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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

엘파바

저는 현재 미레나 시술 1패 1승 중입니다. 

 어릴 때부터 생리통도 심하고 생리양도 많고 기간도 길어서 여러가지로 힘들었어요. 어렵게 취득한 해외 워킹홀리데이의 기회도 포기해야했고 일상 생활에서 늘 노심초사하고 도전할 수 없고 움츠러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엄청난 우울감은 말할 것도 없고요. 

나이가 들 수록 증상이 더더욱 심해졌고, 어느날 심한 하혈로 이대로는 삶을 유지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며 산부인과에 방문했더니 자궁의 근종이 문제였어요. 미레나는 일단 편리성으로 무월경 증상을 꼽을 수 있지만, 호르몬 조절을 도와주기 때문에 시술을 하면 근종의 상태를 바꿔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삶이 지긋지긋할 정도로 힘들었기 때문에 사실 저는 무월경을 기대하면서 미레나 시술을 결심했고, 그렇게 2017년 8월 첫 번째 시술을 했지만 아쉽게도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이미 근종의 상태나 체력 저하가 심했었고 자궁의 출혈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약 1년을 기다렸지만 무월경은 커녕, 오히려 그 수 개월 동안 매일 부정출혈만 이어졌어요. 

 결국 문제는 근종이었던 터라, 2018년 6월 전신마취 후 근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되었어요. 수술을 하면서 미레나는 제거하자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저는 제 기존의 몸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 효과가 나빴던 것 같아서 한번 더 시도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어느새 근종 제거 수술 겸 두 번째 미레나 시술을 한 지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자리잡기까지 시간은 좀 걸렸지만 첫 번째에 비하면 정도도 경미한 수준이고 안정도 더 빨리 이뤄졌어요.

 서른 중반이 된 이제서야 겨우 내 삶의 연속성을 갖게 되었어요. 삶의 연속성이 담보 되니까 나의 의지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삶을 살게 되었어요. 

어쩌면 어딘가에서 과거의 저처럼 힘들어하고 계실 분이 있다면 꼭 이 시술을 하라는 게 아니라 이런 선택지로 달라진 사람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이 과정과 현재의 후기를 써보기 시작합니다. 과거에 비하면 저는 정말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나 자유로워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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