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여자가 되면 24. 내 마음속 코르셋
김현진 나는 내 자신이 훌륭하고 투철한 페미니스트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나은 페미니스트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며 살아왔다. 그런 삶의 태도에서 약간 찔리는 것은 탈코르셋 운동에 완전히 발을 담그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홀복’이라 불리는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고 한 시간씩 메이크업을 하던 옛날과는 완전히 결별했지만, 평소에는 자외선 차단제 하나만 바르고 다니다가도 사람을 만날 일이 생기면 그래도 뭔가 얼굴에 찍어 바르는 것을 단념하지 못하는 자신이 다소 한심하게 여겨질 때가 종종 있다. 그래도 예전에 1시간 걸려서 메이크업 할 것을 20분도 안 되게 줄기는 했다. 아이라인에서 속눈썹까지 어마어마하게 정교한 공을 들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