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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23구 표류기 3. 다이토 구, 우에노

몰래

다이토 구, 우에노 (台東区、上野) 한 달 반 만에 이국땅에서 집도 절도 소속도 없는 완벽한 백수가 된 몰래!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알바 구하기 어학원에서 오후 반(13시~17시)을 배정받은 이상, 처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시간대는 오전에서 정오까지 혹은 18시에서 23시까지. 즉 9 to 6 사무실 아르바이트, 또는 심야에 운영하는 술집이나 바는 애초에 후보에도 못 올라간다. 무조건 카페, 아니면 음식점이다. 만일 오전 알바를 뛸 경우 담배 냄새가 나지 않는 가게(옷에 배면 다른 학생들에게 민폐이기도 하지만, 일단 내가 싫다). 교통비를 아끼려면 자전거로...

도쿄 23구 표류기 2. 아라카와 구, 니시닛뽀리

몰래

어학원에 들어온지 3일째. 입학식과 함께 바로 반 배정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우선 응시자 본인이 ‘초~중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중~고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서 각자 다른 층에서 시험을 본다. 시험은 어휘와 작문으로 이루어지며, 다 치르고 나면 희망하는 시간대(오전 또는 오후)를 골라서 제출하면 끝이다. 나는 10년도 더 전에 일본어능력시험 2급을 땄던 사람이라 ‘지금쯤이면 다 까먹었겠군’이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초중급 단계에 응시했다. 그런데 마지막 작문시험 문제에서 턱 걸리고 말았다. ‘본인이 일본에 온 이유는? 향후의 일본어 공부 계획은 어떻게 될 것인가?’ '워킹홀리데이를 하러 왔다'는 말 한 마디 말고 뭘...

도쿄 23구 표류기 1. 한국, 대구공항

몰래

“아따~ 불황은 무슨! 이게 뭔 불황이고! 해외여행 잘들 가는구만!” “아, 아빠.. 누구 들을까봐 쪽팔리니까 제발 그런 홍준표 같은 소리 좀 하지 마...” 그것이 2017년 아빠와 나눈 마지막 대화였다.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대구공항은 사람으로 미어터졌다. 대구에서 서울로 가는 것보다 도쿄로 가는 게 더 가깝다는 걸 느낄 새도 없이, 깨달았다. 2017년 7월. 나는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 비자 소유자의 신분으로 일본에 ‘떨어졌다’. 일본에서 살려면 우선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비자에는 배우자 비자(일본인과 결혼하는 경우), 취로비자(就労ビザ, 주재원으로 파견을 가거나 현지 취업을 하는...

I'm a pro 7. 신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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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서울에 살아.” 이 말은 수많은 편리와 특권을 압축한 선언이다. 무언가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윤택한 삶을 위한 인프라가 몰려 있는 서울로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선택으로 여겨지고는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큰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디자이너 신선아는 지방에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꾸려 나가고 있다. 여성의 날 기념 그래픽. 이미지 신선아 Q. 당신은? 페미니스트 그래픽 디자이너 신선아라고 한다. BOSHU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BI, CI 디자인을 주로 했고, BOSHU에서는 편집디자인을 하고 있다.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과 컨텐츠를 기획하면서 사회적인 메시지가 시각적으로 어떻게...

I'm a pro 6. 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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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은? 활자를 디자인하는 사람. 흔히 말하는 폰트나 서체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Q. 어떤 디자인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인가? 오래 가는 것. 활자 디자인은 무척 보수적인 분야다. 사용자들이 과감한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도 새로운 시도에 약간의 두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하나의 활자체를 만들면 오래 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오래 갈 수 있는 활자체가 제일 좋은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진희 디자이너의 개인 작업. 이미지 김진희 그렇다고 해서 디스플레이 용 활자체가 좋지 않은 디자인이라는 말은...

I'm a pro 5. 박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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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a pro>에서 다섯 번째로 만난 디자이너는 그래픽 디자이너 박채희. Q. 당신은? 프린트물 기반의 작업을 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전시회의 그래픽 포스터나 도록, 리플렛과 같은 작업을 많이 맡는다. 최근엔 브랜딩 방면의 작업도 하고 있다. Q. 어떤 디자인을 하기 좋아하는지? 균형을 이루고 맥락이 잘 잡혀 있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디자인. 겉보기엔 추상적인 개념일 수 있지만 자리하는 데에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컵을 디자인하는 데 손잡이가 있는 이유는 컵을 잡기 위한 것이지 않나. 손잡이가 ‘잡는다'는 기능을 다 하지 못하면 맥락을 갖춘 디자인이 되지 못하는 셈이다...

I'm a pro 4. 이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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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취미라 하기엔 뭐한 수집벽이 하나 있다. 바로 여행 다니는 도시에서 제공하는 각종 무료 지도를 모으는 것인데, 때로는 비싼 값에 파는 두툼한 관광지도보다 몇 번 접힌 팜플렛 형태의 이 지도들이 가지고 있는 도시에 대한 정보값이 높다. 그리고 사실, 예쁘다. 각 도시가 관광청이나 방문자 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이 지도들은 대표적인 공공디자인의 사례다. 디자인과 공공성의 접목에 대해 고민하는 이응셋 스튜디오의 이예연 디자이너는 그런 작업을 꾸준히 해온 디자이너다. 12월의 <I’m a pro>는 이예연 디자이너를 만나 그의 디자인 커리어와 1인 디자이너로서 일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Q. 당신은 어떤...

여기컨에서 만난 여자들 3. 장혜선

도유진

2018년 11월 3일, 성수에 위치한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에서 ‘여성을 위한 일, 일 하는 여성 (WORK FOR WOMEN, WOMEN WHO WORK)’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제 2회 여성 기획자 컨퍼런스(아래 여기컨)이 열렸다. 여성 기획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워크샵과 강연 프로그램으로 꽉꽉 찬 특별한 하루에 만난 멋진 여자들의 이야기를 글로 담았다. 이 날 여기컨에서는 여성 기업 부스전, 커리어 리디자인과 실무 꿀팁 나누기 같은 다양한 워크샵 프로그램 이외에도 여성 기획자들의 강연이 열렸다.그 중 장혜선(브릭투웍스 이사)씨는 사회혁신 기업에서 일해온 기획자로, '기획자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를 화두로 10년의 기획자 경력에 걸친 이야기를 공유했다. 인턴으로 시작해 이사까지 성장한 장혜선을 강연이 끝난 후 만났다. 사진 조아현 장혜선 이사가 10년이 넘게 일해온 ‘크래비스파트너스'는 사업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자 한다. 내부에서 공익 목적의 사업을 기획하기도 하고, 소셜 벤쳐(이윤만을 추구하는 것 대신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서비스 및 제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등 신생기업)를 육성하거나 투자도 한다....

여기컨에서 만난 여자들 2. 여성 기획자, 업계 성차별을 말하다

신한슬

지난 11월3일 열린 제2회 여성기획자컨퍼런스( 아래 여기컨)는 ‘기획자’보다 ‘여성’이 돋보이는 행사였다. 반드시 기획자가 아니더라도 IT 업계를 필두로 다양한 업계에서 일하는 페미니스트 여성으로서 참가했다는 사람이 많았다. “여성을 위한 일, 일하는 여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았다. 궁금했다. 여기컨에 참가하는 여성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을까? 일하면서 만나는 가장 흔한 성차별은 무엇일까? 직장에 페미니스트 동료가 있다는 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래서 직접 물어봤다. 행사 전 1주일 간 온라인 설문, 여기컨 행사 당일 참가자 현장 설문, 행사 종료 후 추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총 79명에게 여성 기획자가 일하는...

I'm a pro 3. 이지선

이그리트

사고 싶은 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서점을 둘러보다 무심코 사지 않을 수 없는 책이 눈에 밟히면 무엇에 홀린 것 마냥 종이책을 사는 그 순간을 결정하는 요소란. 어떤 이에게는 그것이 저자일 수도 있고, 주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꽤 많은 이들에게 그 순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바로 책의 디자인이 아닐까. <I’m a pro>의 세번째 주인공인 디자이너 이지선은 바로 그런 책들을 만들어 온 사람이다. Q. 당신은 어떤 디자인을 하는 사람인가? 책. 처음에는 북디자이너인 오진경 씨의 사무실에서 보조디자이너로 2-3년 가량을 보내다가 회사에 들어가 보고 싶어서 문학동네 어린이팀에 입사한 게 시작이었다...

스튜디오 어택: 우리는 여성 선배에게 배운다

정세이

내가 그래픽 디자인계에서의 페미니즘 무브먼트를 처음 접한 것은 작년 출간된 단행본 <WOOWHO>(6699press)에서였다. 비록 행사 현장에 직접 간 것은 아니었지만 여성 디자이너들 간의 연대의 장이 생겼다는 것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러다 작년부터 프리랜서가 되고 디자인 비용에 대해 고민할 일이 많아지면서 지난 8월 FDSC(*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 클럽)에서 개최한 ‘디자이너의 수입과 지출’ 타운홀 행사에 참여하여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고, 바로 그 자리에서 회원 가입을 하게 되었다. FDSC 안에서는 여러 소모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중 ‘스튜디오 어택’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스튜디오를 찾...

FREE

I'm a pro 2. 이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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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디자이너는 많다. 그런데 알고 있는 여성 디자이너는 없다. 잘 나가는 여성 디자이너도 드물다. 커리어를 꾸준히 쌓아가고 더 ‘잘나질’ 기회는 수많은 여성 디자이너를 제치고 남성 디자이너에게 먼저 주어진다. 한두 번이면 그건 상사의 편애다. 쌓이고 쌓여 그게 암묵적인 법칙이 되면, 그건 고루하고 공고한 성차별이다. 그 벽에 가로막혀 우리는 알고 있는, 잘 나가는, 잘 하는 여성 디자이너를 모른다. 그래서 <핀치>는 알 만한, 잘 나갈 만한, 그리고, 잘 하고 있는 현업 여성 디자이너를 만나기로 했다. <I’m a pro>는 그렇게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여성 프로 디자이너를 소개한다.  망원역 근처에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뻗은 골목엔 ‘나만 알고 싶은 가게’가 몇 군데 있다. 오래오래 있었으면 좋겠지만, 너무 유명해져서 입소문을 타면 괜히 속상한 그런 곳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가서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고 싶지만 <수요미식회>에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곳들. 그 중 하나가 디자이너 이아리를 만난 미드나잇 카페 pers다. 여기 테이블 서랍을 열어보시면, 호텔 어메니티처럼 카페 로고가 찍힌 메모지도 있어요. 그는 카페 pers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카페에 배치된 메모지와 문진 등 소품을 디자인했다. 디자인의 결과물엔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취향이 당연히 들어가 있지만, 그만큼 당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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