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페미니즘

연극

여성 주인공

<퀴어페미니즘> 카테고리의 최신 기사

더 나은 미래라는 착각

루인

퀴어를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이거나 페미니즘과 같은 저항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 ‘지금보다 더 좋아질 미래’는 중요한 가치다. 오늘 내가 적극 참여한 운동이 당장 내일의 삶은 아니라고 해도 몇 년 뒤 나와 내 동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는 운동을 지속시킬 중요한 동력이 된다. 그래서 지금 내가 사는 곳보다 더 나은 사회에 대한 정보는 중요한 참조점이 된다. 미국은 이렇고, 프랑스는 저렇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렇고, 대만은 저렇다는 식의 정보는 한국보다 더 낫다고 평가하는 사회 혹은 한국에는 없는 법과 제도를 갖춘 사회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지금 한국 사회에 무엇이 필요하고 장차...

"당신 여자야, 남자야?"

루인

최근 나는 함께 사는 고양이의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동물 병원에 갔다. 수의사는 고양이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입원시키기로 결정한 뒤 나를 두고 “엄마로 불러야 할지, 아빠로 불러야 할지… 흐흐”라는 말을 했다. 엄마나 아빠 혹은 캣맘이나 캣대디는 반려동물이 있는 주인이나 집사, 혹은 주로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에게 자주 사용하는 호칭이다. 그 수의사는 내 고양이의 입장에서 나를 엄마로 불러줘야 할지 아빠로 불러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렇게 말했다. 내가 여성인지 남성인지 헷갈린다는 소리다. 일단 나의 고양이는 나를 엄마로도 아빠로도 부르지 않으며 그저 “냐아옹”하고 부른다. 그러니 수의사의 그 말은 고양이의 관점에...

젠더 다양성: 논의를 복잡하게 만들기

루인

최근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에게서 예전에는 학생들이 젠더 위계 질서를 말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면 요즘은 젠더 위계 질서보다 젠더 다양성을 말하는 것에 관심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트랜스젠더퀴어 혹은 젠더 다양성을 주장하는 일련의 흐름으로 인해 여성과 남성 사이에 발생하는 불균형한 차별, 젠더 위계 질서를 말하기 어려워졌다는 식의 주장은 꽤나 널리 퍼져 있다. 이 주장은 젠더 위계 질서를 다루는 논의와 젠더 다양성 논의는 서로 모순되거나 배척한다는 이해를 전제한다....

그 질문은 잘못됐다

루인

그래서 그 사람들은 타고나는 거야, 선택하는 거야? 성소수자성의 생득과 선택을 둘러싼 질문은 성소수자와 관련한 기초 특강의 질의 응답 시간에도, 개인적인 자리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물음 중 하나다. 어쩌면 이 질문은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성소수자 혐오를 정당화하고자 하는 반퀴어 혐오 집단에게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반퀴어 혐오 집단에 ‘이론적 논리’를 제공하는 길원평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는 공저자로 참여한 <동성애 과연 타고나는 것일까>의 서문에서 동성애가 타고나는 것이라면 그들을 고칠 수 없고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선택이라면 고칠 수 있고 바꿀 수 있다는 요지의 주장을 하며, 책 전반에 걸쳐 동성...

내년에도 살아서 만나자

루인

2018년 9월 29일 제주도 신산공원에서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이후 혐오 세력의 방해를 우려했지만 제주에서 반퀴어-혐오 세력은 작년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대신 인천퀴어문화축제를 방해했던 이들 다수를 제주퀴어문화축제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적은 인구나마 반퀴어-혐오 세력이 제주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를 방해했음에도 인천경찰과 달리 제주경찰의 적절한 대응으로 행사는 무사히 끝날 수 있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행사가 끝났음을 알리는 자리에서 “살아서 내년 퀴퍼에서 만나자” 고 말했다. 살아서 내년에도 만나자는 말. 이 말에 눈물이 나려고 했다. ‘살아서 다시 만나...

깃발의 정치학

루인

인천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의 반응은 ‘왜 인천에서?’였지만, 사실 2016년까지 서울과 대구에서만 열린 퀴어문화축제는 2017년 부산과 제주에서 첫 행사가 열렸고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지역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2018년 4월에는 전주시에서 처음 퀴어문화축제가 열렸고 10월에는 광주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부산, 제주, 전주(광역시가 아니다), 광주 등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환영했다. 하지만 인천광역시에서 열린다고 했을 때, 반응은 달랐다. 인천은 인구 300만 명에 가까운 대도시이자 광역시지만 서울 주변에 있는 위성도시와 비슷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동시에 지난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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