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개(2)

핀치 타래우울증검은 개일상

검은 개(2)

나는 검은 개와 산다

friendblackdog


살아가는 기쁨을 잃으면,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난 이 시기에 전문적 도움을 구했다. 이것은 회복을 향한 첫 걸음이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검은 개는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한마디로 검은 개는 평등 기회 잡종인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한 묘책이나 마법의 약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배웠다.(적어도 아직은.) 약물 치료는 일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개인마다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 진심으로, 정서적으로 [진정한 나]와 부딪히게 하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혁신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검은 개와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그에게 몇 가지 기술을 가르쳤다.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짖는 소리가 커지므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이 항우울제만큼 가벼운 증상에서 중증까지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임상적으로 입증된 바이다. 따라서,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고 개는 뒤에 남겨 두어야 한다. 

감정 일기를 적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종이에 나의 생각을 던져놓는 행위를 통해 감사한 것들을 추적하는 능력을 얻기도 하고 카타르시스(마음속에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를 언어나 행동을 통하여 외부에 표현함으로써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을 되찾는 일. 출처: 위키피디아)를 느끼기도 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아무리 악화되더라도, 적절한 발걸음을 내딛고, 알맞은 사람들과 이야기 한다면, 검은 개의 날은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검은 개에게 감사하다고 할 순 없지만, 많은 걸 배웠기에 좋은 선생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덕분에 나의 삶을 재평가하고 단순화 할 수 있었다. 나의 문제에서 벗어나기 보다는 그것을 포용하는 것이 나은 방법일 때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검은 개는 아마 앞으로도 항상 내 인생의 일부가 될 것 같지만, 결코 전처럼 날뛰는 짐승이지는 않을테다.(우리는 합의점을 찾았다.) 어려움이 있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도움을 묻는 것에 부끄러울 이유는 하나도 없다. 안타까운 건, 삶을 놓치고 있다는 것.





* 초반 포스트들을 통해 검은 개(우울증)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살아있는 검은 개와 생활하는 것이 실제로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는 점. 

SERIES

나는 검은 개와 같이 산다.

friendblackdog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말 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4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상속인 조회 서비스 조회 완료 후 한 달 정도는 은행과 보험 정리에만 매달렸다. 사실 지점이 많이 없는 곳은 5개월 여 뒤에 정리하기도 했다. 그 사이에는 자동차 등을 정리했고 건강보험공단, 연금공단, 주민센터 등을 방문했다. 상속인 조회 서비스에 나온 내역들을 한꺼번에 출력해 철 해 두고 정리될 때마다 표시해두고 어떻게 처리했는지(현금수령인지 계좌이체인지 등)를 간략하게 메모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편하다. 주민..

비건 페미 K-장녀 #1 가족의 생일

가족들과 외식은 다이나믹해지곤 한다

깨비짱나

#페미니즘 #비건
다음주 호적메이트의 생일이라고 이번주 일요일(오늘) 가족 외식을 하자는 말을 듣자마자, 다양한 스트레스의 요인들이 물밀듯이 내 머리속을 장악했지만 너무 상냥하고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일요일에 시간이 되겠냐고 오랜만에 외식 하자고 너도 먹을 거 있는 데로 가자고 묻는 말에 못이겨 흔쾌히 알겠다고 해버린 지난주의 나를 불러다가 파이트 떠서 흠씬 패버리고 싶은 주말이다. 이 시국에 외식하러 가자는 모부도 이해 안가지..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나는 땡땡이다. 아마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팟캐스트는 쓰잘데기 없는 고민에 시간을 올인하고 있는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을 위한 해결 상담소로,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여 해결해 준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방송이다. 그리고 ‘땡땡이’는 이 취지에 맞게, 사연자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다 만들어진 애칭이다. 비밀보장 73회에서..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오늘도 결국 살아냈다 1

매일매일 사라지고 싶은 사람의 기록

차오름

#심리 #우울
하필 이 시기에 고3으로 태어난 나는 , 우울증과 공황발작으로 많이 불안해진 나는, 대견하게도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다. 우울증과 공황발작이 시작된 건 중3. 하지만 부모는 어떤 말을 해도 정신과는 데려가주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20살이 되고 알바를 하면 첫 번째로 갈 장소를 정신과로 정한 이유이다. 부디 그때가 되면 우울증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가지면서. 부모는 우울증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