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코로나 바이러스
독일 베를린은 2020년 3월 13일 기준으로 학교 등이 문을 닫았으며, 17일부터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가 금지되었고, 50인 이하 모임의 경우 참석자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했다. 3월 21일 기준으로 1025명의 확진자를 갖고 있으며, 3월 22일 현재 10인 이상 모이는 행사가 금지되어 있다. 식당 영업은 배달 및 테이크아웃과 같은 제한된 형태로만 유지되고 있다. 마트 등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한 곳, 약국, 병원, 청소업체, 우체국 등의 영업은 허용되어 있다*1.
나는 내가 평소 지켜오던 생활패턴(독일어 수업 장소<>도서관<>집)이, 장소가 집 책상으로 고정된 것을 제외한다면 자가격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에 개인적인 충격을 받았다. 일이 너무 바빠 집을 잠 자기 위해서만 사용해오다가 대외적으로 집에 머무를 핑계가 생겨서 좋다는 친구도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늦게 알아차렸다. 많은 분들이 이미 잘 실천에 옮기고 계시겠지만, 특히 독일에 계신 분들께 약간의 참고가 되길 바라며 이런저런 조언을 적어보려고 한다.
1. 자신을 잘 돌본다.
1) 일상을 유지하는 데 돈과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평소에 5분 들여서 생필품을 살 수 있었다면 최근에는 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상황의 변화를 인지하고 돈과 시간, 노력을 들인다. 신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자신을 보호하려 노력한다.
2) 잘 먹는다. 신체건강을 위해 충분한 수분,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도록 노력한다. 야채와 과일은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어렵다면 좋아하는 드레싱을 첨가하거나, 주스를 마시거나, 간단하게 요리하는 등 변화구*2를 사용한다.
3) 잘 잔다. 잠이 오는 것을 돕는 차, 베개맡에 놓는 라벤더 포푸리 등을 적극 활용한다.
4) 어제를 끝내고 오늘을 시작해야 한다. 일어나자마자 씻고, 옷을 갈아 입고, 식사를 한다. 이 셋을 묶음으로 해치워야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쉬워진다. 평일이라면 눈을 뜨자마자 잠자리를 벗어나도록 애를 쓰고, 눈을 뜬 시각과 몸을 일으키는 시각의 간격을 띄우는 것은 주말 혹은 일이 없는 날에만 허용하는 것이 낫다.
5) 시간을 나눠서 관리한다. 뽀모도로*3 혹은 KMN*4을 참고로 한다. 전자의 경우 여러 가지 앱이 제공되고 있고, 유튜브에서도 관련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2.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다.
1) 양질의 정보를 취득한다. 모든 정보를 단시간에 습득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가짜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진짜 정보는 시간이 지났을 때 더 풍부해져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독일 상황에 대해 믿을만한 한국어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곳은 다음과 같다.
⓵정부 웹사이트
- 대한민국 주독일 대사관: overseas.mofa.go.kr/de-ko/index.do
⓶사기업 웹사이트
-제이클래식*5> 고객지원> 공지사항> ‘코로나19 관련 독일상황 Q&A (업데이트)’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처방법이나 확산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 파악에 대해서는 정부 웹사이트인 질병관리본부(cdc.go.kr), 개인사이트*6인 코로나 19 실시간 상황판 (coronaboard.kr)를 참고할 수 있다.
2) 집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만한 방법을 찾는다. 외부의 자원들을 찾아 사용한다. .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7는 3월 31일까지 무료로 디지털 콘서트와 아카이브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베를리날라이브*8는 베를린의 행사들을 디지털 상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다.
3) 업무들을 예측가능하게 만든다. 불안은 예측불가능성으로부터 온다. 마감이 있다면 지키고, 지킬 수 없다면 마감 기한이 닥치기 이전에 마감을 지킬 수 없는 사유와 내가 생각한 대책을 적어 상대방에게 연락한다. 한 예로 글쓰는 사람이 마감을 놓치면, 글을 감수하는 사람의 마감, 오탈자를 점검하는 사람의 마감, 편집자의 마감, 일러스트레이터의 마감, 디자이너의 마감, 진열 공간(온라인이라면 웹진 및 사이트, 오프라인이라면 인쇄소와 서점 등)의 마감이 연쇄적으로 미뤄진다.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긴다.
4)사회적 질병은 사회적으로 대처해야 함을 상기한다. 현재 의료진은 업무 과다, 자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질병의 확산 속도가 느려져야, 의료진의 업무량을 줄이고 자원 보급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다. 구성원들이 물리적 거리를 둠으로서 바이러스의 전파를 늦출 수 있다.
나는 ‘오늘의 할 일을 다했다. 잔다.’ 라고 생각하며 눈을 감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해내야 할 업무와 책임이 있고, 다른 사람이 할 업무와 책임이 있는 것이다. 오늘의 내가 할 일을 했으니까, 마트는 휴지를 들여놓고, 드럭스토어는 손세정제를 들여놓기*9를 기대하며 잠에 든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잦아들기를.
*1. 베를린 시정부의 코로나 관련 웹사이트에서 독일어로 된 관련 정보를 구할 수 있다.
www.berlin.de/corona
*2. 독일어 수업에서 만났던 Ruth의 과카몰리 딥 레시피. 잘 익은 아보카도 2알, 생라임 2분의 1쪽의 즙, 양파 2분의 1, 토마토 1개, 고수 1줌, 소금과 후추를 필요로 한다. 아보카도를 으깨고, 양파와 토마토, 고수를 잘게 다진다. 모두 섞고 라임즙을 뿌리고 후추와 소금으로 간한다.
*3. 뽀모도로는 이탈리아어로 토마토를 뜻하는 말로, 토마토 모양의 부엌용 타이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프란시스코 시릴로Fransisco Cirilo에 의해 1980년 후반에 발전되었다. 집중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나눠서 패턴화하는 방법이다. 25분 일하고 3-5분 휴식을 취하고, 4번의 패턴 후에는 30분 가량의 긴 휴식을 취하고,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방식이 전통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출처는 Wikipedia의 Pomodoro Technique 항목. (2020년 3월 22일 기준)
*4. KMN은 한국의 번역가 김명남의 시간 배분 방식으로, 40분 집중하고 20분 쉰다. 김명남의 블로그에 KMN을 권하는 이유, 방법, 유의점, 활용 팁 등 자세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다.
https://starlakim.wordpress.com/2019/06/29/4020-작업법/
*5. 제이클래식은 독일에서의 비자 취득 등을 지원하는 사기업이다.
https://jklassik.co.kr/contents/notice.html?tb_name=notice&bbs_section=view&Ctg=&page=1&idx=68
*6. ‘둔딘’과 ‘소저씨’의 개인운영 사이트. 개인이 취합한 자료이기에 인용과 사용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책임하에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영어로 된 정보도 제공한다.
*7. www.digitalconcerthall.com/ko/home
*8. www.berlinalive.de
*9. 2020년 3월 22일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휴지와 손세정제는 희귀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