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

핀치 타래일기

어떤 책

2020. 04. 08. 水.

기모 연



어떤 책을 읽었다. 소설이었다. 주인공 여자가 방에 돌아왔는데, 그 방은 모두 짝짓기하는 벌레들로 뒤덮여 있었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 '소년'이 서 있었다. 그 번역이 맞는지 의심이 들어서 원서를 찾아보았다. 원서에는 'dummy', 아니면 'danny'라고 쓰여있었다. '아, 굼벵이잖아.'라고 생각했다.  

여자가 넋이 나가 있는데, 집을 관리하는 남자가 그 페이지 아래 여백 부분(한 챕터의 끝이었다)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 주황색 페이스트가 있는 요리였다. 남자는 요리가 거무스름한 빛이 날 때까지 볶았다. 그 리고 '미국에 태움 요리가 나오자, 미국적 구움 요리는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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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여성서사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

비건 페미 K-장녀 #1 가족의 생일

가족들과 외식은 다이나믹해지곤 한다

깨비짱나

#페미니즘 #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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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병원이 다녀왔다

..

낙타

정신병원과 한의원에 다녀왔다 이번엔 둘다 끝까지 치료하고 싶다.....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주접

플레잉 카드

헤테트

#플레잉카드 #트럼프카드
버드 트럼프Bird Trump 원고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까마득한 언젠가 텀블벅에서 후원한 플레잉 카드 (=트럼프 카드) ! 원래 쟉고 소듕한 조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맹금류를 제외한 새를 무서워하는 편) 이건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냅다 후원해버렸다. 그 뒤로 잊고 살았는데 오늘 도착. 실물로 보니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어, 세상에. 하다못해 쓸데없이 많이 들어있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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