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가 막 개봉했을 무렵, 재미있다는 입소문과 그걸 뒷받침하는 흥행성적에도 굴하지 않고 나는 이 영화를 외면했다. 디스토피아에서 총질을 하는데다가 미녀들을 다섯씩이나 감금해놓고 아내로 삼는 설정이라니. 줄거리를 슬쩍 보고 이것이 바로 남성향 판타지를 극한으로 구현해 놓은 결과물이구나 싶어서 일부러 보지 않았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개봉이 한참 지나 DVD가 나왔을 즈음이었다. 유난히 머리가 복잡했던 그날, 나는 아예 정신 나간 영화를 봄으로써 머리를 정화하려는 속셈으로 <매드 맥스>를 골랐다. 그런데 재생 버튼을 누르고 한참 보고 있자니 뭔가 이상했다. 이거 완전 에코 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