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희란 작가가 쓴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는 <<현대문학>> 2016년 11월호에 수록됐던 작품이다. <<2017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2017, 문학동네)>>에도 수록되었다. 주인공 ‘효주’는 ‘선생님’이라 불리우는 자신의 후견인과 편지를 주고 받으며 말하지 못 하고, 듣지 못 했던 지난날의 진실에 다가간다. 10대 때는 지금보다 더 사람의 감정에 관심이 많았다. 추상적이고, 언어화할 수 없는 것을 활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런 책을 보면 더 열심히 읽었다. 몇 번씩 읽었다. 그 중에서 아직도 기억나는 건 노희경 작가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이다. 내가 좋아하던 부분은 노희경이 첫사랑에게 바치는 20년 후의 편지였다. 제목은 “버려줘서 고맙다”였다. 사랑에 배신은 없다. 사랑이 거래가 아닌 이상, 둘 중 한 사람이 변하면 자연 그 관계는 깨어져야 옳다. 미안해할 일이 아니다. (중략) 마흔에도 힘든 일을 비리디 비린 스무살에, 가당치 않은 일이다. 가당해서도 안 될 일이다...
"나오미님, 상담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요... 제가 쿠바에서 최근에 귀국을 했어요. 그리고 다시 가려고 하는데요..." 나는 SNS 메신저로 불특정 다수에게 쿠바에 관한 다양한 종류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 중 이렇게 시작되는 질문의 경우, 10에 9는 남자문제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SNS에 쿠바노와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오미와 O 커플. 처음엔 상담사라도 된 양, 경청하고 공감하며 이런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답변한다. "죄송하지만 쿠바노와 사적인 관계에 관련된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내가...
* 주의! 이 에피소드는 이성애에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무기여 잘 있거라 내가 중학생 때 가수 박상민씨가 '무기여 잘 있거라' 라는 곡을 발표했다. 한 여성이 남성 다섯명과 사랑에 실패한 후 비구니가 되기까지 사연을 담았다. 박상민씨 특유의 허스키하고 구구절절한 목소리를 통해 남자한테 확 질려버린 여자의 지독한 심정이 잘 표현된다. 물론 연애 다섯 번 실패했다고 비구니가 되는 컨셉은 상당히 어이상실이지만 말이다. 쿠바를 드나든 지 햇수로 10년이 되었다. 이곳에서 나는 사랑을 했었다. 현재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소소하게 스쳐 지나간 사람들까지 다 카운트하면 나는 이미 주지스님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비혼여성으로서 당당히 속세의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오늘은 내가 쿠바에서 겪은 최악의 연애 TOP 3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세상에서 가장 비겁한 제비 일러스트 이민 첫번째 남자는 2010년에 만난 살사선생 A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가 잊혀지지 않는다. 일본인 친구가 살사 레슨을 받으러 간다기에 함께 가 봤다. 교습소 입구에 비스듬히 기대어 선 그를 본 순간, 나의 머릿속 작은 풍경이 바람에 나부끼며 '딸랑 딸랑' 소리를 냈다. 키가 190cm 정도, 크고 마른 체형이었다. 문턱에 기대 선 길쭉한 그의 마른 몸과 미남형의 이목구비에 스며든 햇살이 나의 심장을 콩닥이게 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