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남편을 붙잡고 절뚝거리며 걷는다. 최근에 출산했거나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한 지인들도 엉덩이가 아픈 고통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매번 느끼지만 임신과 출산의 경험은 정말 다양한 거 같다. 놀라웠던 건 이거다. 임신하고 뱃속에 아기가 자라면서 내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왜 엉덩이가 아픈지 설명하면 그런 일을 겪지 않았더라도 여자들은 대부분 공감하고 어디가 어떻게 아플지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한다. 그런데 남자들은 하나 같이 내게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라고 조언했다. 인대가 늘어났을 때 운동하지 않는 건 상식이면서 임신한 여성에겐 꼭 운동을 하라고 잔소리를 하더라. 축구하다가 발목을 다쳤는데 아프다고 가만히 있지만...
올해 1년은 다사다난했지만 딱히 대단히 뭘 한 것 같지도 않고
화는 반드시 아래로 흐른다
‘어떤 게임이냐 하면’ 시리즈가 24회차를 맞았다. 그간 스무 개 이상의 게임을 리뷰했는데 처음에는 놓치면 아까운 재미있는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시작한 시리즈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선정의 기준이 구체적으로 변했다. 너무 어렵지 않을 것. 어렵다면 난이도 조절이 가능할것 주인공이 있다면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게임을 위주로 리뷰할 것 한글로 되어 있어 유저들이 접근하기 쉬울 것 이번 리뷰에는 그런 조건으로 리뷰했던 게임 중 다시 생각해도 놓치기 아쉬운 게임들을 몇 작품 골라 언급해보고자 한다. 이름하여 2018 올해의 게임들!...
당신도 사회성 게이지가 늘 낮습니까?
짧게 잡으면 백 년, 길게 보면 150년 남짓인 브로드웨이 쇼의 역사는 처음부터 여성 관객들이 일구어낸 세월이었다. 현재와 같은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형성되기 이전의 뮤지컬 비즈니스란 유럽발 오페레타, 아니면 한 쪽에선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다른 한 쪽의 어두운 커튼 뒤에서는 창녀들이 몸을 팔았던 뮤직홀이나 버라이어티 공연이었다. 현재 라스베가스 스트립쇼의 원조이기도 한 이런 공연에는 여성들이 관객으로 드나들 수 없었다. 여성들은 객석에 앉을 수도 없었고, 관람을 원하지도 않았다. 그곳에 있는 여성들은 어떤 면으로든 ‘전문가’들이었다. 이 침침한 사업이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자 제작자들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겠다고 결심하고...
재테크를 잘 하는 사람들은 기록도 잘 한다. 세상이 좋아져서 누구나 자신의 사례를 공유해준다. 책으로 내는 사람도 있고, 블로그, 카페, 유투브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정말 인상적인 ‘재테크 덕후’들이다. 일부러 자동이체를 하지 않고 적금을 직접 이체하며 그 때마다 설렘과 기쁨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남의 덕질 구경하는 걸 정말 좋아해서 재미있게 탐방했다. 이런 성실한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나는 아무래도 이들처럼 열심히 해서 아주 큰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나는 돈 모으고 돈 버는 일조차 의욕이 없고 게으르고 소질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돈에 관심을 가지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
죽을때까지 나를 섬기며 속죄하여라
올해에도 나는 딱히 발전한게 없어. 내년에도 이렇게 되면...
최근 나는 함께 사는 고양이의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동물 병원에 갔다. 수의사는 고양이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입원시키기로 결정한 뒤 나를 두고 “엄마로 불러야 할지, 아빠로 불러야 할지… 흐흐”라는 말을 했다. 엄마나 아빠 혹은 캣맘이나 캣대디는 반려동물이 있는 주인이나 집사, 혹은 주로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에게 자주 사용하는 호칭이다. 그 수의사는 내 고양이의 입장에서 나를 엄마로 불러줘야 할지 아빠로 불러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렇게 말했다. 내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헷갈린다는 소리다. 일단 나의 고양이는 나를 엄마로도 아빠로도 부르지 않으며 그저 “냐아옹”하고 부른다. 그러니 수의사의 그 말은 고양이의 관점에...
배가 계속 커지니 이제 책 한 권 들고 다니는 것도 버거워 이북리더기로만 책을 읽다가 오랜만에 종이 책 구경을 하고 싶어 서점에 들렀다. 아기 낳을 준비를 하는 만큼 생애 처음 육아서적코너에 갔다가 놀라운 걸 봐버렸다. <아이의 잠재력을 깨우는 엄마의 질문 수업> <아들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은 엄마들에게> <초보 엄마 육아 대백과> <엄마 마음 사전> <엄마표 감정코칭> <엄마도 모르는 엄마 말의 힘> <엄마가 놓쳐서는 안될 결정적 시기> 아. 아기는 엄마 혼자 만들고, 엄마 혼자 낳고, 엄마 혼자 키우는 거였구나....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백만 가지도 더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주로 잘 잡히지도 않고, 승차거부를 당할 때도 있으며, 빠른 길 대신 아는 길을 고집하는 데다가 종종 불친절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일부' 택시기사를 떠올리면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우버 같은 서비스가 한국에도 있기를 바랐다. 대신 한국에는 모바일 카풀 앱이 있다. 그동안은 이를 우버와 다르지 않은 서비스로 생각해 왔다. 일종의 대체제인 셈이다. 그래서 올해만 해도 모바일 카풀 앱을 100번도 넘게 이용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카풀 앱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최근 내가 겪은 일이다. 아마 카풀 앱을 이용하는 여성 모두가...
계속 이렇게 남의 반응에 반응하며 작업해야할까?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면 며칠 후 틀림없이 생리가 시작됩니다.
나에겐 취미라 하기엔 뭐한 수집벽이 하나 있다. 바로 여행 다니는 도시에서 제공하는 각종 무료 지도를 모으는 것인데, 때로는 비싼 값에 파는 두툼한 관광지도보다 몇 번 접힌 팜플렛 형태의 이 지도들이 가지고 있는 도시에 대한 정보값이 높다. 그리고 사실, 예쁘다. 각 도시가 관광청이나 방문자 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이 지도들은 대표적인 공공디자인의 사례다. 디자인과 공공성의 접목에 대해 고민하는 이응셋 스튜디오의 이예연 디자이너는 그런 작업을 꾸준히 해온 디자이너다. 12월의 <I’m a pro>는 이예연 디자이너를 만나 그의 디자인 커리어와 1인 디자이너로서 일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Q. 당신은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