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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내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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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서발견 11. 왜 너를 잃었는가

조은혜

* 스포일러가 있으니 책을 읽으실 분들은 유의 바랍니다. * 여성 작가 이두온의 <시스터(2016, 고즈넉)>는 동생을 잃어버린 언니가 아들을 잃은 한 아빠와 함께 동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추리 스릴러물이다. 이두온은 <시스터>를 통해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가하는 거친 폭력과 관음증적 시선을 촘촘하게 그려낸다. 여성이 주체가 되어 여성의 시선에서 그려지는 스릴러물에 대해 이야기해 봤다. 수능이 끝난 학교는 난장판이었다. 고등학교 3년 간 노력한 이유는 수능 하나였으니까. 그간 지켜온 개근을 수능이 끝나고 놓아버리는 친구들도 있었다. 선생님들도 대부분 수업을 하지 않았다. 뭘 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는 돌아가며 보고싶은 영화를 다운 받아왔다. 아침 영어 방송이 나오던 TV는 선생님도, 학생도 무료한 수업 시간을 영화 보는 시간으로 바꿔줬다. 어느 하루는 누군가가 <추격자> 를 다운 받아왔다. 김윤석과 하정우의 욕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어떤 영화든 봐야 선생님들이 수업을 안 했다. 영화는 점심 시간까지 계속됐던 것 같다. 나는 그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없었다. 원래...

다시 줍는 시 3 - 우리 다시 최승자부터 시작하자

신나리

<어떤 아침에는> 어떤 아침에는, 이 세계가 치유할 수 없이 깊이 병들어 있다는 생각. 또 어떤 아침에는, 내가 이 세계와 화해할 수 없을 만큼 깊이 병들어 있다는 생각. 내가 나를 버리고 손 발, 다리 팔, 모두 버리고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숨죽일 때 속절없이 다가오는 한 풍경. 속절없이 한 여자가 보리를 찧고 해가 뜨고 해가 질 때까지 보리를 찧고, 그 힘으로 지구가 돌고…… 시간의 사막 한가운데서 죽음이 홀로 나를 꿈꾸고 있다. (내가 나를 모독한 것일까, 이십 세기가 나를 모독한 것일까.) - 최승자, <어떤 아침에는>, 『기억의 집』, 문학과지성사, 1981, 20쪽. 나는 매일 아침 다르게 깨어난다. 어떤 아침에는 눈을 뜨자마자 왕창 울고, 어떤 아침에는 눈을 뜬 채로 이불에서 몸을 일으키지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근 1년 동안, 매일 아침 깨어나는 일은 가슴에 작은 절망들을 매다는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아침을 위해서 잠들기 전 베개를 탁탁 치며 다짐의 말들을 한다. 좋은 꿈꾸게 해주세요, 내일 괜찮을 거야, 잘 할거야. 그러나 아침에 잠에서 깨는 순간 꾹꾹 눌러 놓은 다짐의 말들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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