시안 피해자의 이미지는 너무나 강하게 내 뇌리에 박혔다. 내가 이용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에서는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형편없는 시스템과 대응에 대한 분노가, 그리고 아시아 현지 사람들과 각국의 아시안 지인들의 절망 어리고 충격을 받은 반응들이 혼재했다. 승무원을 태우기 위해 강제로 끌어내려진(해당 사건은 오버부킹이 아니라 자사나 타사의 운송수단을 이용해 승무원을 배치, 이동시키는 데드헤딩으로...

쉿! 조용해지는 커밍아웃

유의미

11시 55분, 교과서를 덮고 오른발을 책상 밖으로 미리 뻗는다. 5분 뒤 점심시간 종이 울리면 제일 먼저 뛰어나가기 위해서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그날도 급식실에 일등으로 도착했다. 그런데 그날의 점심시간은 유독 초조했다. 제일 먼저 밥을 받아놓고도 먹는 둥 마는 둥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친구들은 어디 아픈 건 아니냐며 나를 걱정했다. 그 다정함이 새삼스럽게도 소중해서 괜히 슬퍼졌다. 조금 뒤에도 너희는 여전히 나에게 다정할까?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하는 날이었다. 나는 두려웠다. 모두 한순간에 나를 경멸하게 될까 봐 친구를 잃어버릴까 봐 겁났다. 동성애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본 적은 있지만, 우리와 관련 없는 사람들 얘기였...

아시안 여성으로 연애하기: 3. 아시아도 이제는 글렀네

파도

앞서 등장한 연인 A의 형 D와 관련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일을 통해 나와 친분이 생긴 친구 F가 알고 보니 D와도 아는 사이였다. 세 명이서 커피나 한잔 하자며 만난 자리. 어쩌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야기가 나오고, 한국 내에서 여성혐오 및 성평등이라는 의제가 각종 미디어의 조명을 받고 대중적으로도 다양한 차원에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갑자기 D가 한마디 한다. “내가 아직 한국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네. 물론 아시아 국가에서 그렇게 성평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거야 좋지. 대부분 상황이 많이 안 좋았고 지금도 여전히 안 좋을 테니까. 그런데 그게 너무 극단으로 치닫지 않게 조심해야 할 거...

아시안 여성으로 연애하기: 2. 페미니즘이 망치지 않은 여성

파도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는 별개의 복수 사례를 하나의 사례로 통합하고, 등장인물의 국적 같은 상세 정보를 바꾸는 등의 수정을 가했음을 미리 밝힌다. 아래 이야기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선진국 출신 백인 남성이며, 나의 이야기인 것도 있고, 내 지인이 겪은 이야기도 있다. 손을 잡을 수가 없네 한국에서는 연인인 A와 거리를 걸을 때 손을 잡지 않거나 포옹을 피할 때가 있다. 지금껏 자신이 남의 시선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온·오프라인에서 목격한 외국인 남성과 교제하는 한국 여성들에 대한 각종 참신하고 저열하기 짝이 없는 비아냥과 욕설, 편견이 섞인 시선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랄지, 이건 연인인 A도 그랬다.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A는 거리에서 손을 잡기를 피할 때가 있었는데 후에 A는 자신이 해당 국가를 찾은 하늘의 별처럼 많은 백인 섹스 관광객 중 하나로 보이기가 싫었다고 고백했다. 어쩌다 성매매 업소나 유흥업소가 밀집해 있는 곳 근처의 지하철 역만 가도 그랬다고. 그러면서도 거기서 오는 자괴감 때문에 힘이 들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인종 간 연애에서 아시안 여성이라는 정체성은 지속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여기에 관련된 좀 더 내밀한 예시들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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