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또 한 해가 가고, 온다. 매해 같은 일상이지만, 수십 년을 반복해도 좀처럼 익숙해지질 않는다. 그렇게 살아도 살아도 삶이 낯선 우리와는 상관 없이 시간은 흘러가고 세상은 변한다. 음악계 역시 마찬가지다. 2016년 한 해가 그랬듯 2017년에도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익숙한 것들을 보내고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며 슬프고 기쁠 것이다. 여기, 그렇게 또 한 해를 흘러갈 당신이 2017년 꼭 주목해야 할 다섯 명의 젊은 여성 음악가들이 있다. 주력 장르도 활동 무대도 모두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90년대에 태어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저어기 멀리 해외에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라는 게 있다' 고 말하던 시절은 멀어져가는 듯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다양한 아름다움에 열려 있지 않다. 내년에는 조금 더 다양성을 향해 나아가기를 기대하며 2016년 우리가 놓쳤던 플러스 사이즈 패션 뉴스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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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누가 잘 했나 상 줘서 한 해를 기억하는 연말이다. 지극히 사심으로 패션계에 눈부신 순간을 선사한 여자들을 뽑았다. 그들의 멋진 공통점은 파격적인 노출, 남성의 판타지에 맞는 섹시한 모습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것! 새로운 메이크업을 보여주마, KYLIE JENNER 카일리 제너(Kylie Jenner) 인스타그램. 언제나 그 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지상 최고의 이슈 메이커, 카다시안 패밀리. SNS를 장악한 이 가족 중 올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건 단연 막내 카일리 제너다. 1997년생, 올해로 만 19세인 그가 공을 세운 분야는 뷰티다. 초록색 헤어, 산처럼 뾰족하고 새까만 눈썹, 지네의 다리처럼 속눈썹을 강...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서프러제트 운동을 이끈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자서전의 한국어 번역본 제목이다. 집단으로서 한국 여성들은 한 해 내내 정치‧사회적 담론의 주요 생산자였다. 2016년, 세상을 이끌어가는 여성들의 힘이 드러났던 주요 장면들을 짚어본다. 2017년을 마주하며,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문장을 조금 바꿔보았다. “여자들은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다.”...
1. 지금, 여기의 페미니즘 | <여성혐오가 어쨌다구?> <여성혐오가 어쨌다구?> 는 페미북살롱의 첫 주차 때 함께 읽은 책이다. 온라인 여성혐오의 시작, OO녀의 기원, 학내 페미니즘 문제, 혐오의 작동방식, 성소수자 운동 등 비교적 최근 한국사회에서 일어난 다양한 페미니즘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여섯 명의 필자들의 서로 다른 이슈에 대한 깊은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동시대-한국 페미니즘에 대한 다면적 이해가 가능하다. 특히 페미북살롱에서는 생물학적 ‘여성' 혐오 뿐 아니라 ‘성소수자' 혐오까지 다루는 이 책을 통해 혐오 양상에 대한 논의를 넓히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다. 최근 페미니...
정치후원금이란? 최근 탄핵정국에서 '막말' 등으로 화제가 된 국회의원들에게 '18원'을 후원한 뒤 영수증 발급을 요구하고, 다시 돈을 환불받는 방법으로 의원실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기분까지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정치후원금의 재발견이 이루어졌다. 물론 이렇게 활용할 수도 있지만 정치후원금 의 본래 목적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활동을 펼치는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보내 그들을 응원하는 일이다. 국회의원이 받을 수 있는 정치후원금 한도는 1년에 1억5000만원으로,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까지 모금 가능하다. 정치후원금은 연말정산 때 10만원까지 세액공제로 전액 환급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
여성과 정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눈 이번 세션은 지난 총선 결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양한 수치를 통해 한국 여성의 정치참여 환경에 대해 파악하고, 이어서 지난 19대 국회가 여성 관련 입법에 어떤 노력을 했는지 먼저 알아봤다. “20 / 51 / 17” 4.13총선을 돌아보기 위한 숫자들 지난 총선 결과를 두고 많은 언론들이 다음과 같은 보도를 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모두 포함해 51명, 여성 당선자 비율은 17.0%로 역대 선거 중 가장 높았다.” 20대 국회의 여성의원 당선인 수는 최초 여성 당선인이 나온 2대 국회 때보다 25배 이상 늘었다. 또 직전 19대 국회와 비교해서는...
모든 것의 발단은 즐겨 입던 스키니진의 허벅지가 튿어진 것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살이 쪘다 몸무게를 일부러 재지 않은 지는 햇수가 제법 지난 일이다. 나는 나의 몸을 곧이곧대로 보는 것도, 수치화하는 것도 힘들어했다. 나는 살찐 사람이기 때문이다. 글쎄, 사실 살이 쪘다는 말 자체도 어디서든 손쉽게 입밖으로 뱉기 어려운 일이다. 나는 먹는 것을 사랑하며, 직장에 다니고, 퇴근하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즐기고 맛있고 향기로운 음식과 잘 어울리는 술을 먹는 것이 인생의 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즐겁기만 한 취미생활이 나의 체형과 결합되는 순간, 그것은 ‘즐기지 말고 참아야 할’ 어떤 것으로 변모한다. 살 쪘어?...
2 육, 해, 공군을 다 합쳐 장성 이상의 현역 여군은 단 두 명이다. 2003년에 진급한 양승숙 준장 (간호장교), 2010년 진급한 송명순 준장 (여군 전투병과). (*송명숙 장군은 예편.) 11% 해마다 11% 가량의 여군이 성희롱 및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여군 인권상황 실태조사’의 응답자 중 11.8%가 최근 1년 내에 성희롱 및 성군기위반 행위를 당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다른 여군이 성희롱/성폭력을 당한 경우를 보거나 들은 비율은 41.3%에 이르렀다. 성희롱을 당한 여군의 38.2%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여군이 가장 많이 겪는 성희롱은 어깨 두드리기...
친한 친구는 고등학생 때 심한 따돌림을 겪은 적이 있다. 그는 무거워 터질 것 같은 책가방에도 혜민스님 책을 항상 넣어 다녔다. 그 후, 주변 다른 친구들이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을 때 그는 항상 가방 속 혜민스님 책을 꺼내며 위로를 건넸다. 파워 트위터리안, 베스트셀러 저자 등 혜민스님을 부르는 수식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 친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는 ‘힐링 멘토’ 다. 사실 이전에도 이른바 '혜민식 힐링'이 부질없고 근본 없다는 비판은 항상 있었다. 그러나 조금씩 그의 처방이 부질없음을 넘어 기만을 향해 가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엄마가 새벽에 놀아주세요' 2012년, ‘새벽에 놀아주...
<김윤하의 뮤직 어라운드>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놓치기 아쉬운 지난 달의 앨범을 소개합니다. 청취 전 괜한 걱정이나 두려움 없이, 오로지 생의 희로애락과 멋만을 나눌 수 있는 작품들로 고르고 고른 다섯 장의 리스트입니다. 조동진 [나무가 되어] 먼 한 점에서 소리가 시작된다. 소리는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20년을 기다린 가락일 테니 어찌 그렇지 않겠나. 그리고 그 소리는 오래 견디고 침묵한 시간만큼 진지하고 신중하게 낮은 포복을 시작한다. 앨범은 조동진의 이름 앞에 흔히 붙는 포크보다는 앰비언트로 분류하는 것이 유효해 보일만큼 사운드와 분위기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매만져진 소리 숲 사이, 자연과 시간, 추억과 회한을 담아 곱게 고른 단어와 문장이 스쳐 지난다. 아름답다. 자칫 한국 대중음악사 속 전설로만 기록되었을 이름의 현현한 현재를 만날 수 있기에 더더욱. 이민휘 [빌린 입] 2012년, 틀도 없고 근본도 없는 구장구장 리듬으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던 무키무키만만수의 돋보였던 활약 이후 이민휘의 행보는 느리지만 선연했다. 몇 번의 영화음악 작업과 몇 번의 공연이 지나고 서울에서 브루클린까지 7...
『이갈리아의 딸들』은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꼽히는 저서다. 1977년에 출판되었으니 이제 40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 책은 40년 동안 줄곧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이는 책의 내용이 그 정도로 전복적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현실의 변화가 지난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1996년에 출판된 이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갈리아의 딸들』이 새롭게 부상하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이 2015년에 등장한 ‘메갈리아’의 기원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메갈리아는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F!의 창당 과정 초기에 젊은 여성들의 활동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많은 참가자들이 공통으로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H는 얼마 전 개봉했던 영화 <서프러제트> 의 장면을 떠올렸다. “메릴 스트립이 분했던 수장 격 인물, 팽크허스트가 떠올랐다. 당시에 보면서 계속 의문이 들고 화도 났다. 왜 팽크허스트는 온갖 경호를 받으며 다니고, 정작 경마장에 뛰어들어 죽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인지. 운동에서 상징적인 인물이거나, 문화자본이 풍부하거나, 구드룬처럼 정당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운동에서도 좀 더 편안한 위치를 점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한국으로 되돌아 와 생각해보면, 1세대 시니어 페미니스트,...
일상이 사치가 되지 않도록 “콜라텍은 하루 온종일 있어도 눈치 볼 일이 없어.” “천 원 가지고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 자리잖아요. 커피 전문점은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어요. 상식적으로 맥도날드 같은 데는 쫓아내지는 않잖아요.” “자유를 좋아하니까 여기 나오지!” 종로의 여러 공간을 취재하면서 만난 노인들 중 여럿은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곳을 찾아 왔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자신들의 존재가 어떤 공간에서는 달갑지 않은 존재 라는 것이다. 장기를 두고, 공원에 나오고, 춤을 추고, 외식을 할 수 있는 일상. 노인 빈곤이 극심한 시대에 이러한 이야기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의,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