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두번째 상담의 시작

핀치 타래

2020년, 두번째 상담의 시작

정신적 고통은 휴유증을 남긴다.

익명의불안자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공부를 할 일이 생겼고, 잊고 있던 망할 놈의 불안증세가 또 드러나기 시작했다. 공부를 놓은지가 너무 오래라서 내가 공부를 해야하면 불안해서 시작을 못 한다는 것을 까먹었던 것이다(!) 

내 불안은 한정된 조건에서 나타났는데, 첫째, 이과 공부, 둘째, 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주제일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이과 공부가 아닌 영어공부를 할 때는 아무 증상도 없다. 허리 디스크 때문에 비록 누워서 공부를 할지라도 몸이 아파서 그렇지 멘탈은 정말 탄탄했다. 고등학교 때도 영어/국어 쪽은 성적이 잘 나와서 그런 것 같다. 또, 이과 공부라도 나름대로 자신이 있는 생물학을 공부할 때는 불안증세가 없다. 반면에 이과 공부가 아니라도 내가 느끼기에 어려워 보이는 과목(ex. 경제학, 회계원리)을 공부할 때는 불안해서 집중을 잘 못했다. 

아무튼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서 증세가 또 나타나서 2-3시간동안 또 공부를 시작을 못 하고 무서워서 떨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다가 '아 이건 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구나'라고 느끼고 지인에게 추천받은 상담기관에 등록을 했다. 

2014년 첫 상담에 이후 6년만의 상담이었다. 2020년, 다시 상담을 시작하기 전 또다시 '나 너무 멀쩡한데? 난 우울하지도 않은데? 내가 비싼 돈을 들여 상담을 받는게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 의문은 상담기관 문을 열고 대기할 때도 계속 들었다. 하지만 첫 상담 이후 2014년처럼 또 펑펑 울고 나오면서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이 '상담을 가야할까 말아야할까'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이 글을 적는다. 심리상담이든 정신과든 본인이 스스로 해결이 안 되는 문제라면 전문가를 찾아가는 게 맞다. 만약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꾹꾹 묵혀두지 말고 하루 빨리 전문가에게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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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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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대화하는 검도..?

상대의 반응을 보며 움직이라는 말

이소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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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돌이켜보기에, 다수의 취향을 좋아하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들이 아이돌이나 예능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체온이 2~3도는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대화에 섞일 적당한 말이 뭐 있지?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 뭐라도 이야깃거리를 던져보지만 진심이 없어서인지 어정쩡한 말만 튀어나온다. 결국 혼자 속으로 “난 만화가 더 좋아.."라며 돌아서는 식이다. 맛집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어째 운동 취향도 마이너한 듯하고.....

오늘도 결국 살아냈다 1

매일매일 사라지고 싶은 사람의 기록

차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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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이 시기에 고3으로 태어난 나는 , 우울증과 공황발작으로 많이 불안해진 나는, 대견하게도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다. 우울증과 공황발작이 시작된 건 중3. 하지만 부모는 어떤 말을 해도 정신과는 데려가주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20살이 되고 알바를 하면 첫 번째로 갈 장소를 정신과로 정한 이유이다. 부디 그때가 되면 우울증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가지면서. 부모는 우울증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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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페미 K-장녀 #1 가족의 생일

가족들과 외식은 다이나믹해지곤 한다

깨비짱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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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호적메이트의 생일이라고 이번주 일요일(오늘) 가족 외식을 하자는 말을 듣자마자, 다양한 스트레스의 요인들이 물밀듯이 내 머리속을 장악했지만 너무 상냥하고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일요일에 시간이 되겠냐고 오랜만에 외식 하자고 너도 먹을 거 있는 데로 가자고 묻는 말에 못이겨 흔쾌히 알겠다고 해버린 지난주의 나를 불러다가 파이트 떠서 흠씬 패버리고 싶은 주말이다. 이 시국에 외식하러 가자는 모부도 이해 안가지..

4. Mit Partne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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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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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일곱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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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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