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는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를 탐험한다. 현 시대에 비유하자면, 앨리스는 창업을 꿈꾸는 여러 사람들이고, 이상한 나라는 (애석하게도) 우리나라, 그리고 토끼는 ‘창조경제'라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 토끼가 용한 토끼인지 아닌 지를 살펴보기 위해 각 부처와 지자체, 기관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창업지원 사업들을 살펴봤다. K-스타트업(k-startup.go.kr)의 지원사업 게시판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실제로 정부에서 돈을 주는 ‘사업화, 정책자금, R&D’ 관련 사업을 살펴봤다. 2013년 9월~2016년 8월 중순, ‘사업화, 정책자금, R&D’ 관련 사업 공고 47...
<편집자주> 창조경제는 현 정부 정책의 아이덴티티다. 하지만 정권이 1년 정도 남은 이 시점까지도 창조경제를 한 문장으로 간추려 정의하기란 어렵다. 일단 언어학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 사전만 봐선 해석이 힘들다. 나는 2013년 2월부터 시작된 창조경제 바람을 줄곧 취재해왔다. 많은 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산물, 정부3.0은 “없느니만 못 하다”는 비판에 줄곧 시달렸다. 창조경제 시대 종료를 일 년 앞둔 상황에서 민첩하게 움직여 보기로 했다. ‘창조경제’라는 말에서 주로 떠올리게 되는 ‘스타트업’에 도전한 것. 한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창업 공모전에 선발돼 세 달 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리고 그만 뒀다. 내가 직접 겪은 창조경제의 현실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