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핀치>는 여성 크리에이터가 쓴 글과 웹툰이 올라오는 플랫폼입니다. 얼마 전 모 에디터가 핀치에 대해 잘 모르는 친구에게 플랫폼의 특성을 설명하며 '글로 가득 차 있는 넷플릭스'라고 말했다고 해요. 그 이야기를 듣고 공감되기도 하고 아주 적절한 비유라 크게 웃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영상들이 감독, 작가, 배우들의 피땀눈물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듯이, 핀치에 가득 차있는 글들도 독자 여러분들에게 선보여지기 전까지는 많은 분들의 고민과 작업들을 거칩니다. 핀치 블로그에서는 핀치의 많은 글들을 완성시켜주시는 분들에 대한 인터뷰가 꾸준히 올라올 예정이에요.
일러스트레이터부터 에디터, 그리고 크리에이터들의 인터뷰들을 읽으며 평소 독자분들이 가지고 계셨던 궁금증이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핀치에게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핀치의 SNS나 블로그 댓글을 통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앞으로 블로그와 핀치에 실릴 글들에 꼭 반영할 수 있도록 할게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이: 안녕하세요. 2년째 핀치에서 일하고 있는 성실한 작업자 이민입니다.
Q. 독자분들로부터 이민님의 일러스트가 콘텐츠와 잘 어울리고 감각적이라는 호평이 굉장히 많아요! 그림을 그리신 지는 몇 년이나 되었나요?
헛ㅋㅋㅋㅋ 막상 저는 주변에서 구독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잘 듣지 못하는 말이라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릴 때 말이 느렸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그림으로 단어를 가르치시다가 저 혼자 가지고 놀면서 그림을 그리게 된 게 못해도 29년 정도 되었습니다. 젓가락질 보다 종이에 연필 가지고 노는 게 빨랐어요. 어머니가 인형 대신 인어공주 그려서 장난감 삼아 가지고 놀게 하시고 저는 그걸 혼자서 그려보고 싶어서 엎드려서 그리다가.. 그리다가 시력도 왕창 나빠지고 척추측만증이 왔지만 그림으로 먹고 사는 게 어디냐, 싶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삽니다.
Q. 일러스트 작업을 하실 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작업하시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크리에이터 분들이 보내주시는 글과의 조화입니다.
글의 가독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하게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삽화를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주로 작업을 하시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그 이유가 있다면?
최근에 3년 동안 사용하던 공용 작업실을 나와서 집 거실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고양이가 굉장히 방해를 하지만 할만 합니다. 하하하. :D
Q. 일러스트 작업을 하시며 가장 힘들 때가 있다면? 반대로 가장 즐겁고 뿌듯할 때가 있다면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옛날이라면 슬럼프가 왔을 때가 제일 힘들다고 하겠지만 나이 들수록 건강을 염려하게 됩니다. 요즘은 눈이 제일 걱정이에요. 컴퓨터로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서 눈 건강을 지켜가면서 작업하는 게 저의 가장 큰 이슈입니다.
구독자분들께 조금씩 피드백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제일 기쁩니다. 혼자 만족할 때도 많아서 그날 작업한 작업물을 시간 단위로 들어가서 확인할 때도 있어요.ㅋㅋㅋ 고슴도치 엄마처럼 제 자식 아끼는 마음이 듭니다.
Q.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반려묘 자랑 해주세요! (사심)
동료 작가가 동네 화단에서 새끼 고양이를 밤새 지켜보다가 새벽에도 어미가 오지 않아서 차에 치일 뻔한 걸 데려온 게 저와의 인연이 되었습니다. 다리를 절어서 버려진 것 같았는데 그냥 영양이 부족해서 그런거였어요. 밥 잘 먹으니까 막 뛰어다니더라고요. 처음 이름은 '참깨'였어요. 저희 집에 와서 '율무'가 되었습니다. 방배동 출신의 율무라고 가족들은 방율무라고 합니다. (ㅋㅋㅋㅋ아무말 이름 짓기입니다.)
겁이 엄청 많고 걱정도 많아요. 저희 가족이 다 걱정이 많아서 그걸 고새 닮은 것 같습니다.
까탈스럽지 않고 밥도 주는 대로 잘 먹고 낯선 사람도 따라가지 않는 가장 예쁜 막둥이입니다.
Q. 평소에 작업하시는 툴과 장점이 궁금합니다!
아이패드로 작업합니다. 와콤 신티크가 비싸서 그걸로 써요. (ㅠㅠ) 작아서 휴대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일러스트 작업이 있으시다면요?
요즘은 페이버릿츠 작업에 공을 들여 하는 편이라 그 작업이 맘에 듭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마디 해주세요.
처음 핀치와 일하게 된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작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제가 실수로라도 빻은 그림을 그리게 된다면 주저 말고 채찍질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