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긴 날만 기다리는 인간의 일기

핀치 타래여성서사에세이일상

해가 긴 날만 기다리는 인간의 일기

노꾸준 중구난방형 인간에서 좀꾸준 자유분방형 인간으로

개헤엄

  저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도 다니고 다른 일도 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 몇 가지 일을 한다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꾸준한 인간이 되고자 시작한 <메일링 서비스>를 위해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여성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웃픈 이야기와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친구들에 대하여. 그리고 해가 긴 날만을 기다리는 해가 짧은 날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40여명의 구독자가 받아보고 있습니다. 때론 길어지기도 하지만, 저는 제 글의 가독성을 믿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명의 남성 작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개고통은 글로 쓰여 지지 않는다.”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성 작가는 이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어떤 비극은 필연적으로 시의 옷을 입어야만 한다.” 저는 항상 이 두 문장의 간극 속에서 글을 쓰곤 합니다. 저는 비극에 대해서 쓰지도 고통에 대해서 쓰지도 예술을 위해서 쓰지도 않습니다만 좋은 글 속에는 필연적으로 시가 되는 투쟁이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제가 어떤 글을 쓰고자 하는지 짧은 설명이 가능하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지만 어쩐지 항상 설명만으로는 가닿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타래>에 꾸준히 저의 글을 올리고자 결정했습니다. 좀 길더라도 술술 읽히도록 잘 쓰겠습니다. 그게 제가 가장 잘 하는 것이니까요!


이메일     [email protected]

개헤엄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세 사람

세 사람

이운

#치매 #여성서사
1 요즘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습니다. 안경을 쓰고서 안경을 찾고 지갑은 어느 가방에 둔 건지 매번 모든 가방을 뒤져봐야 합니다. 친구들은 우리 나이 대라면 보통 일어나는 일이라며 걱정 말라하지만 언젠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을 때 그들까지도 잊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루는 수영을 다녀오는데 그날따라 비도 오고 몸도 따라주질 않아서 바지가 젖을 것은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길가에 털썩 주저앉..

[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여성서사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

오늘도 결국 살아냈다 1

매일매일 사라지고 싶은 사람의 기록

차오름

#심리 #우울
하필 이 시기에 고3으로 태어난 나는 , 우울증과 공황발작으로 많이 불안해진 나는, 대견하게도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다. 우울증과 공황발작이 시작된 건 중3. 하지만 부모는 어떤 말을 해도 정신과는 데려가주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20살이 되고 알바를 하면 첫 번째로 갈 장소를 정신과로 정한 이유이다. 부디 그때가 되면 우울증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가지면서. 부모는 우울증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병원이 다녀왔다

..

낙타

정신병원과 한의원에 다녀왔다 이번엔 둘다 끝까지 치료하고 싶다.....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