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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청년> 카테고리의 최신 기사

답지 않은 사람들 시즌 2 3. '여기 사람' 답지 않은 헤르미온느

유의미

해리 포터에서 헤르미온느를 제일 좋아해요. 헤르미온느는 태생이 머글이라 순혈 마법사 론이랑 정반대에요. 해리 포터도 혼혈이지만, 해리는 마법 세계에 처음 와도 다들 자기를 알아봐 주고 그러잖아요. 교장이랑도 친하고, 숲 지킴이 해그리드랑도 친하고. 헤르미온느는 그런 믿을 구석이 없어요. 저랑은 그 점이 비슷해요. 아, 물론 헤르미온느는 모범생이고 저는 아니지만. 이대 앞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의 홍차 카페에서 헤르미온느를 만났다. 짧은 머리와 늘 웃음기가 가시지 않는 입가가 인상적이었다. 홍차 종류가 너무 많아서 고를 수가 없다며 고개를 젓다가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와서는 디저트까지 단숨에 결정했다. 인터뷰 설명을 듣자마자 재미있겠다며...

답지 않은 사람들 5. ‘인간’답지 않은 엄

유의미

저는 출판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사람입니다. 엄은 짧은 머리에 소년 같은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의 작은 몸집과 단단한 체구에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숨을 고른 뒤 신중하게 느릿느릿 이야기하고, 꽤 오랜 침묵이 흘러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분명하게 자기 이야기를 했다. 알고 보니 엄도 날 때부터 그런 단호함을 가진 건 아니었다. 천천히 오랫동안 애써 빚어낸 태도였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Q.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A. 시간, 요일, 날짜 개념이 없이 살고 있어요. 직장인 때와 일상의 리듬이 완전히 다르고, 시계나 달력을 거의 보지 않고 지내요. 예전에는 강박이나 계획이...

답지 않은 사람들 4. '엘리트' 답지 않은 B

유의미

오늘 날씨가 궂어서 옥상에 있는 화분을 안에 들여놓느라 좀 늦었어요. 사진 찍는 게 취미라는 B는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등장했다. 반납하려고 들고 나왔다는 책도 두 권이나 들고 있었다. B는 몸짓을 섞어가며 시원시원하게 말하고, 호탕하게 웃었다. 질문하면 적극적으로 막힘 없이 답했는데, 워낙 조리 있게 말해서 듣는 내내 재미있었다. 한참 이야기하다 문득 시계를 봤을 땐 세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Q. 어제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어요? A. 어제가 목요일이었죠? 어제 계획이 있었는데, 실패했어요. 하나는 읽고 있던 책을 끝까지 읽는 것, 또 하나는 강의를 듣는 것이었어요. 제가 요즘 케이무크(K-MOO...

답지 않은 사람들 3. ‘시나리오’답지 않은 은사자

유의미

저는 첫인상으로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요?’ 하는 말을 많이 들어요. 누구랑 닮았다고 지나가던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인사하고. 머리를 이렇게 탈색하기 전에요. 흔하게 생겼나 봐요. 슬프게 생겼다고도 하는데 사실 그렇게 슬픈 사람은 아니에요. 주말의 끝자락에 은사자가 좋아하는 동네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한가운데에 시멘트 빛깔의 커다란 탁자가 무심하게 놓여있고, 벽도 바닥도 천장도 벽에 걸린 그림마저도 회색에 가까울 정도로 채도가 낮은 곳이었다. 부드러운 조명과 고소한 커피 내음 때문에 그 회색빛들이 차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곳의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닮은 은사자는 공간의 일부처럼 잘 어울렸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답지 않은 사람들 2. '20대 여성' 답지 않은 유니버스

유의미

‘답지 않은 사람들’은 동시대의 다양한 사람들의 세계를 여성주의적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이야기입니다. 틀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살아남아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 타협하며 지내는 사람들이 견고한 세상에 때때로 균열을 내는 방식, 기록되지 않아 주의 깊게 들어본 적 없는 일상적인 목소리에 관심이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청년 여성들을 만나, 서로의 삶과 고민을 나누고 위로를 주고받으며 우리의 연결을 꿈꿉니다. 유니버스를 만난 건 그의 출근 직전이었다. 그는 저녁 근무 조여서 늦은 점심을 먹은 뒤에 시간을 낼 수 있었다. 그가 때때로 긴장하며 질문마다 곰곰이 생각에 잠겼던 반면, 답변은 짧고 간단했다. 대화 중 여러 번 다시 물음을 던져야 마침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 자기소개를 해달라고 하자 유니버스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페미니스트이면서 커피 체인점에서 일하는, 신념을 팔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유니버스에게 신념을 판다는 건 포기와 타협을 의미한다. 버려지는 많은 소모품과 부재료를 볼 때, 일상에서 동료들의 폭력적인 언행을 묵인하거나 불의를 보고도 그냥 넘기는 순간에 특히 그렇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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