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앞에서 있었던 일

핀치 타래일기

횡단보도 앞에서 있었던 일

2020. 04. 07. 火.

기모 연


태어나서 처음으로 새 똥을 맞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가로수 아래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수리 위로 톡 떨어졌다. 전깃줄에 고여있던 물이 후두둑 떨어졌구나 싶었다. 손바닥으로 털어냈다.  덩어리가 느껴졌다. 손바닥에 흰색 조금 섞인 갈색 똥이 묻은 걸 확인했다. 굳이 다른 손으로도 쓸어봤다. 당황스러웠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수건과 복권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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