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라이트를 샀다

핀치 타래게임취미

스위치 라이트를 샀다

결국 닌텐도 스위치 산 얘기

딜루트


제 스위치는 노란 색인데 아주 예쁘답니다
제 스위치는 노란 색인데 아주 예쁘답니다

이전 글에서 동물의 숲 예판에 실패한 나의 넋두리를 본 사람들이 있을텐데 돌이켜보니, 내가 생각보다 많이 침울해있었나보다.

겉으로는 그래 뭐 인기가 많나보다 하기도 하고 어쩔수 없지 하기도 하고 옆에서 예약을 도와주던 친구에게 그냥 됐으니까 하지말라 나는괜찮다 말을 했었다. 뒤쪽 소파에 하염없이 스러져 있었지만... 

20일날 전국 이마*에 500대가 풀리고, 동네 게임샵도 예약구매없이 그날 오전 선착순 판매라는 말이 뜨는데, 3월 20일은 평일이고 그날 무슨 재주를 써도 일을 빼고 이 시국에 아침에 거기까지 가서 줄을 서서 또 물건을 사고 그걸 들고 와서 이럴 자신도 없고 체력도 없고...  괜히 줄서서 기다리고 그랬다 "코로나 확산 속에도 일본산 게임기 구하려 줄 서..." 이런 기사 헤드라인의 속 여성(성별표기됨)이 될 것 같았고.. 

머릿속으로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려 봤지만 결국 애꿎은 판매 페이지를 1시간마다 새로고침하면서 혹시 취소분이 뜨지 않을까 구질구질하게 굴었다. 그도 그럴게  취소분 물량이 막 저녁에 100대를 추가로 웹사이트에 풀었다고 그러고 30분 있다가 또 몇대가 다른 사이트에 풀렸다 그러고 막상 그 얘기를 카드들고 헐레벌떡 사이트 가보면  다 팔려 있고! 

아예 여지를 주지 말 것이지 희망고문하는것도아니고 흑흑
아예 여지를 주지 말 것이지 희망고문하는것도아니고 흑흑

그렇게 한 이틀을 꾸물거리고 있으려니 아 이러느니 그냥 게임기를 하나 사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는 얘기. 연말정산도 나왔는데 그 돈 둬서 뭐해 하면서 다음날 아침 매장 오픈하는 시간 맞춰 토이저러스에 방문했다. (뭔 날인가 그날따라 스위치 라이트 색깔별로 한대씩 사서 품안에 안고 가는 사람도 만나고)

암튼 노란색 스위치를 사서 들고 왔고, 좀 쓰다가 스위치 신형 물량 좀 넉넉해지면 그때 팔아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막상 써보니까 일반 스위치보다 훨씬 가벼워서 들고 게임하는 맛이 난다. 물론 내 목과 어깨 건강에는 안녕하지 않겠지... 거의 홧김에 사온거라 SD카드도 안 사와서 그날 쿠팡 로켓배송으로 주문하고 사실 이 기기값보다도 주변기기값이나 닌텐도 온라인이니 뭐니 해서 돈이 야금야금 더 깨졌다는건 안 비밀 ^0T... 

휴대용 게임기를 한 다는 것... 목과 어깨의 근육과 디스크를 날리겠다는 것..
휴대용 게임기를 한 다는 것... 목과 어깨의 근육과 디스크를 날리겠다는 것..

 동물의 숲 발매까지 이제 5일 남았다. 막상 손에 들고 보니 이제 다음 단계의 불안감으로  매장 미니스톱에 제 때 물건이 들어올까...? 하는 불안감이 드는데 어찌 이런 불안한 예감은 스테이지 클리어 하듯 매번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걸까. 

신형 스위치가 씨가 말랐는데 그 와중에 동물의 숲이 발매 된다니까 스위치 라이트도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고 한다. 벌써 온라인은 좀 오른 상태임. 아직 곳곳에 재고는 있으니까 혹시라도 관심 있는 사람은 알아보는게 좋을 것 같다. 

단, 스위치 라이트는 링피트나 저스트댄스같은 특정 게임은 플레이하기 어렵고 독 모드가 없어서 모니터에 연결되지 않으니 꼭 이 점은 확인하고 구매할것! 

SERIES

게임 플레이 일지

딜루트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세 사람

세 사람

이운

#치매 #여성서사
1 요즘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습니다. 안경을 쓰고서 안경을 찾고 지갑은 어느 가방에 둔 건지 매번 모든 가방을 뒤져봐야 합니다. 친구들은 우리 나이 대라면 보통 일어나는 일이라며 걱정 말라하지만 언젠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을 때 그들까지도 잊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루는 수영을 다녀오는데 그날따라 비도 오고 몸도 따라주질 않아서 바지가 젖을 것은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길가에 털썩 주저앉..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주접

플레잉 카드

헤테트

#플레잉카드 #트럼프카드
버드 트럼프Bird Trump 원고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까마득한 언젠가 텀블벅에서 후원한 플레잉 카드 (=트럼프 카드) ! 원래 쟉고 소듕한 조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맹금류를 제외한 새를 무서워하는 편) 이건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냅다 후원해버렸다. 그 뒤로 잊고 살았는데 오늘 도착. 실물로 보니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어, 세상에. 하다못해 쓸데없이 많이 들어있는 조..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여성서사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