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개를 훈련하는 방법은 다르다. 누군가는 [손]을 먼저 가르치기도 하고, [왼손]과 [오른손]을 구분하는 걸 가르치기도 하고, 누구는 [앉아]를 먼저 가르치기도 한다. 내가 가장 처음 검은 개와 맞이할 수 있는,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들기 위해 택한 방법은 음악을 통해서였다.
불면증이 심해, 잠을 자고 싶어도 잠들지 못하던 밤. 오전 3시 11분 03초. 아주 오랜만에 새로운 음악을 만나러 컴퓨터를 켰다. 유튜브로 접속하여, 제일 첫 화면에 띄어져 있는 [멜론 오늘의 플레이리스트]를 틀었는데, 정말 재미없더라.
어떻게 도달했는지는 모르겠다. 멜론, spotify, pandora(pandora는 아직 정식으로 한국에 런칭이 되지 않아 vpn을 사용해야 한다. ), 유튜브, 벅스, 등등을 통한 검색을 여러번 하고나니, 운좋게 좋은 노래들이 얻어걸린 것 같다. 그 날 괜찮게 들렸던 노래들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지진석 - Good Night
무사히 하루를 보냈다. 오늘 하루 수고했다. 속삭이는 듯한 칭찬을 받고 싶을 때 듣는 노래. (지진석씨의 노래 중 '괜찮은 척'도 좋아한다. )
하현상 - US
일부러라도 소리를 지운듯 아주 고요한 그런 밤. 습관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자책을, 적당한 선까지만 하게 해주는 곡. 눈 감고 듣게 된다.
(Moonlight도 좋다.)
정승환 - 눈사람
가사가 참 아련하다. 보통 사랑 노래는 나를 기억해달라 부르는데, 이 노래는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에 내가 불편한 요소라면 언제든 잊어달라고 한다. 제목이 [눈사람]이여서 더욱 와닿는 노래.
시간이 걸려도 그대 반드시 행복해지세요.
한참이 걸려도 그대 반드시 행복해지세요.
나이트오프 - 잠
이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들이 좋아하지만, 이 노래는 정말 헤드폰이 닳도록 들었다. [나 좀 자면 안될까. 나 잠시만 모니터 꺼지듯이 잠시 꺼지면 안될까.] 누굴 향해 말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나 좀 쉬게 해줄래.] 라며 허공에다 투정부리는 걸 대신 해주는 곡이라 듣다보면 얕은 미소가 지어진다.
박효신 - 꿈
멜로디도, 가사도 다 마음에 드는 노래. 제목을 보자마자 궁금했던 노래.
괜찮다. 잠에 들지 못해도 괜찮고. 꿈을 꿔도 괜찮고. 꿈이 없어도 다 괜찮다. 모든 것이 괜찮다고 토닥여주는 노래.
눈사람, 잠, 꿈. 이 세 노래를 정말 많이 듣는다. 특히 나이트오프의 [잠]과 박효신의 [꿈]은 들을 때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어 자기 전, 잠이 오지 않을 때, 새벽에 깨었을 때 참 많이 듣는 노래다. 적고나서 보니 수면과 연관된 노래가 많다. 아마도 집으로 돌아와 저녁에 노래를 듣는 생활 패턴과, 쉬이 잠들지 못하는 나라는 사람의 특성 때문인 것 같다.
코로나 사태가 얼른 종결되고, 모두들 건강하길 바랍니다.
https://wuhanvirus.kr/ (데이터 시각화가 잘 되어있어 보기 편한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