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나는 런던 여행을 꾸렸다. 온전히 어쩌다 알게 된 서점 하나 때문이었다. 이곳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는데, 바로 여성 작가의 작품만이 서점 책장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커다란 책장 앞에서 여성들이 역사적으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여자는 글을 배워선 안 된다’는 말이 ‘책 읽는 여자는 까다롭다’는 말로 이어졌고, 그렇게 어느 누구도 작가도 독자도 될 수 없었다. 그리고 이곳은 여성 작가의 처음으로 안내한다. 이제는 잊혀진, 다양한 작품의 초판을 수집하고 모아서 판매하기 때문이다. 여성 작가 작품의 경우, 대부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재조명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귀중한 처음들을...
사진 조아현 그를 알기 전까지 나는 힙합을 안 좋아하는 줄 알았다. 오로지 돈 자랑과 자의식과잉, 여자를 액세서리로 취급하는 가사만이 남은 이 장르를 어떻게 즐기는지 도통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삼의 곡을 처음 듣던 날, 불변의 진리를 깨달았다. ‘역시 장르는 죄가 없지.’ 9월, 최삼의 싱글 [미트콘드리아]의 앨범 소개는 이렇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 호흡 과정이 진행되는 세포 속에 있는 세포 소기관으로 몸 속으로 들어온 음식물로 ATP(에너지원)를 합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중략) 미토콘드리아는 독자적인 고유의 DNA가 있으며 모계로부터만 이어받는다.” 그의 음악에 중심에는 늘 여자가 있다....
‘슈퍼스타K 3’에서 몽환적인 목소리로 대중을 사로 잡은 김예림은 사람들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 들었다.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언젠가 꾸었던 어렴풋한 꿈을 기억하거나, 계절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3년의 공백 이후, 새로운 싱글 앨범 [Salki]가 얼굴을 드러냈다. [Salki]는 이전의 김예림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변신 그 자체였다. 목소리와 창법, 가사 내용과 멜로디, 기획과 구성. 새가 알을 깨어나오기 위해 숱하게 보냈을 시간처럼, 그가 홀로 보냈을 여러 밤을 헤아리게 된다. 현재 텀블벅에서는 그의 새로운 앨범 발매를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 이다. ‘여성’과 ‘동양인’이라는...
사냥하는 자는 숨는다 아마 표정 때문이겠지 누구나 알아채는 웃기는 붉은 늑대 이유도 없고 마음도 없이 누군가를 가지려 하네 누구나 알아채는 웃기는 붉은 늑대 누구라도 상관없어 당신이 좋겠어 누구라도 상관없어 당신이 좋겠어 누구나 알아채는 - 김사월, [붉은 늑대] 중에서 뮤지션 김사월은 '김사월X김해원'의 1집 [비밀]로 데뷔했고 이듬해 솔로 앨범 [수잔]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아티스트다. 이어 '2016년 제13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수상하며 김사월만의 아름다운 가사와 음률이 많은 이들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어쩌다 새어 버린 몽롱한 새벽에 있는 것만 같다. 곧 동이 틀 시간. 김사월은 그렇게 눈을 뜬다. 김사월의 첫 싱글 [붉은 늑대]가 발매됐어요. 그 뒤로 요즘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사실 싱글은 처음이라 어느 정도의 시간이나 정성을 들여야 하는지 잘 몰랐어요. 해야할 걸 드디어 했구나, 하는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