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Susan J. Fowler, 'Reflecting On One Very, Very Strange Year At Uber' 대부분이 알고 있는 것처럼, 나는 우버 1) 를 작년 12월에 떠났고 1월에 스트라이프 2) 에 합류했다. 나는 지난 몇 달 동안 왜 내가 우버를 떠났고, 우버에서 보낸 시간들이 어땠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 내가 우버에서 겪은 일들은 이상하고, 매혹적이며, 동시에 조금 무서운 이야기다. 그러니 아직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을 때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나는 우버에 2015년 11월 SRE 3) 로 입사했다. 엔지니어로 팀에 합류하기 제법 좋은 시점이었다. 개발자들은 촘촘히 엮여 있는 API들과 씨름하고 있었고, 재밌는 작업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정신이 없을 무렵이었다. SRE 팀은 내가...
1. 남자는 여자와, 여자는 남자와 하는 게 결혼이다 유치원생들이 결혼이 뭐냐고 물으면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다. "결혼은 엄마와 아빠처럼 사랑하는 사람들이 결혼식을 하고, 한 집에서 살면서 가족이 되는 거란다. 결혼은 친척이 아닌 사람들 중에서 여자는 남자하고, 남자는 여자하고 하는 거야.” - 성교육 표준안 유치원 과정 지도서 51p 2. 남녀의 생식기는 오직 번식을 위해 존재한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성교육을 맡은 선생님들은 이렇게 말한다. “(자궁에 대해) 고마워, 네가 있어서 어른이 되어서 엄마처럼 아기를 키울 수 있어” “(음경에 대해) 고마워, 네가 있어서 어른이 되어서 아빠처럼 아기를 키울 수...
한국대중음악상(이하 한대음)은 "한해의 대중음악계를 정리하는 공익적인 시상식을 목적으로" 각계의 대중음악 전문가들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하는 '음악' 중심의 시상식이다. 오로지 ‘작품의 질’로 후보를 선정함으로써 ‘주류와 비주류 음악이 균형적으로 발전을 이루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음반시장과 대중음악계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1] 2004년 3월 제1회 시상식 이후 문화관광부의 갑작스런 후원 철회 등 여러 모로 부침이 있었으나 지난 13년간 매해 꾸준히 후보를 발표하고 시상식을 개최했으며, 그 결과 한대음은 대중음악상으로서 나름의 권위를 획득했다. "이제 적어도 한대음 후보에 오르고 수상을...
지난 주 참여자들은 이/공학 계열 분야에서 여성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들로 ‘밤샘'과 같은 업무 방식의 강요 뿐 아니라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 자체가 일종의 남성 노동자 기준, 남성성에 기반한 것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이러한 업무 방식은 곧 사내 문화, 업계 문화가 되면서 엔지니어 직종 자체의 이미지도 남성으로 대표되는 경향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06년부터 해마다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를 발간하고 있다. 아래는 2017년의 한국과 세계가 보인 성 격차에 관한 몇 가지 사실이다. 뒤에서 25등 118위 한국은 조사대상국가 144개국 중 성평등지수 118위를 차지했다. 뒤에서 25등이다. 한국 앞은 베닌(116위), 튀니지(117위)이고, 뒤는 감비아(119위), 아랍에미리트(120위)이다. 한국의 성평등지수는 0.650인데 (0 = 완전불평등, 1 = 완전평등) 전세계 평균인 0.680보다 낮다. 격차를 완전히 없애려면 23세기 돼야 전세계적으로 성 격차가 가장...
페미니스트 북클럽&살롱의 이공학 세션이 시작됐다. 첫 주차에는 미국의 IT 업계 내의 성차별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며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2주 차에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난 감상을 나누며 이/공학계열 뿐 아니라 여성들이 경험하는 전반적인 노동 문제를 짚어보았다. 이어서3-4주차에는 역사 속 여성 과학자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그들의 성과가 어떤 식으로 배제되어 왔는 지 그리고 그 원인이 지금까지 어떤 식으로 모습을 바꾸며 계속 이어져 왔는지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산업과 엔지니어들의 관계를 다룬 <엔지니어들의 한국사>라는 책을 읽고 한국의 여성 엔지니어/공학인들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며 세션을 마무리 했다. 외국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 또 지금 2030 여성들이 경험하는 현장의 상황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5주였다. 무엇이/어떻게 바뀌어야 하며, 우리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할까? 세션 첫 시간에는 다큐멘터리 <CODE: debugging the gender gap(코드: 젠더 격차 디버깅하기)>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에는 간단하게 최근 다양성 문제에 관심이 많은 실리콘 밸리 이야기로 시작했다. 실리콘 밸리의 테크 기업들이 만드는 다양성 보고서 자료들을 위주로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뒤에는 참여자들이 열띤 분위기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해주었다. <CODE: debugging the gender gap(코드: 젠더 격차 디버깅하기)>...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성평등 걸림돌에는 사법부가 단골로 등장한다.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재판에서 여성의 인권에 반하는 판단을 내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도 성희롱 망언으로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전혀 안 반가운 이름들도 보인다. 성평등 디딤돌 수상자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요약한 후보 소개를 가급적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자세한 내용은 관련 뉴스기사를 링크했다. 수상자의 수상 당시의 직책을 적었다. 1996년 (1) 신OO 교수 링크 서울대 성희롱 사건의 가해 당사자로서 반성은커녕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박용상 서울고법 부장판사 링크 1995년 서울대 신 모 교수 성희롱 사건 항소심에서...
언니모자는 여성주의 시각예술공동체로, 앞으로 한국과 세계의 여러 곳을 넘나들며 여성주의로 작품과 전시에 접근하는 미술가이드를 진행한다. 여성주의 미술의 거대한 흐름과 그에 반하는 움직임들에 대해 관점을 제시하고 시각적으로 읽어보려 한다. 언니모자의 폭주하는 예술관람차, 오늘의 여행지는 노뉴워크의 [A Research on Feminist Art Now](이하 R.F.A.N.)다. ‘시각이미지를 만드는 언젠가 페미니스트 프로젝트’ 1) 인 노뉴워크는 2017년 7월 8일부터 8월 11일까지 진행된 R.F.A.N.을 통해 한국의 미술 생태계에 서식중인 동시대 작가들을 찾아내고 모아냈다. R.F.A.N에서는 여성주의 작가들이 보낸 이미지들을 담아낸 아카이브 전시, 작가들의 포트폴리오 소개의 시간인 이미지 스크리닝을 함께 진행했다. 세부적으로는 여성주의 팀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1주차 1회, 24(살~)34(살) 여성주의 작가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2주차 2회, 35(살...
우리는 여성 개인의 의지를 자주 이야기하지만 그 의지가 발현될 만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는지는 쉽게 간과하곤 한다. "네, 제가 해보겠습니다!" 한 성공한 여성 임원의 강연을 들으러 갔을 때였다. 그의 경력은 멋졌고 여러 역경을 견디고 극복해온 모습에는 모두가 찬사를 보낼 만했다. 남성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위 거친 조직에서 그는 살아남았고 인정받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일하는 방식을 긍정하는 듯 보였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연결이었다. 그가 조직 안에서 성취를 이루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분명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본인과 조직 양쪽에 잘 맞는 업무 방식을 찾는 과정도 짧지 않았을 테다. 지금까지 일해온 자신의 방식으로 그...
『사회계약론』, 『에밀』 등의 저서를 남긴 프랑스의 교육학자,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주장하며 프랑스 혁명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준 인물로 알려졌다. 한편 그가 대단한 성차별주의자였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대부분의 철학자가 여성혐오자여서 그럴까?). 내 지도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루소는 18세기의 도널드 트럼프 같은 인물로, 그가 말하는 자유와 평등은 오직 남성에게만 적용되었다. 루소가 보기에 여성에게는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진리를 파헤칠 재능이 없었다. 그는 여성의 자리를 가정으로 지정하면서 남성이 공직에 나가 일할 수 있도록 여성은 그의 옷을 바느질하고 집안일을 도맡는 역할을 해야 한...
2017년 12월. 2018년 2월, 이케부쿠로에서 통곡하기 이전에도, 내심 마음 속으로 일본에서의 취직을 생각하고는 있었다. 친자매가 하반기 취직 시장에서도 쓴잔을 마셨다는 소식에 초조해졌기 때문이다. 한 명이라도 일을 하고 있어야 좀 집안이 돌아갈텐데, 취준생이 두 명이라니. 어휴. 본격적으로 취활(就活, 한국어로는 ‘취준’)전선에 뛰어들기 전, 일본 회사에 대해 감을 좀 잡기 위해서라도 ‘앉아서 하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싶었다. 문제는, 사무직 알바들은 이제 비자 기한이 반년 남짓밖에 안 남은 워홀러를 뽑을 리가 만무했다는 것이다. 결국에 로손 편의점 대신 구할 수 있었던 알바처 두 곳은 텔레마케터와 ‘다방’의 서빙...
느리지만 어쨌든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국내를 제외했을 때의 이야기다. 한국의 게임 현황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단지 젠더 문제만 논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고 나니 그렇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과포화, 양극화 상태다. 지난 2018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상위 1~3위 게임이 전체 매출의 약 34%를, 상위 10개의 게임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1년도 채 안 된다. 중국산 모바일 게임까지 가세하며 상황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 MMORPG 게임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모험이고 비용도 부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