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왜 연애가 불안할까

핀치 타래영화여성서사연애

0. 왜 연애가 불안할까

‘여성’으로써 마주한 불안한 사랑에 대하여

루쓰

ㅇㅇ아, 있잖아 

연인으로부터 내 이름이 불릴 때 마다 가슴이 뛴다. 설렘, 기대감보다 ‘내가 또 뭘 잘못했나?’ 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리 적지도 많지도 않은 이성애를 경험하면서 자주 불안감을 느꼈다. 그들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놀라서 대답한다. 결코 잘못한 일이 없을 때도 말이다.

이 불안감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연인 간의 솔직한 대화를 하자고 했더니 ‘난 몸매좋은 섹시한 여자가 좋아.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 라고 말한 A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일방적인 스킨십에 거리를 두고 싶어 하니 ‘넌 너무 생각이 많아’ 라고 말한 B 때문이었을까? 그러나, 놀랍게도 이 모든 관계는 쌍방의 관계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이런 불안감은 연인 간의 관계를 넘어 성장과정부터 시작된다. 본인의 잣대에 맞춰 작은 행동 하나하나 지적하던 어머니, 멋모르고 들어간 첫 회사에서 만난 ‘라떼족’ 부장님의 가스라이팅 등 크고 작은 말들과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 .


이런 모습들은 일상에서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여성캐릭터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그들은 자주 ‘조연’이 된다.  영화 <남 과 여> 속 기홍(공유)에게 불안감을 느끼는 문주, 영화 <콜미 바이 더 유어 네임> 에서 엘리오를 사랑한 마르치아 등 불안한 여성들의 사랑은 남성들의 사랑 속 뒷전이 된다. 

주를 이룬 남성의 사랑이 아닌, 영화 속 여성의 입장에서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다.  불안했던 나의 사랑들과 인간관계, 그리고 불안함의 본질을 살펴보려고 한다.  


SERIES

불안한 사랑을 마주하는 자세

루쓰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병원이 다녀왔다

..

낙타

정신병원과 한의원에 다녀왔다 이번엔 둘다 끝까지 치료하고 싶다.....

주접

플레잉 카드

헤테트

#플레잉카드 #트럼프카드
버드 트럼프Bird Trump 원고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까마득한 언젠가 텀블벅에서 후원한 플레잉 카드 (=트럼프 카드) ! 원래 쟉고 소듕한 조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맹금류를 제외한 새를 무서워하는 편) 이건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냅다 후원해버렸다. 그 뒤로 잊고 살았는데 오늘 도착. 실물로 보니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어, 세상에. 하다못해 쓸데없이 많이 들어있는 조..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나는 땡땡이다. 아마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팟캐스트는 쓰잘데기 없는 고민에 시간을 올인하고 있는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을 위한 해결 상담소로,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여 해결해 준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방송이다. 그리고 ‘땡땡이’는 이 취지에 맞게, 사연자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다 만들어진 애칭이다. 비밀보장 73회에서..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