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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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게 없다

고해서 일상이 편안한 건 아니라서 쓸 게 생각났다.

오인제오

성공할 (단절) 여성이 되기 위해, 정해진 루틴대로 잘 일어나고 잘 공부하고 이제 드디어 가장 중요한 쓸 시간이 왔는데, 뭘 써야할지 생각하다가, 주어진 시간이 10분이라는 생각에 마음만 조급해진다. 

쓰는 근육이 많이 물렁해졌겠지. 그래서 다시 훈련해주면 되는 거겠지? 예전에 읽으면서 실천했던 '아티스트 웨이' 에서 말했던 거처럼 그냥 검열없이, 생각 없이 마구 10분을 쓰기로 했다. 온라인에 발행하는 거라 그래도 검열이 된다. 

컴퓨터를 여는 몇 분 동안 괜히 휴대폰을 열었다. 독일에서 점점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뉴스를 접했고, 나는 아침부터 다시 기분이 잡쳤다. 코로나는 건강한 사람들한테는 그렇게 치명적인 게 아니라 하니 걱정되지 않지만, 사람들 간에 생기는 경계의 눈빛, 특히 외국인에게 내뿜는 부정적 기운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아야하는 당분간이 싫다. 베를린 사람의 22%는 외국인이다. 그래서 나는 독일의 다른 도시보다 베를린이 훨씬 살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왠걸.....글을 쓰면서 다시 정확한 통계를 살펴보니, 베를린이 다른 곳에 비해 외국인이 월등히 많은 것은 아니었다. (역시, 이렇게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또 생각이 뚝뚝 끊긴다.)

https://orange.handelsblatt.com/artikel/29581

가장 외국인이 많은 주는 NRW주로  2천 6백만 명이 산다. 가장 외국인이 적은 주는 작센으로  21만명이다. 대도시별로 살펴보면 

베를린: 22 % 

뮌헨: 27,5 %

함부르크: 17 % 

쾰른: 21,4 % 

프랑크푸르트: 30,5 %

이렇게 나온다. 베를린이 천국인 줄 알았는데, 속았다. 그래도 더 생각해봐야지, 베를린이 천국인 이유가 있을거야. 뮌헨과 프랑크푸르트보다는 좋은 점이 분명히 많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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