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은데.
대학교 2학년 2학기, 머릿속엔 죽고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입버릇처럼 "그만 살고싶다"고 말했고, 수업도 듣는 둥 마는 둥. 어떤 날에는 학교에 가는 게 너무 버거워서 수업은 하나도 가지 않고 집에서 잠만 잤다. 그때 수강하던 수업은 6개였는데, 그중 하나는 한 학기동안 3번은 갔을까? 그리고 또 하나는 중간고사 이후로 수업을 들은 적이 없다. 사실상 수업은 4개만 들은 셈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듣지 않았다.
대학생이 수업은 안 듣고 뭐했냐면
시간표는 대충 이렇다. 주변에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나의 일상이 이상하다거나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왜 힘든걸까...? 나 지금 왜 힘들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좋아하는 수업을 듣는 것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니 생각이 많아졌다.
뭔가 잘못되었나본데...뭘까....
이유를 찾고 싶었다. 나는 지금 왜 이렇게 무력한걸까. 알지도 못하는 이유 때문에 내 삶이 점점 무너져가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땐 참 불쾌했다. 내 삶은 내가 이끌어나가야 하는데, 나는 지금 대체 무엇에 이끌려가고 있는 중이지? 찝찝하고, 기름진 느낌. 그래서 불쾌감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태. 어서 답을 찾아서 상쾌해지고 싶다.
휴학. 나도 휴학을 해야겠다. 3학년 1학기이나 3학년 2학기에 휴학을 하는 동기들도 많으니까. 그래, 나도 휴학 할래. 지금 해결 못하면 결국 내가 나를 죽일지도 몰라. 나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야. 일단 수업이라도 잠시 중단하면 이유를 찾을 시간이 생길거야.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시간을 만들어야 해. 한번 결정하면 바로 행동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기어코 휴학을 선언하고야 말았다.
까짓것 나도 휴학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