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 ein zerbrochenes Licht

핀치 타래여성서사

1. (3) ein zerbrochenes Licht

깨진 전구 하나.

맥주-

1. (3) ein zerbrochenes Licht +이미지

깨진 전구 하나.


안정된 거주지와 비자가 연결되어 있는 비EU연합 국적인인 내게는 집 문제가 큰 고통이었는데, 4인실에서 3인실로 옮겨갈 무렵 침대맡 조명으로 쓰는 조그마한 전구가 깨졌다. 다른 룸메이트들을 위해 방의 메인등은 껐지만 조용히 책을 읽거나 하고 싶은 경우 쓰는 것으로, 10유로 정도 했다. 나는 그것을 새로 사지 않았는데, 혼자 쓸 수 있는 방으로 이사간다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 필요 없이 전등을 껐다 켰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구가 깨지고 4개월 정도가 지나 이사를 갔다. 4개월 동안은 전구에 투명 플라스틱 컵을 씌워 사용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4개월의 시간을 왜 그렇게 보냈나 싶다. 4개월일 뿐이라도 조명을 새로 샀어야 했는데, 깨진 채로 내버려 두지 말았어야 했는데. 언젠가 자신만의 방이 생기길 바라는 조그마한 희망과, 그것이 좌절될 때를 예비한 체념과, 어찌 될지 모르는 미래에 대비해 돈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은 오기... 여러 가지가 버무려져 깨진 전구는 모자를 쓰고 내 침대 맡에 머물렀다.


삶의 어떤 시기에는, 자신을 소중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지나 자신을 보호해야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갖고 살아야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냉소적으로 굴라는 뜻이 아니라, 내 영과 육에 대해 우선순위에 놓고 투자하는 것. 사람이란 너무 허무하게 작은 계기로도 쓰러져버리기 때문이다.


내 작은 모자쓴 전구에 대해, 애틋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게 비슷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그것을 그렇게 어떠한 시기의 상징물로 존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 나는 다시 새 전구를 살 테다.




SERIES

독일의 맥주

더 많은 타래 만나기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나는 땡땡이다. 아마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팟캐스트는 쓰잘데기 없는 고민에 시간을 올인하고 있는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을 위한 해결 상담소로,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여 해결해 준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방송이다. 그리고 ‘땡땡이’는 이 취지에 맞게, 사연자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다 만들어진 애칭이다. 비밀보장 73회에서..

13. 대화하는 검도..?

상대의 반응을 보며 움직이라는 말

이소리소

#검도 #운동
스스로를 돌이켜보기에, 다수의 취향을 좋아하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들이 아이돌이나 예능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체온이 2~3도는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대화에 섞일 적당한 말이 뭐 있지?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 뭐라도 이야깃거리를 던져보지만 진심이 없어서인지 어정쩡한 말만 튀어나온다. 결국 혼자 속으로 “난 만화가 더 좋아.."라며 돌아서는 식이다. 맛집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어째 운동 취향도 마이너한 듯하고.....

주접

플레잉 카드

헤테트

#플레잉카드 #트럼프카드
버드 트럼프Bird Trump 원고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까마득한 언젠가 텀블벅에서 후원한 플레잉 카드 (=트럼프 카드) ! 원래 쟉고 소듕한 조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맹금류를 제외한 새를 무서워하는 편) 이건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냅다 후원해버렸다. 그 뒤로 잊고 살았는데 오늘 도착. 실물로 보니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어, 세상에. 하다못해 쓸데없이 많이 들어있는 조..

[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여성서사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

비건 페미 K-장녀 #1 가족의 생일

가족들과 외식은 다이나믹해지곤 한다

깨비짱나

#페미니즘 #비건
다음주 호적메이트의 생일이라고 이번주 일요일(오늘) 가족 외식을 하자는 말을 듣자마자, 다양한 스트레스의 요인들이 물밀듯이 내 머리속을 장악했지만 너무 상냥하고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일요일에 시간이 되겠냐고 오랜만에 외식 하자고 너도 먹을 거 있는 데로 가자고 묻는 말에 못이겨 흔쾌히 알겠다고 해버린 지난주의 나를 불러다가 파이트 떠서 흠씬 패버리고 싶은 주말이다. 이 시국에 외식하러 가자는 모부도 이해 안가지..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