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 Auf Deut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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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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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해!


다시 양말님의 사례로 돌아가서, 내가 양말님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조금 더 생각해 보았다.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하다Berlin ist arm, aber sexy”라는 독일 정치인 클라우스 보베라이트Klaus Worwereit*2의 말마따나, 베를린이 매력적인 이유에는 몰려드는 외국인들*3이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 또한 한 몫을 하고 있다. “독일어로 해!” 라는 말에 외국인인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알맞은 말은 무엇일까?

“너 본인이 다문화 도시에 살고 있는 걸 알고 있니?”라고 해야 할까?

약간 긴 느낌이다.

“트집 잡을 게 언어밖에 없니?”

이것도 아닌 것 같다.

“너가 한국어를 하는 건 어때?”

이것도 아니다.

고민 끝에 나라면 “아, 네 모국어로 말하라는 거야? Willst du, dass ich auf deiner Muttersprache sage?” 정도로 답변하면 어떨까 하는 정도의 결론을 냈다. 시간이 많이 지났고 섀도우복싱 *4같은 느낌도 들지만, 이런 일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 마련이기도 하고...


외국어로 생활하고 계신 많은 여성분들께 심심한 응원의 뜻을 전합니다. 느닷없이 인용당한 양말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1. 이것은 내가 다니던 미술대학의 학년 회의에서 벌어졌었다. 내가 다녔던 학과의 3학년과 4학년은 교수와 소그룹을 지어 작품에 대한 코멘트를 받고 작업을 발전시켜나가는 수업인 ‘스튜디오’ 수업을 듣게 되어 있는데, 당시에는 스튜디오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었다. 인기있는 교수님의 스튜디오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밤을 새서 기다려 자기의 이름을 적어넣기도 했다고 한다.

(이 일화를 낭만적인 전설처럼 말하던 선배의 말투가 기억난다. 나는 진짜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학년 회의에서 어느 스튜디오에 들어갈지 제비뽑기로 하자는 안이 나왔고, 내 기준에서 이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심한 경우 회화를 하는 학생이 입체 전공 교수님의 스튜디오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의가 길어지는 것이 싫었던 당시 과대표(=사회자)는 내가 제비뽑기에 반대하자 이런 식으로 반응했다. 결국 제비뽑기가 진행되었다. 나는 그 날 집으로 돌아가 크게 울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뒷 이야기가 더 있는데, 나는 그 다음 년도에 과대표가 되어 자신이 원하는 교수님에게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교수님의 기준에 따라 고르게 하자는 안을 냈고, 진행했고, 그렇게 바뀌었다.

내 눈물의 값은 조금 비싸다.

*2. 2003년 11월, Focus Money와의 인터뷰에서.

*3. 2017년 6월 30일 기준, 베를린의 총 인구수는 3,688,976명이고, 독일 국적 소유자가 2,998,766명으로 81.3퍼센트, 외국인은 690,210명으로 18.7%이다. 어림잡아 베를린 인구 5분의 1이 타국에 적을 둔 자들이다. ‘Einwohnerentwickliung von Berlin’, Wikipedia, 2020년 3월 8일 기준.

*4. Shadow Boxing. 상대가 없는 허공에 대고 복싱 연습을 하는 것. 가상의 상대를 이미지화하여 연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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