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여자로 살기’에는 비용도 많이 들지만, 많은 것들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테면 모욕 같은 것들. 그런데 모욕감처럼 ‘KIBUN'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무거운 여성이라는 이유로 실제 피해를 입는 경우도 왕왕 있다. 물론 ‘무거운 남성’도 있겠지만, 그들이 받는 피해는 무거운 여성보다 훨씬 경미하다. 무거운 남성은 불룩 나온 배도 ‘인격이 훌륭하다’며 올려쳐주는 농담을 받고, 곰돌이같다. 듬직하다, 풍채가 좋다 등 사회에서 온통 ‘뚱뚱하다’를 돌려 말해 주느라 바쁘다. 물론 무거운 여성은 그런 배려를 받지 못한다. 미국 웨스턴미시건 마크 로흘링 교수의 연구 결과, 직장에서 무거운 여성이 남성보다 심한 차별을 받는다고 한...
10세 여성 아동의 80퍼센트 이상이 다이어트를 해 본 경험이 있고, 2010년 경부터 청소년들의 주머니 사정으로도 살 수 있는 로드샵 화장품이 부지기수로 쏟아져 나왔던 데다, 요즘에는 심지어 어린이들이 어른과 똑같이 ‘관리’ 받을 수 있는 ‘키즈 스파’ 역시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어느 교복 브랜드에서는 교복 안에 틴트를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달려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우고 또다른 브랜드에서는 몸에 밀착되는 라인을 살렸다며 ‘코르셋’교복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이런 겉모양이 그 사람의 모든 가치를 대변하는 사회, 여성에게 돈도 벌어오고 미모까지 유지하기를 요구하는 이런 사회가 당...
무거운 여자로 살면서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는 ‘무겁게 살아가는 것’에는 꽤나 돈이 든다는 것이다. 그나마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운영하는 66100같은 사이트가 있어 다행이지만, 보통 체격의 여성은 온라인 마켓에서 ‘프리사이즈’ (전혀 프리하지 않은 주제에 왜 이 옷들을 그렇게 부르는지! ‘프리사이즈’란 44-66의 보통 체격 여성이 무리 없이 입을 수 있는 옷 사이즈를 원하지만 프리의 의미가 심하게 왜곡되었다) 옷을 그보다 훨씬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 체격이 큰 여성들을 위한 옷은 일단 비용을 더 들여야 한다. 온라인 마켓에서도 플러스 사이즈를 구비한 곳이 점점 늘어나고는 있지만, XL, XXL 사이즈는 당연...
나는 모델은 아니지만 옷에 몸을 맞추려 여러 번 도전한 경험이 있다. 숨 쉴 틈도 없이 타이트한 원피스나 스키니진을 보고 결의에 찬 한숨을 쉬어 배를 있는 힘껏 안으로 집어넣고는 몸을 살살 달래며 옷 안에 입장하려 노력한다. 간신히 44사이즈 원피스의 지퍼가 채워지거나 구하기도 어려운 22인치 청바지의 단추를 여밀 수 있으면 그날은 아주 기뻤다. 옷이 나를 받아 주었어! 옷에 들어갔다! 만세! 생각해 보면 내가 옷을 선택해야 하는데 옷이 나를 선택하게 한 것이다. 내 몸에 대한 주도권을 옷에게 넘겨준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