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사치가 되지 않도록
“콜라텍은 하루 온종일 있어도 눈치 볼 일이 없어.”
“천 원 가지고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 자리잖아요. 커피 전문점은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어요. 상식적으로 맥도날드 같은 데는 쫓아내지는 않잖아요.”
“자유를 좋아하니까 여기 나오지!”
종로의 여러 공간을 취재하면서 만난 노인들 중 여럿은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곳을 찾아 왔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자신들의 존재가 어떤 공간에서는 달갑지 않은 존재라는 것이다. 장기를 두고, 공원에 나오고, 춤을 추고, 외식을 할 수 있는 일상. 노인 빈곤이 극심한 시대에 이러한 이야기들은 삶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의, 식, 주 그 외의 ‘작은 사치’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 독거노인, 병상에 누운 노인, 노동하는 노인은 여전히 많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이 기사는 어디까지나 여유가 있는 노인에 국한된 얘기로 들릴 수도 있다. 일상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삶이 얼마나 고단한데, 고개를 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작 1000~2000원을 내는 것도 이들에게 ‘작은 사치’가 된다면 이들의 일상은 어디에 있는 걸까. 게다가 어떤 공간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눈치가 보인다면, 이들의 일상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어떤 공간에서든 달갑지 않은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싶지 않다. 그래서 노인들의 권리는 곧 미래의 내가 지켜내야 할 권리기도 하다. 눈치를 피해 밀려난 노인들이 몰려든 곳에서, 이들은 또 다시 밀려나고 있다. 일상은 사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 누가 됐든 마찬가지다.
by 김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