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Der Vorteil, der Nachteil (2)
장점과 단점
독일에서 누군가를 만났을 때, 나이는 무엇인지, 어느 지역/학교 출신인지, 부모님의 직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아마도 독일 대도시에서 이뤄진 첫 번째 만남에서 나이를 묻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연장자가 모임의 비용을 전부 혹은 많은 부분 지불하는 식의 관습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화장을 하지 않았을 때 “오늘은 피곤해 보인다”라는 등의 수동공격적 말을 들을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항상 웃고, 내용을 부드럽게 궁글려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거절을 할 경우에 여러 쿠션 용어들을 사용할 것 등등에 대한 압박 또한 훨씬 낮다. 여성에게 화장과 서비스 정신이 가혹하게 요구되는 한국과는 몸으로 느껴지는 차이점이다. 물론 독일에서도 서비스 직종 종사자들에게 단정한 복장과 정형화된 행동 양식이 요청되나, ‘여성에게만’, ‘필요 이상으로’ 작동하는 기준이라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적다.
아이가 있는 가정의 경우 엄마가 아이를 보고 있는 동안 아빠는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한다. 남편의 가족 모임에 아내가 꼭 동행하지 않는다. ... 동시에, 결혼보다는 동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이혼에 따른 재산 분배와 위자료 등의 지불 의무 등에도 불구하고 이혼 또한 잦다. 평생 지속되는 가족 관계 유지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낮다고 하겠다.
이것은 독립적인 사람에게는 좋은 환경일 수 있는데, 반대로 상대방의 돌봄과 관심, 관계가 주는 친밀감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척박한 환경일 수 있다. 타인과의 심적/물리적/사회적인 거리가 확보되어 있지만, 동시에 사적 관계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적은 편이다. 시간을 들여 친해진 관계가 아니라면, 잦은 연락이나 심리적인 보살핌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러한 특성들은 특히 외국인들의 초기 정착기간 생활 면면을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독일 내의 공적 시스템에서 지원받을 수 없는 부분들을 사적인 관계에서도 쉽게 충족할 수 없는 것이다. 사적인 추천이 있어야 직업이나 거주지를 찾는 것에 가속도가 붙는데, 독일의 인간 관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은 폐쇄성으로도 작동한다. 독일의 외국인들은 모국의 인간관계를 리셋하고 0에서 시작하는 것조차 아니라, 마이너스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