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 서비스 종료 공지

안녕하세요, <핀치> 대표 정세윤입니다. <핀치>는 6월 25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핀치>는 더 많은 여성의 말, 더 많은 여성의 삶을 위해 2016년 10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누구나 다시는 그 전과 같은 삶을 살지 못하리라는 예감이 드는 인생의 사건이 있습니다. 제게는 그게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이었습니다. 갑갑했고, 화가 났고, 슬펐습니다. 막막하기도 했고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맞닥뜨린 질문에 수많은, 훌륭한 여자들이 자신만의 답을 찾아 나아갔습니다. 제게는 그것이 <핀치>였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여자의 말이 여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현실을 바꾸고자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자가 외롭지 않도록. 오로지 여자가 마음껏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쉬운 여정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단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핀치>를 꾸려오면서 얻은 가장 값진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여성이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이미 빛나고 있는 여자들과 협업하고, 그들의 말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핀치>는 136명의 여성 크리에이터와 함께했습니다. 오늘의 여성만을 다루는 콘텐츠를 1649개 발행했습니다. 3317명의 핀치클럽과 함께했습니다.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세 명, 여성 마케터 한 명, 여성 에디터 한 명과 함께했습니다.

<핀치>팀은 <핀치>만의 고유한 CMS를 만들었고 여성 UI/UX 디자이너, 여성 브랜딩 디자이너와 협업해 시각적으로 훌륭한 웹사이트를 구현하고 끊임없이 이를 개선해 왔습니다. 한국어 미디어 중 단연코 가장 아름답고 사용이 편한 웹사이트라고 자부합니다.

다만, <핀치> 웹사이트 및 앱은 한 명의 남성 개발자가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핀치>의 수익이 ‘남자 주머니를 불려주는 데’ 쓰인 적은 단 한 번도 없고(누구의 주머니도 불릴 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았습니다, 만년 적자였으니까요) 저와 <핀치> 팀은 <핀치>의 가장 효율적인 운영과 유지보수를 위해서라면 남성 개발자가 아니라 고양이 손이라도 빌렸을 겁니다. <핀치>는 명백히 여성이 이끈 팀이고 저는 팀 안에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과 편집권을 늘 행사해 왔습니다.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핀치>의 콘텐츠는 공개된 아카이브 형태로 남겨둘 예정입니다.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핀치>에 꾸준히 보내주신 성원과 애정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핀치클럽> 환불 안내

핀치클럽으로 현재 정기구독을 하고 계신 경우, 6월부터 자동결제가 중단됩니다. 6개월/12개월 구독을 신청하시고 구독 기간이 남은 경우 5월 25일부터 개별 메일을 통해 환불 절차를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