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인생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을 때, 난 검은 개와 함께였다. 내가 평소 좋아하는 활동들도 더 이상 기쁨을 가져다 주지 않았고, 식욕이 있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검은 개는 나의 기억과 집중력을 먹어치우는 걸 좋아했다. 함께 무언가를 하거나, 어디를 가려고 하면 초인적인 힘을 필요로 했다. 나는 나의 검은 개에 대해 사람들이 알게 될까 봐 가장 두려웠다. 사람들이 나를 어찌 평가할지 걱정했다. 검은 개와 생활한다는 낙인이 찍힐까 무서워, 나는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며 티를 내지 않으려 전전긍긍했다. 그래서 (얼마 없는) 아주 많은 양의 에너지를 검은 개를 감추는데 쏟아부었다. 감정을 숨기려 거짓말을 유지하는 것은 참으로 진이 빠지는 일이다.
그(검은 개)는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말하게 만들 수 있는 영향력을 가졌다. 나를 짜증나게 했으며, 측근으로 있는데 불편한 사람으로 만드는데 능했다. 반복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깨워질 땐, 눈을 뜨고 있어도 암전 된 것 마냥, 어둠 속에서 눈을 감은 듯했다. 또한, 부족한 수면으로 인해 다음 날 내가 얼마나 피곤할지 상기시키는 것을 잊는 법이 없었다. 검은 개와 같이 산다는 건 조금 우울하거나, 슬프거나, 울적한 것과는 결이 다르다. 최악의 경우, 감각이 없어짐과 같다. [살고 싶지 않다. 죽고 싶지 않다. 그저 나의 존재가 처음부터 없었다면.]을 바라게 된다.
그를 도망치게 만들 것이라 생각된 것들을 하며, 그를 쫓아내는 시도도 해보았다. 그러나 그는 항상 우위를 차지했고, 주저앉아 있는 것이 다시 일어서는 것보다 쉬워졌다. 결국 나는 만물과 모든 사람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느낌이 드는 지경이었다. 검은 개는 마침내 내 인생을 강탈하는데 성공했다.
* 초반 포스트들을 통해 검은개(우울증)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