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여 울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잠이 오지 않는 밤에도.
이 긴 시간을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움직이는 것도, 사람들 속에 섞이는 것도, 음식을 먹는 것도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었다. 끊임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그래도 다행히 나에겐 좋은 친구들이 많았고, 무너져가고 있는 내 조각들을 하나씩 주워서 나를 일으켜주었다.
'네가 곧 죽을 것 같았어.'
'병원에 가, 제발.'
3개월 쯤 병원에도 가지 않고 버티고 나니 도저히 내가 나에게 질식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병원에 갔다. 30분을 내리 울었다.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말들을 웅얼거리고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나왔다. 약을 받았고, 이후 우는 일은 없어졌다. 감정도 일정 선을 유지했다.
'우울증이래. 약을 받아왔어.'
말했듯, 나의 친구들은 좋은 사람들이라 내 곁에 아주 가까이 모여주었다. 사실은 자신도 그렇다며, 힘들었겠다며, 너 너무 열심히 살 때부터 알아봤다며,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지지해주었다.
아직도 내가 우울증을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는 게 아닐까.
이젠 생산적인 일을 폭발적으로 다시 해야되는 게 아닐까.
조바심을 내는 것도 전부 참을성 있게 다독여준다.
그러니까, 힘든 사람들 모두 조금만 더 주변을 둘러보자. 그리고 병원에 가자. 제대로 숨을 쉴 수 있는 대나무숲이 하나 생기는 것이다. 정말 상상 이상으로 '평범한 내과' 같은 분위기라 당황스러울 정도니까 걱정 마시고.
친구들에게 감사하고 , 나는 이제 앞으로의 시간은 적어도 우느라 웅크린 모습은 아닐 거라고 생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