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와 사마귀

핀치 타래일기

빗자루와 사마귀

2020. 04. 05. 日.

기모 연



옥상에 바람을 쐬러 올라갔더니, 구석에 있는 싸리 빗자루에 죽은 사마귀가 끼어 있었다. 죽은 지 오래 됐는지 바싹 말랐다. 살짝 구겨진 종이 인형처럼.  

사마귀는 Y 모양의 지푸라기 사이에 목이 끼었다. 큰 삼각형 머리가 걸려서 나오지 못한 모양이다. 지푸라기를 살짝 벌리니까 사마귀가 톡 바닥으로 떨어졌다. 

고작 이런 지푸라기에 끼어 죽다니.  어이 없을 정도로 허술한 함정이라도, 가장 여린 부분이 끼고 가장 비대한 부분이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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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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