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마무리
기물은 타일 작업이 완료된 이후에 배치할 수 있다. 욕조, 변기, 세면대, 샤워기, 선반, 휴지걸이, 세탁기 등을 설치하며 업체에서 수평을 잡아 준다. 타일 남은 조각을 활용할 수 있다. 셀프로 기물을 배치하는 경우, 휴대폰의 수평계 앱을 사용할 수 있다. 배수구 쪽으로 조금 기울어지게 설치해야 욕조와 세면기의 바닥에 물이 고이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완성된 욕실의 모습이다. 아직 세면기는 설치하지 않았다.
욕실 공사를 끝내며
총 소요된 자원은 다음과 같다.
공사비 - 135만원
140만원의 원래 견적에서 샤워 수전 및 세면대 금액을 제외했고, 대신 변기를 조금 더 좋은 것으로 골랐다. 욕실 기타 악세사리 역시 구입하지 않고 대신 샤워실용 스텐레스 선반을 구입했다. 다리가 달린 이동식 욕조는 25만원의 기본 견적 내에서 고를 수 있었다. 매입형 욕조를 구입하는 경우 벽돌을 발라야 하고, 그 위에 시멘트 작업을 한 후 타일을 더 발라야 하므로 견적이 추가될 수 있다.
추가 기물 구입비 - 15만원
카운터탑형 세면대를 구입했고, 세면대의 폽업(물빼는 뚜껑)과 세면대 하부장 구입에 3만원을 지출했다. 샤워 수전 구입용으로 6만원을 따로 지출했다. 세면대를 올릴 욕실용 테이블은 따로 만들었다.
잡비 - 3만원
목공사를 위해서 오신 분께 남은 합판을 조금 잘라서 부엌 벽의 하자 부분을 보수하고 2만원의 작업비를 드렸다. 밥값은 따로 드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과자 약간과 차가운 생수는 준비한다.
공사 시간 - 2일
철거와 기본 공사, 벽 타일 공사와 줄눈 작업 이후 바닥 타일 작업에 1일, 바닥 줄눈 작업과 기물 배치에 1일을 소요했다. 샤워기 수전을 바꾸는 작업은 1시간이면 충분하다.
누군가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할 수 있으면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아직도 집을 슬렁슬렁 고치고 있다.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요령과 아주 사소한 정보를 몰라서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왔던 일들을 찾아내서 처리해 버리는 것은 조금 즐거운 일이다. 덧붙여, 공사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일들 중 하나는 ‘아니 못 하는 게 없네 이분은’ 라고 놀라는 업체 사장님을 보는 일이었다.
나는 이 글을 쓰며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내 시행착오를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각자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수리 노동에 대한 편견을 부수고 조금 더 마음에 드는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마음껏 고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