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여자가 되면 32. 식이장애에서 벗어나기(5)
김현진 거식증이란 단순히 못된 식습관이 아니다. 식사 시간에만 수면 위로 떠오르는 병이 아니라, 끊임없는 갈등이자 내적인 전쟁이다. 자신이 자신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마음의 병이라고 엠마는 적었다. 평범한 것을 평범하게 먹지 못하는 병. 음식을 보면 겁이 나 엠마가 거식증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 이유 중 가족들을 더 이상 자신의 병증으로 근심하거나 슬퍼하도록 만들고 싶지 않은 게 큰 몫을 차지했다. 엠마가 한창 거식증을 앓던 대학 시절,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말하고 있는 것을 엿듣게 되었다. “쫄쫄 굶는 그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내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인간이 된 것 같아요. “ 그 당시에 엠마는 거식증을 멈추고 싶어도 어떻게...