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갑작스럽지만 제 고양이 자랑부터 하겠습니다.
정말 깜찍하죠? 5:5로 갈라진 이마 부근의 털 무늬가 매력 포인트랍니다. 이름은 '과자'예요.
빵실빵실 귀여운 얼굴과는 달리 한 성격하는 과자는 병원에 한 번 가려면 내원 전에 미리 병원에 전화를 해서 해당 병원의 모든 수의사 선생님들이 스탠바이하고 있어야 진료를 볼 수 있을 정도로 호랑이 기운을 가진 고양이였답니다. 정말 최고의 고양이...
아마도 길에서 태어났을 손바닥만 한 아깽이가 애옹애옹하며 자꾸 쫓아오기에 품에 안아 데려온 것을 시작으로 8년간 함께 살았습니다. 과자가 고양이별로 간지도 벌써 3년이 다 되어가네요. 고양이별에서 뒹굴뒹굴 느긋하게 그루밍하며 잘 지내고 있겠지요?
제가 캣시터라는 직업을 선택해서 지금까지 이 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는, 과자의 영향이 아주 큽니다. 사람이 아닌 동물과 감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경험을 하게 해 주었고, 고양이는 언어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없기에 더욱 예민하게 잘 살피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것도 과자입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이전엔 느껴보지 못했던 다른 종류의 즐거움과 행복을 알게 되었어요. 과자는 지금 제 곁에 없지만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고양이 친구들이 있고, 과자와 함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찾게 된 직업이 캣시터 였습니다. 그래서 과자의 이야기로 글을 시작해보았답니다.
저는 방문탁묘 업체에 소속된 캣시터입니다.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고양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야 캣시터 지원이 가능했으며, 이력서를 제출해서 연락이 오면 간단한 면담 후에 본격적으로 캣시팅을 수행하기 위한 이론교육과 실습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고양이카페나 커뮤니티 혹은 SNS에서 집사님들끼리 품앗이하듯 탁묘를 하다가 방문탁묘 일을 시작하시는 분들도 있으시지만, 과거의 제가 그러했듯 딱히 고양이 관련 인맥이나 네트워크가 없으신 분들은 방문탁묘 업체에서 일을 시작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인듯합니다.
지금까지 수행한 돌봄 건수를 카운팅 해보니 거의 1000건에 육박하네요. 햇수로는 3년 차가 되었고요. 다음 글부터 본격적으로 캣시팅을 하며 겪은 이런저런 일들을 풀어낼 계획입니다.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