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첨벙

핀치 타래

첨벙첨벙

아쿠아로빅을 배우던 날

혜영

오늘은 뭘해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학교에서는 몸보다 머리를 더 많이 써야 한다. 공부하고, 과제하고, 시험치고. 고등학생 때는 쉬는 시간마다 배드민턴을 치거나 운동장이라도 돌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시작한 매월 새로운 운동하기! 어떤 운동이라도 좋으니, 운동이 안 되어도 좋으니 몸을 움직여보기로 했다.

적당히 몸을 쓰면서도 흥미를 잃지 않을 만한 운동을 찾아야했다. 휴학생의 제1목표는 '재미'니까. 건강에 좋으니 싫어도 하는 건 복학하면 하기로 하고, 내가 어떤 운동을 그나마 덜 싫어했는지 고민해보았다. 21년하고 조금 더 살았는데, 좋아한다고 할 만한 운동이 특별히 없네.. 그렇게 유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찾아낸 운동, 수영이다. 

수영장으로 가자.


수영 초급을 배우고 싶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 아쿠아로빅을 하기로 했다. 언젠가 사두었던 수영복을 꺼내들고, 서울 자취방 근처 스포츠센터로 가서 신규등록을 했다. 아쿠아로빅은 1월 한달동안 배웠는데(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 일주일에 2회 저녁타임이었다. 스포츠센터에는 배움의 열기가 가득 차 있었다. 운동강습을 마치고 뛰어가는 초등학생들, 막 수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년 여성들.

아쿠아로빅은 정말 재밌었다. 물속에서 대체 어떻게 저런 동작을 할 수 있지 싶은 동작들을 가르쳐주셨다. 역시나 나는 거의 따라하지 못했는데, 아무렴 어때 싶었다. 그냥 음악에 몸을 맡기면 그만인거다. 어렸을 때 나는 물속에서 어떤 즐거움을 찾았던걸까. 지금 느끼는 즐거움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몸을 쓰면 쓸수록 순수해지는 것 같다. 

첨벙첨벙.      

SERIES

휴학생은 즐거워 - 짧은 글쓰기

더 많은 타래 만나기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말 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4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상속인 조회 서비스 조회 완료 후 한 달 정도는 은행과 보험 정리에만 매달렸다. 사실 지점이 많이 없는 곳은 5개월 여 뒤에 정리하기도 했다. 그 사이에는 자동차 등을 정리했고 건강보험공단, 연금공단, 주민센터 등을 방문했다. 상속인 조회 서비스에 나온 내역들을 한꺼번에 출력해 철 해 두고 정리될 때마다 표시해두고 어떻게 처리했는지(현금수령인지 계좌이체인지 등)를 간략하게 메모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편하다. 주민..

세 사람

세 사람

이운

#치매 #여성서사
1 요즘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습니다. 안경을 쓰고서 안경을 찾고 지갑은 어느 가방에 둔 건지 매번 모든 가방을 뒤져봐야 합니다. 친구들은 우리 나이 대라면 보통 일어나는 일이라며 걱정 말라하지만 언젠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을 때 그들까지도 잊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루는 수영을 다녀오는데 그날따라 비도 오고 몸도 따라주질 않아서 바지가 젖을 것은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길가에 털썩 주저앉..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나는 땡땡이다. 아마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팟캐스트는 쓰잘데기 없는 고민에 시간을 올인하고 있는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을 위한 해결 상담소로,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여 해결해 준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방송이다. 그리고 ‘땡땡이’는 이 취지에 맞게, 사연자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다 만들어진 애칭이다. 비밀보장 73회에서..

13. 대화하는 검도..?

상대의 반응을 보며 움직이라는 말

이소리소

#검도 #운동
스스로를 돌이켜보기에, 다수의 취향을 좋아하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들이 아이돌이나 예능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체온이 2~3도는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대화에 섞일 적당한 말이 뭐 있지?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 뭐라도 이야깃거리를 던져보지만 진심이 없어서인지 어정쩡한 말만 튀어나온다. 결국 혼자 속으로 “난 만화가 더 좋아.."라며 돌아서는 식이다. 맛집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어째 운동 취향도 마이너한 듯하고.....

[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여성서사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